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염천(三伏炎天)에 하나마나한 말을 왜 하나

자기는 못했으면서 남에게 하기 바라는 것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일이다. 대학은 유기구인(有己求人)을 가르치고 있다. 곧 자기에게 갖추어놓고 남에게 구하라는 말씀이다. 대학도 "자기에게 좋은 것을 갖추어놓은 뒤 남에게 요구하라(有諸己而後求諸人)고 가르친다.

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단독] 與원로들, 韓 만나 "머리는 검증됐지만 가슴은 검증 필요"〉내용인즉 한동훈 국힘당 대표가 당 상임고문단과 오찬 간담회를 했는데 그들이 당 운영과 인사, 당정 관계 등에 관해 조언하면서 쓴소리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이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모두 발언에서 “당이 굉장히 어렵다. 우리의 ‘한다르크(한동훈+잔다르크)’가 돼달라”며 “당이 외연도 확장하고 젊은 정치인들을 전면에 내세워 과감히 혁신적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정의화가 “당이 어렵다”는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그는 국회의장이 되자 평소와는 달리 사사건건 자당에는 반대의 목소리를, 상대당에는 묵언 동조했다. 그래서 정의화 때문에 당이 얼마나 어려웠던지를 세상이 다 알고, 나 같은 하천배도 아직 기억하고 있다. 당과 반대되는 언동을 하면 무엇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정치 잔재주를 쓴 결과 정의화는 그 길로 정치 인생을 종치고 말았다. 나머지 다른 분들도 하나마나한 말씀이나 했다. 또 자기는 하지도 못한 것을 한동훈에게 하라고도 말했다. 자기는 그렇게 하지 못했으면서 남에게 그렇게 하기 바라는 것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일이다.

하나마나한 말이나 해 줄 바에야 삼복염천에 노구를 이끌고 애써 모일 필요가 뭐 있겠나. 저런 주문(注文)은 나 같은 무명소졸도 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잘 할 수 있다. 귀한 자리에서 당의 고문쯤 되면 보통인이 말하지 않는 것. 생각하지 못하는 것 등을 일러 주어야 당 고문이란 이름값을 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고 한동훈과 국힘당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지도 못할 판에 박힌 말을 왜 하나? 이 꼴을 보고 감히 나도 이 글을 썼는데 이재명이는 속으로 얼마나 웃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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