종부세 없애면 누가 웃을까?

보유세는 주택소유자 전국민이 내고 종부세는 극소수만 내는데 과세저항이 어떻게 종부세가 더 크겠는가? 고민정 의원의 종부세 재검토론을 강력하게 응원하는 사람은 내가 진짜 친노라고 극찬한 최병천 소장이다. 그는 아예 폐지론을 주장한다. 두 분 모두 종부세 내보고 이런 주장하는 것일까? 난 아니라고 본다. 최근 뉴스를 안본 지 오래돼 최 소장의 문제점을 러프하게만 반론하고 대안을 찾고자 한다.

문 정부에서 처음엔 솜방망이 세제 정책을 내놨다. 부동산이 폭등하자 양도세를 과도하게 올렸고, 공시지가를 가파르게 올려 전체적으로 부동산 세금 자체가 큰 부담이 됐다. 하지만 이미 종부세 과세 기준이 올랐고, 윤석열 정부에서 무슨 조치를 했는지 종부세 부담이 현저히 줄었다. 나는 곧 은퇴를 앞두고 있고 부동산 가격이 비교적 높은 지역에 살지만, 고령자 감액도 있어 종부세가 전혀 부담 되지 않는다. 보유세보다도 훨씬 작다.

우리나라 부동산의 문제는 상위 1%가 55%를 소유하고 있다는 데 있다. 그 중 임대사업자는 종부세를 면해준다. 그럼에도 종부세를 폐지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위 5%의 이내 부동산 소유자만 웃게 될 것이고 부동산 투기는 더 과열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된 게 담론시장이 참으로 극단적이다. 어떤 정책이 문제가 있으면 합리적으로 미세조정(파인튜닝)할 방안을 논하는 게 아니라 폐지가 유일한 대안인 것처럼 흑백논리가 판친다. 합리적 진보주의자로 극찬한 최 소장이 이런 바람에 편승하는 건 유감이다.

그가 극찬한 미국의 보유세는 우리 몇 배를 낸다. 미국인들이 함부로 집 사지 못하는 이유다. 세제는 모든 게 맞물려 있어 하나를 조정하면 다른 것도 연동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은 부동산 상속세가 없는데 그 이유는 이미 보유세를 뼈빠지게 낸 집에 다시 상속세까지 물린다면 이중과세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속세를 줄이려면 보유세부터 올려야 한다.

보유세는 과세저항이 없다고? 서서히 올라서 없어 보일 뿐이다. 보유세는 주택소유자 전국민이 내고 종부세는 극소수만 내는데 과세저항이 어떻게 종부세가 더 크겠는가? 보유세는 지역에서 징세하고 그 지역에 쓰기 때문이라는 주장엔 빈부격차가 심하고 가난한 지역은 게토화된 미국이 우리의 이상인지 묻고 싶다. 나는 종부세의 우수성은 지역간 불균형을 조정하는 국세에 있다고 생각한다.

금리도 높고 불경기인 지금도 강남은 부동산이 신고가를 경신하며 강북의 몇 배가 오르고 있다. 1주택 종부세를 없애는 것만으로도 강남은 항상 불바다가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정책에 미숙했던 건 사실이지만 그것 때문에 지난 대선에 패했다는 건 근거가 없다. 게다가 집을 소유하면 보수화된다는 것도 환상일 뿐이지 경험적으로 확증된 증거는 없다. 어떤 선거에서는 관계가 나타나기도 하고, 어떤 선거에서는 사라졌다. 중상층은 인지능력이 높은 스윙보터들이라 전적으로 민주당의 선거전략에 대응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선거전략이 가치를 앞세워 감동을 주면 민주당 찍고, 그게 없으면 이익투표를 하기에 때로 부동산 투표의 증거가 발견될 뿐이다.

나는 최 소장이 열거한 종부세의 문제로부터 대안을 찾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조세저항을 줄이면서도 종부세를 유지할 방안이 분명히 존재한다. 스윙보터는 민주당에 표를 줄 가능성은 있지만 이들은 종부세 걱정하는 계층은 아니다.

상위 1%를 위해 종부세를 폐지한다는 건 민주당의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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