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官吏)가 관리의 뇌물액을 정하는 게 문제

뇌물이면 뇌물이지 5만 원 이하는 뇌물이 아니라는 말이 아닌가. 《김영란법 식사비는 3만→5만 원 의결》이는 오늘 조선일보의 한 기사 제목이다. 김영란법이 식사비 제한을 3만 원으로 한 것은 급격한 법제정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했기 때문에 여유를 둔 것이라 본다. 정약용은 말하기를 “관리가 먼 데서 와서 일을 처리해 주었는데 식사 대접은 뇌물이 아니다”고 했다. 김영란법도 식사 대접은 크게 금하지 않는다. 조선시대의 뇌물 관념을 못 넘어선 것이다. 요사이는 조선시대처럼 관리가 몇십 리를 걸어가서 일을 봐주지도 않는 것을 감안하면 정약용 시대보다 지금이 뇌물 받기에 익숙하다 하겠다.

공무원에 대한 식사 대접도 공무원이 박봉에 시달릴 때의 이야기이다. 지금은 공무원을 일러 철밥통이라 한다. 여기에 5만 원짜리 식사는 왜 괜찮은가? 물가가 올랐으니 식사비도 올린다는 생각 자체가 글러 먹었다. 뇌물이면 뇌물이지 5만 원 이하는 뇌물이 아니라는 말이 아닌가. 이런 식이다면 김영란법은 있으나마나한 법이 될 것이다. 뇌물 수수를 방지하려면 뇌물이 크든 작든 없애야 하고 작은 것부터 먼저 없애야 한다. 그런데 5만 원 이하 뇌물은 괜찮단다. 길가에 선 돌장승이 웃을 일이다. 관리 역할을 하는 권익위가 관리의 식사비를 정하고 올리는 것도 뇌물을 막겠다는 뜻과는 멀어 보인다.

오래 전에 국회의원의 세비를 한꺼번에 왕창 올려준 적이 있었다. 그 이유가 참 우스웠는데 이것이다. "국회의원이 부정한 돈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그렇게 하니 부정한 돈을 안 받던가? 성경도 "이익이 있는 데에 네 마음이 있다"고 했는데 돈을 아무리 많이 가졌더라도 더 갖기를 원하는 게 사람 심리다. 인간 심리와 반대되는 세비 인상 이유인데 성공할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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