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음모론은 부분적 진실에 거짓을 첨가한 진짜 '큰 거짓말'이다

음모론에 빠져 맹신도(true believer)가 되면, 자만과 무지의 착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너가 알지 못하는 진실은 나만 안다’는 지적 교만(intellectual hubris)에 빠져, 사실은 한없이 무지몽매한 광기나 억지를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이 음모론에 빠진 맹신도들의 일반적 적폐다.

내가 버클리에 있을 1990년대 말, 광주일고 출신으로 윌슨 장학금을 받아서 핵물리학을 공부하고 피츠버그 대학에서 교수로 일하다 은퇴한 고(故) 로이드 김 박사에게서 나는 처음으로 세계 지배세력에 대한 음모론을 접했다. 로이드 김 박사는 음모론 책들을 내게 소개해줬고, 그가 돌아가신 뒤 부인이 “‘음모론 책을 나에게 물려주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미국에서 전화가 올 정도로, 나는 음모론 대가와 친했던 적이 있다.


그가 내게 전달해 준 한 음모론 책의 서문에 ‘보통사람들은 진실을 말하면, 음모론이라고 비난한다’는 구절이 나온다. 음모론은 종종 나만이 세상의 진실을 알고 대학의 지식이나 언론의 정보를 ‘사기선동’이라고 무시하는 교만을 낳는다. 흔히 음모론자는 ‘나만 아는 진리를 세상 사람들이 몰라준다’고 교만하게 불평한다. 


한번 음모론에 빠져 맹신도(true believer)가 되면, 자만과 무지의 착각에서 벗어나기가 매우 어렵다. ‘너가 알지 못하는 진실은 나만 안다’는 지적 교만(intellectual hubris)에 빠져서, 사실은 한없이 무지몽매한 광기나 억지를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이 음모론에 빠진 맹신도들의 일반적 적폐다.


음모론은 일정 수준 진실을 담은 망상이기도 하기에, 완전한 거짓말보다 더 위험하다. 음모론 광신도에게 끼치는 음모론의 피해는 영혼을 파괴할 정도로 치명적일 수도 있다. 오늘날 한국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져 태극기·성조기를 들고 체제수호를 팔아먹는 참칭보수 윤석열 만세족의 자멸극을 보아도, 음모론은 치명적 자해망상임을 알 수 있다. 윤석열의 부정선거 망상이 계엄반란의 핑계란 사실은 한국 보수세력의 세계적 수치가 아닌가?


가장 맹위를 떨치는 한국 보수우익세력의 자멸원인은 단연 ‘부정선거 음모론’이다. 윤석열 계엄반란에 가장 결정적인 핑계는 다름 아닌 부정선거 음모론이었다. 거짓과 날조의 화신 윤석열이 시대착오적 비상계엄을 하면서, 친위쿠데타의 구실로 부정선거를 들먹인 사실은 ‘음모론의 적폐가 윤석열 정권의 붕괴와 참칭 보수세력의 궤멸로 귀착됐다’는 점을 증명시켰다. 검찰의 날조수사로 박근혜 정권을 타도하고, 소위 보수정당의 대선후보와 대통령까지 된 윤석열의 악업이 부정선거 음모론에 근거한 계엄반란으로 응보된 것이다.


