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의 권위 지키는 것도 판사 자신들의 몫

이재명 재판 결과에 따라 한국 사법부의 미래가 정해질 것이다.
친구 중에 판사도 있다. 고등학교 때의 기억은 별다른 것이 없다. 특별히 정의감이 강했다든지, 특별이 용감했다든지 하는 기억은 없다. 그냥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었다는 기억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친구도 사법고시 합격하고 법복(法服) 입고 법대(法臺) 위에 앉으면 정의감도 더 솟아오르고 없던 용기도 더 생길 거라고 믿었다. 공부 많이 하고 높은 자리에 앉혀 놓으면 그 자리가 요구하는 품성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 터무니 없다는 걸 깨달은 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을 보면서였다. 법리보다는 대중의 눈치를 더 살피는 당시의 헌법재판관들을 보며 권위보다는 속물스러움을 느꼈다. 최근 이재명 재판과 관련하여 유창훈, 강규태 같은 자들을 보면서는 용기는 고사하고 최소한의 자존심도 버리고 사는 양아치들을 보는 것 같았다.

이재명이 판사를 겁박한다고 한다. 지지자들이 좌표찍기를 해서 판사들을 위협한다고 한다. 이미 증거가 차고 넘치는 이재명에게는 ‘판사 겁박’이 최후의 수단인지도 모른다. 이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는 절박한 상황인지도 모른다. 근데 이 말도 안되는 수작이 통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 그동안 한국 판사들의 비겁함을 수없이 보았던지라, 선진국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이런 황당한 수법이 어쩌면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세금 도둑질이나 하는 전과 4범인 잡범(雜犯)으로 하여금, 판사들을 겁박하면 재판이 지연될 것이고 대통령 선거 때까지 충분히 가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도록 만든 데 대해서, 정상적인 대한민국의 판사라면 수치심(羞恥心)을 느껴야 한다. 겁박이나 공갈 협박도 만만하게 보이는 놈한테나 하지 무서운 사람한테는 처음부터 엄두도 못낸다. 얼마나 판사들이 비겁한 겁쟁이 쫄보로 비쳐졌으면 이재명 일당이 감히 이런 생각까지 하겠나.

사법부의 권위는 이미 땅에 떨어졌다. 대법원장이란 자가 거짓말을 예사로 하고 일부 판사들이 법리보다는 강성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국민 일부의 눈치를 보며 심약하고 비겁한 판결을 내릴 때 사법부의 권위는 땅바닥에 떨어졌다. 그 권위를 다시 세우는 것도, 다시 세운 사법부의 권위를 지키는 것도 오로지 판사 자신들의 몫이다.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다. 한국의 사법부가 미국처럼 절대적 권위를 갖게 될지 베네주엘라 사법부로 변신할지는 오직 판사들 자신들에게 달려있다. 이재명 재판 결과에 따라 한국 사법부의 미래가 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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