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周恩來, 98세 김영남의 눈물

평창 올림픽에서 그는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렸다. 스탈린 앞에 제거된 큰 별들이 무수하다. 소련 자체를 보존시킨 트로츠키를 비롯해서 스탈린을 뛰어 넘는 유수한 정치 이론가, 군 원수들 대부분이 숙청되었다. 이런 숙청의 제왕 스탈린도 뭔가 홀린 듯 숙청의 손을 안 댄 인사가 보로실로프이다.

모택동 역시 마찬가지이다. 유소기 주석, 팩덩회, 림표 국방상, 등소평, 강청을 비롯한 4인방이란 큰 별들이 무자비하게 떨어뜨린다. 홍위병이란 철부지를 동원해서 숙청한 난동의 달인 모택동이지만 손을 안 댄 대상이 있다. 주은래 총리였다. 한때 모택동 후계자로 정했던 왕홍문이 '주은래가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직고했다. 하지만 '주은래는 아니야!' 하며 오히려 왕홍문을 내쳐버린 모택동이다.

이런 주은래의 북한판이 김영남이라 할 수 있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를 이어 숙청된 적 없는 김영남이다. 외교부장으로서 전세계를 다녀 본 북한 간부는 김영남밖에 없다. 최종적으로 남한까지 방문한 김정은 다음 최고위층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었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때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철부지를 보완하여 김영남이 의심의 여지 없이 파견되었다.

평창 올림픽에서 김영남은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렸다. 필자 역시 북한 사람으로서 그 눈물이 왜 나왔는지 잘 안다. 탈북자로서 필자가 남한 땅에 첫 들어섰을 때 감정은 이랬다. <한쪽 땅만이라도 참 다행이다!>

우리 조국이 북한처럼 다 낙후되었다면 어쩔 뻔했을까. 천만다행으로 남쪽만이도 이렇게 발전하였으니 천만 다행인 것이었다. 순수한 과학자로서 술 담배도 안하고 오직 충성과 애국심밖에 없었던 자동스러운 발현이었다.

김영남 역시 그 무서운 3대 세습도 트집을 못 잡을 만큼 순수한 간부였다. 또 전세계를 다녀본 시야를 가진 유일한 북한 간부이다. 그런 그가 생애 마지막 남한의 생생한 모습을 목도한다. 지상의 비행기, 고속철도를 타보고 세계적 올림픽을 치를 만큼의 남쪽 조국, 그 순수한 애국심에서 지체할 수 없는 감동의 눈물이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분에게 직접 묻지는 못했지만 100% 그분의 진심을 헤아리게 된다. 그 분은 돌아가시면서도 조국의 앞날을 그리 걱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은 이미 망한 것이고 찬란한 남한이 있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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