음모론은 사실 패배자(loser)가 겪는 피해망상증의 일종이다. 선거에서 패배한 측이 객관적 사실을 무시하고 패배를 거부하는 수단으로써 부정선거 음모론을 들먹이는 경우가 많다.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게 대선에서 패배하고 난 뒤 좌익진영이 영화 ‘더 플랜(The Plan)’까지 만들어 투개표 조작이 있었다며 혹세무민한 것도 패배를 부인하는 패자의 반발이었다. 좌익매체인 뉴스타파는 2017년 “더 플랜 측이 지나친 의혹을 제기한 셈이 됐다”는 통계학과 교수의 평가를 소개했다.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 측이 투개표 부정을 떠들었지만, 폭스뉴스가 도미니언에 7억8750만 달러를 배상하고 명예훼손 소송이 종결됐고, 스마트매틱과는 27억 달러짜리 소송하고, 트럼프 숭배자 마이클 린델도 도미니언에 230만 달러 배상판결을 받았다.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선거 소동에서 ‘투개표기 부정’은 허구적 음모론으로 종결되고 있고, 다만 신분증과 선거인을 더 정확하게 확인하는 긍정적 효과는 없지 않다. 그리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떠든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재선됨으로써, 미국의 선거는 특정세력에 의한 개표조작이 없고 공정하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하지만, 한국에서 부정선거 논란은 ‘선거를 더 엄정하게 관리하는 게 좋다’는 경각심을 일깨웠지만, 보수우익 진영에겐 치명적 자해의 해악을 끼쳤다. ‘한국 선거관리가 세계 167 국가 중 2위로 신뢰받는다’는 작년 국제적 평가(EIU)도 있지만, 2024년도 한국인들의 선거 불신도는 40%에 육박했고, 2025년도 한국인들의 선거 신뢰도는 53%에 불과하는 등 한국인들은 선거를 의심·불신하는 음모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나친 음모론은 극히 해롭다. 선거에서 패배자가 이의를 제기하는 ‘의심의 권리’까지 막을 수는 없지만, 일정한 합리적 검증기간을 거치면, 의심과 불신을 거두고 선거결과를 수용하는 것이 성숙한 자유민주 시민의 책무다. 일정한 재검증을 거치고도 부정선거를 떠들면서, 민주주의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국민의지 입력(input) 기능’을 거부하는 것은 불법난동과 같다. 대선에서 0.7% 차이의 승리로 대통령이 되고서도 선관위 주도의 부정선거를 운운하는 윤석열의 자가당착은 위선적 기만이다. 올해 1월 말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국내외 주권침탈 세력에 의해 거대한 선거부정 의혹이 있었으나, 선관위나 법원, 수사기관을 통해 제도적으로 해결되지 못해 국가비상 상황이 초래됐다”는 윤석열 측의 주장은 자해적 억지·궤변이다.


음모론은 정직하고 양심적인 자유시민의 가치관이 아니다. 지적 열등자가 교만하려고 할 때 동원하는 효과적인 자기기만의 방어수단이 바로 음모론이다. 음모론자는 경험적 검증보다는 망상적 맹신이 더 앞서는 독선적 사고방식의 소유자다. 경험적 검증은 관념적 확신보다 더 겸허하고 유연하고 실리적인 강자를 만들어낸다. 음모론은 검증되지 않는 확신을 강요하기 때문에 세뇌와 선동에 취약한 군중인간을 만들어내기 마련이다.


음모론자들은 근거 없는 확신과 억지를 강요하기 때문에 거짓선동꾼의 정신적 노비가 되어, 결국 골빈 맹신도의 길을 걷게 된다. 아무리 사실을 말해줘도, 음모론자들은 ‘보통 시민들은 진실을 모르는 무식자’라는 편견으로 객관적 사실이 아닌 자신의 망상을 범인들이 접근 못할 절대적 진리로 숭배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교조적이고 맹신적인 음모론자의 지식과 정보는 게으르고 무지몽매한 망상가의 거짓말일 뿐이다. 게으른 사고자(lazy thinker)들이 음모론의 소굴에 은둔하며, 플라톤이 말한 종족의 우상, 동굴의 우상, 시장의 우상, 극장의 우상 등 허구적 우상들을 섬기는 판단착오자·정신착란자·가치전도자들이 되어버린다. 음모론자는 사기세계에 사는 유령인간이고, 망상에 집착하는 좀비인간이고, 정상적 인식과 사고를 할 수 없는 귀태인간이다. 아무리 객관적 현실을 보여줘도 망상적 거짓에 집착하고, 자신의 편협한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무식한 고집쟁이가 음모론자다. 그런 점에서 음모론자는 거짓이론인 공산주의에 친화적이며, 망상적 음모론자는 자신을 교조적 사기소굴에 가둔다는 점에서 전체주의적 빨갱이 부류인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은 자가당착적 사기와 억지에 친숙하다. 자신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선관위가 총선에서 부정선거를 저질렀다고 외치는 윤석열과 그 일당은 자신들의 시각과 논조가 자신들을 저격하고 자멸한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다. 그냥 교조적이고 일방적인 궤변과 억지를 무한 반복하는 일차원적 자해세력이 바로 음모론자들이다.


