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에게 나같이 저항했다면 총살당하지 않았겠냐" 對 "목숨 걸고 北에 선교하러 간 목사가 있냐"
<믿음이 약한 자여>
그는 박정희 정권을 향해 불같이 저항했다. 독재와 권력남용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말 때문에 그는 여러 번 감옥에 갇혔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도 박정희를 비판하며 회개를 촉구했다. 마침내 그는 구속이 되어 장기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간첩으로 넘어와 미전향 장기수가 된 사람들이 있는 감옥에 함께 갇혔다. 성경 속 세례요한 같던 고영근 목사의 얘기다. 그가 살아있을 때 나는 그와 같이 밥을 먹기도 하고 까치산역 부근 언덕에 있는 그의 집을 찾아가 그의 얘기를 듣기도 했다. 나는 행동하는 그의 믿음을 존경했다. 그에 비하면 내 믿음은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같이 약했다. 오늘은 그가 내게 개인적으로 말해 주었던 감옥 안에서 미전향 장기수와의 논쟁을 말하고 싶다.
미전향 장기수는 유물론과 공산주의를 신봉하고 끝까지 그 사상을 고집하면서 감옥에 있던 혁명가들이다. 고영근 목사가 내게 이런 말을 했었다.
“내 옆의 감방에는 북한에서 내려온 간첩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이십 년째 살고 있었어요. 그 사람은 공산주의 사상을 버린다는 전향서만 형식적으로라도 쓰면 나이가 많기 때문에 바로 석방이 될 수 있었어요. 그런데 끝까지 자기 사상을 버리지 않겠다는 지독한 빨갱이였어요. 하나님을 믿는 나와 사상을 믿는 그와 감옥 안에서 논쟁을 했죠.
먼저 내가 물었어요. 내가 박정희에게 바른 말을 하다가 이렇게 감옥에 왔지만 당신이 북에서 김일성에게 나같이 저항했다면 감옥 정도가 아니라 총살당하지 않았겠느냐고 했죠. 다음으로 북한에서는 남한 학생들이 시위를 할 때 경찰이 폭력을 사용하는 걸 대대적으로 보도하는데 북한 신의주사건 때는 왜 김일성이 비행기까지 동원해 시위군중에게 기관포를 쐈느냐고 그 간첩에게 따졌죠. 결국 대한민국이 그래도 북한보다는 체제가 우월한 거 아니냐고 했더니 아뭇 소리 못합디다.”
북한 출신인 고영근 목사는 박정희 대통령의 권력남용과 농민정책을 비판해도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의 다음 말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그 간첩이 내게 묻습디다. 자기는 조국 통일을 위해 남파되고 지금까지도 사상을 버리지 않고 순교자 같이 감옥에서 죽어가고 있는데 목숨을 걸고 북한에 선교하러 간 목사가 있느냐고 묻습디다. 그리고 두 번째로 몇억 원을 가지고 교회에 헌금하러 간 신자와 돈 한 푼 없는 거지를 성경에 나오는 것 같이 똑같이 취급할 수 있는 목사가 정말 존재할 것 같으냐고 비웃습디다. 그러면서 나같이 정권에 반대하는 소리를 하고 감옥에 들어왔던 다른 목사들을 보니까 며칠도 못돼 반성문을 쓰고 나가기 바쁘더라는 거예요. 나보고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는 거죠.”
나는 돌아가신 고영근 목사의 국가관과 믿음을 직접 확인했다. 그가 소박하고 정결한 삶을 사는 걸 나는 직접 봤다. 그는 내게 호의호식하고 사치하면서는 봉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죽으면 전 재산은 물론 시신까지 의과대학 실험 대상으로 바치겠다고 했었다. 십자가를 지는 그는 진정한 예수의 제자인 것 같았다.
성경 속의 예언자들은 국제정세나 나라의 운명에 대해 용감하게 말하고 감옥에 갇히기도 했다. 믿음은 국가와 현실을 외면하지 않았다. 성경 속의 세례요한은 왕의 도덕성을 강하게 질타하고 감옥에 갇히고 죽었다. 진정한 믿음을 가지고 있으면 현실에서도 그런 용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다. 그런 거울들에 비추어 보면 나는 가짜인 것 같다. 조금이라도 위험이 닥치면 십자가를 밟고 배신할 나약한 인간이 틀림없는 것 같다. 그래도 깊은 마음 한구석엔 강한 믿음을 가지기를 바라는 소망이 있다. 나만 그런 것일까.
‘침묵’이라는 소설을 보면 순교하는 사람과 십자가를 밟고 배신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배신자가 생명을 구걸한 후 하나님께 한탄하는 이런 말을 메모해 놓았었다.
‘하나님 저에게도 할 말이 있습니다. 제가 즐겁게 십자가를 밟았다고 생각하십니까? 밟은 이 발은 아픕니다. 아파요. 나를 약한 자로 태어나게 하시고 강한 자 흉내를 내라고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그건 무리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그건 억지고 말고요.’
믿음이 약한 나의 말을 그가 대신해 준 것 같았다. 그에게 하나님이 어떻게 대답하셨을까. 책 속에서 하나님은 침묵하고 있었다.
나의 짧은 경험으로 보면 하나님은 다양한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하시는 것 같다. 매일 성경을 통해 그 뜻을 받는다. 입이 없으시니까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말하시기도 한다.
때로는 사실로서 그 뜻을 알리시기도 했다. 실패는 방향을 돌리라는 메시지였다. 오늘 아침 나는 최신형 인공지능에게 물어보았다. 고민에 최적의 대답을 해주는 새로 개발된 인공지능이라고 했다.
‘약한 나의 믿음을 강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잠시 후 이런 대답이 흘러나왔다.
‘믿음까지도 달라고 성령께 기도해 보시죠’
믿음도 그분이 주시는 선물인가.
朴正熙 비판 목사와 미전향 장기수의 獄中 논쟁
- 엄상익(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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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6-07, 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