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은 미친 듯 날뛰고, 다른 쪽은 소극적이고 무욕증(無欲症)으로 산다.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망할 것 같은 징험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백제가 망하기 전에 흰 여우가 좌평의 책상 위에 올라앉아 울었고, 수도 사비성을 따라 흐르는 사비하에 수만 마리의 대어들이 수면에 떠올라 죽었고, 두더지가 궁궐 밑을 파서 지나다녔고, 궁궐 뜰에 있던 나무가 저절로 울다가 꺾였고, 저자거리에 개떼가 몰려다니며 혹은 울고 혹은 짖었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있다. 이것을 옛 얘기이려니 하고 그냥 흘려버릴 것이 아닌 것은 그때는 사람⸱동물⸱자연이 경계선 없이 한데 어울려 살았으니 그럴 법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젠 사람은 사람끼리만 살고 동물은 숨어 살며 자연은 자연대로 산다. 그러니 사람 행동만을 통해서 망징 패조를 증험할 수 있을 뿐이다.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밤과 낮을 나누어 살았는데 지금 우리는 지킬과 하이드가 섞여 사는 세상이 돼 버렸다. ‘과잉행동증후군(ADHD)’과 그 반대 현상인 ‘조용한 ADHD’가 비빔밥처럼 혼재해 있는 것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요토미 히데요시라고 한 과잉행동이 있는가 하면, 사퇴하라고 하는 데도 사과만 하고 마는 조용한 ADHD가 일실동거(一室同居)하는 것이다.
〈"배우자가 국민 눈높이 못 미쳐" 이상경, 부인 탓하며 유튜브 사과〉가 있고,〈김건희 특검이 김건희와 같은 주식을 보유했다가 팔았다〉는 것도 있는데 이들이 모두 사퇴하라는 요구를 묵살. 소극적 사과만으로 어물쩍 넘어간다. 과잉행동증후군이 조용한 ADHD와 같은 곳에 살고, 얼음이 숯과 한 방에 든 것이 이러하다.
분열은 니가 옳니 내가 옳니 수준일 뿐 얼음과 숯의 관계는 아니다. 우리는 마침내 ADHD와 조용한 ADHD으로 나뉘었다. 심하게 말해서 한쪽은 목표 달성을 위해 미친 듯 날뛰고, 다른 한쪽은 소극적이고 무욕증(無欲症)으로 산다.
이전에는 의욕이 없거나 조용히 살고 싶은 사람은 말없이 묵중하게 임천(林泉)에 들어가 살았다. 그러나 이젠 뻗대면서 판서도 하고 참판도 한다. 반면에 과잉행동증후군은 자기 나라 대법원장을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을 임진년 윈수에 빗댄다. 아무리 평화롭고 너그럽게 생각하려 해도 망할 징험 말고는 답이 안 찾아진다.
지킬과 하이드가 한 방에 사는데 안 망해?
- 무학산(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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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23, 2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