일례로 최근 부정선거 음모론에 뒤늦게 달려들어서 싸구려 선동질을 하는 전한길이 “부정선거에 대해서 법적으로 확실한 증거를 가져오면 10억 원을 걸겠다”고 떠벌였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지금까지 부정선거에 결정적 증거가 없다는 사실을 떠들어댄 것이다. ‘결정적 증거 없이 전씨를 비롯한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지금까지 거짓선동 했다’는 사실을 전씨 스스로 폭로한 것이다. 


이런 전한길에 대해 김종혁 전 국민의흼 최고위원은 “전한길씨가 부정선거 제보자에게 주겠다며 10억원의 상금을 내걸었습니다. 6·3 선거가 치러지기도 전에 어차피 부정선거니까 투표하지 말라는 영화까지 만든 그 분이 말입니다”라며 “많은 사람들은 전씨가 설마 아무런 증거도 없이 그런 주장을 하겠냐고 말해왔습니다. 그런데 거액을 내걸고 뒤늦게 증거를 찾아 헤매는 걸 보니 그건 본인 머리 속에만 존재했던 모양입니다”라고 비꼬았다. “부정선거는 한 두명이 작업해서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수많은 부정선거 종사자들 가운데 누군가는 10억을 노리고 나설 것이 분명합니다”라며, 김 의원은 “하루빨리 제보자가 나타나 윤석열, 황교안, 전한길, 민경욱, 공병호 같은 분들이 호언장담했던 부정선거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나기를 기대합니다”라고도 했다. 

 

이어 김 위원은 “계엄령을 발동해 나라 전체를 뒤집어 놓고 10억원의 상금도 걸었는데 아무것도 안 나오면 어떻게 하죠? 그때는 비로소 본인들이 망상에 빠졌던 거라고, 국민들을 망상 바이러스에 감염시켜 죄송하다고 인정할 겁니까”라며 “그동안 수험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쳐 많은 재산을 축적했다는 전한길씨가 10억의 상금을 쾌척한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으면 전씨는 국민들을 기망해 온데 대한 책임을 지고 그 10억원, 불우이웃에 기탁하기 바랍니다. 그래봐야 망상바이러스를 유포해 온 전씨의 그간 책임에 비한다면 천분의 일, 만분의 일에도 못 미치지만 말입니다”라고 부정선거 음모론의 해악을 꼬집었다. 음모론은 상습적 거짓말을 태연하게 하는 일종의 정신병일 수도 있다.


음모론은 사실에 거짓을 첨가한 진짜 ‘큰 거짓말’이다. 완전한 거짓말은 이미 거짓말이 아니다. 군중을 선동할 때에 진짜 큰 거짓말을 그럴싸한 추정이나 부분적 진실에 약간의 거짓을 칵테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군중선동에서 ‘순수한 거짓말’보다 ‘진실에 거짓을 더한 거짓말’을 진짜 ‘큰 거짓말(big lie)’이라고 한다. 서울에 땅굴이 있다는 음모론은 휴전선에 있는 땅굴에 기반된 것이고, 광주사태에 침투한 ‘북한군 광수’는 충분히 있을 법한 북한의 대남공작에 기반된 것이고, 부정선거 음모론은 부정선거 개연성 때문에 벌어지는 망상극이다. 부정선거를 경계하고 공정선거를 강화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과함이 없지만, 국가체제를 흔들 부정선거에 관한 주장은 엄정하고 객관적인 증거를 기반으로 구체적이고 단정적으로 해야 한다. 


