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회초리, 글쟁이의 면피주의?

해가 지기 전에 해가 진다고 말해야지… 다 같은 말이라도 무학산과 같은 하천배가 하는 말과 문필인이 하는 말의 효과가 같을 수 없다. 하천배가 한 말이 잔기침 수준이면 문필가가 한 말은 허리케인 밀턴 수준이다. 객관성 있는 말이라도 이럴진대 책으로 활자화 된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이래서 한강의 노벨상 수상은 대한민국 건강에 호영향(好影響)보다 악영향이 클 것이다.

이처럼 문필인의 영향은 지대하다. 만약 문필인이 남보다 앞서 말하지 않고 시장통에 흔해 빠진 말을 뒤늦게 주장하면 안 하느니만 못한 글이 되고 말 것이다. 그동안 윤석열을 두고 ‘문재인 1.5’라니 ‘문재인 지게꾼’이라느니 하는 말이 신문 댓글난에 많이 떠돌았다. 그리고 윤석열이 이재명을 처벌할 마음이 없다는 말도 나돌았다. 여·야당이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재명 처벌을 피한다는 댓글도 넘쳐났다. 이렇게 밑바닥 사람들은 윤석열이 문재인과 이재명이 망하기를 원치 않는다는 주장을 몇 해 전부터 해왔다.

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박정훈 칼럼] '이재명 대통령' 길 깔아주기〉그리고 소제목에는 이런 것도 있다.

“윤 대통령이 단단했다면
개인 범죄 방탄도
사법 방해 폭주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저런 값진 뜻을 왜 이제야 말하나? 문명(文名)을 날리는 글쟁이가 저걸 진작에 몰라서 이제야 말했나? 해가 지기 전에 해가 진다고 말해야지 해가 다 지고 나서 해가 진다고 말하면 누가 밤을 대비하겠나. 윤석열이 단단하지 않은 것을 꾸짖으려면 집권 초기에 지적했어야 했다. 그래야 윤석열도 “내가 감춘 뜻을 남들이 다 아는구나” 싶어서 방향을 틀기도 할 것이다. 이제야 꾸짖어본들 윤석열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이제 와서 문재인을 잡아 넣겠나? 이재명을 구속시키겠나? 힘든 일은 집권 초에 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절대 못하고, 안 한다.

지체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듯 뒤늦은 회초리는 매가 아니다. 이제 무엇을 할 수도 없는 대통령을 두고 저런 말을 한 것이 어떻게 보면 문필인의 면피주의(免避主義)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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