한국의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즐기는 ‘사전선거와 본선거의 통계적 차이에 기반된 부정선거 선동’은 정확한 수학적 계산이 아닌 유치한 선동이다. 젊은 좌파들은 사전선거 투표율이 높고 늙은 보수파는 본투표 비율이 높은데, 사전선거가 부정투표의 결과라고 떠드는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의 선동은 유치하기 짝이 없다. 이번 대선에 ‘2장 겹쳐진 투표용지가 나왔다’는 영상을 봤는데, 이를 퍼트린 자들도 체포하여 수사를 해야 한다. 그 영상을 보면, 부정선거가 있다고 선동하는 짜고 친 짓거리라는 사실을 어렵잖게 확인할 수 있다. 적대세력(선관위)이 관리한 대선에서 윤석열이 당선됐다면 부정선거의 최대 수혜자인데, 윤석열 만세족들은 윤석열이 패배한 선거만 부정선거를 했다고 떠드니 너무 유치하고 편파적인 음모론자들이다. 


보수우익세력은 거짓과 조작과 선동에 찌든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을 척결하지 않으면, 정직하고 상식적인 국민들의 버림을 받아서 다시는 대한민국의 중심세력이 되기 힘들고, 변두리의 불가촉천민으로 전락할 것이다. 작년 계엄반란 초기에 ‘미국의 보수세력이 윤석열을 구해줄 것’이라고 선동한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의 행태는 한편의 코미디였다. 미국의 선거논란은 한국의 선거논란과 상이하고 무관한데, 이번 대선에 관해 모스 탄이나 고든 창 같은 자들로 구성된 국제선거감시단의 “사전투표 과정은 절차의 일관성, 수치의 신뢰성, 현장 관리의 투명성 측면에서 심각한 결함을 드러냈다”는 비난은 거짓된 음모론자들의 무책임한 망언일 뿐이다. 


부정선거 음모론자를 비롯하여, 각종 음모론자들의 망상과 거짓은 민주주의체제 유지에 해로운 군중인간을 양산하여, 거짓선동과 사회혼란의 씨앗이 된다. 음모론자들은 경험주의적 판단에 기반된 영미식 자유민주주의체제에 적당한 도덕적 감성(moral sentiment)을 가지기 힘들다. 과학적 인식과 검증된 판단을 중시하지 않는 군중인간들이 망상적이고 허구적인 미신숭배자처럼 교조적으로 음모론을 맹신하면, 거짓선지자가 나타나서 군중쿠데타를 하고 군중독재체재를 만드는 데에 악용될 수 있다. 음모론에 빠진 교만하고 몰지각한 군중인간의 방자한 난동은 자유민주주의체제에 독재자보다 더 해로울 수 있다. 음모론은 상식과 진실에 대한 도전이다. 거짓에 세뇌된 군중인간은 진실과 거짓을 뒤집은 흑백논리에 갇히는 경우가 흔하다. 


한국사회가 거짓과 망상이 지배하는 사기의 생지옥에서 벗어나려면, 음모론자들을 엄단해야 한다. 선관위가 6·3 대선을 앞두고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선거사무를 방해하고 사전투표 관리관을 협박한 혐의로 황교안 전 총리를 고발했는데, 엄정한 판정과 사법처리가 필요하다. 만약 황교안의 주장이 정확하다면 선관위를 엄벌하고, 그렇지 않다면 황교안을 엄벌해야 한다. 아직도 부정선거를 팔아먹은 정당을 만들어 세상을 어지럽히는 음모집단의 거짓선동은 북괴의 침공보다 더 국익에 해롭다. 객관적 사실을 담보하지 못하는 망상에 빠져, 자유대한민국을 위해 ‘Make Korea Great Again’이라는 트럼프의 구호를 차용하여 날뛰면서 세상을 어지럽히는 음모론자들은 상식과 법치에 대적하는 반란과 망국의 주범으로 척결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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