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에 휩쓸려 기분대로 놀았던 자들은 후과를 면치 못할 것. 국회 본회의장에서 어느 더민당 의원이 국힘당 의원을 향해 “한 주먹도 안되는 게.”라 고함쳤다고 한다. 얼씨구 좋고 좋을씨고 때는 왔다. 국회의원 질을 주먹으로 하는 거라면 나도 한 번 국회의원 해야 쓰겠다. 주먹으로 맞대매 하기 전에 상대를 고르라고 한다면 저 말의 주인을 골라서 한판 뜨겠다. 그리고 '주먹 맞은 감투'로 만들어 버리고 싶다.

한때는 국회의원들끼리 서로를 향해 “존경하는 의원님”이라 호칭했다. 너무 이러는 것도 낯간지럽지만 그래도 ‘주먹 언어’보다야 낫다. 가만히 보노라면 더민당 안의 충성경쟁과 아부 경쟁이 삼성 입사 시험보다 치열해 보인다. 실력으론 출세할 길이 막막하니 저런 것으로써 한번 떠보려고 저럴 것이나 잘 안 될 것이다.

실력이 조금 모자라더라도 실력으로써 출세를 낚아야지 손쉬운 아부나 하고, 충성경쟁을 해서 출세하려면 감불생심(敢不生心)이요 백년하청이다. 도리어 사람만 우습게 되고 만다. 주먹으로 하겠다는 자를 어느 골 빈 지휘관이 좋아하겠나. 게다가 어느 논두렁 깡패인지도 모를 주먹인데 말이다.

국회의원 나리가 이런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저런 자가 줄지어 나올까? 더민당 의원들이 이재명의 심리를 읽었기 때문으로 보이며 이재명의 감정이나 불안 등이 그들에게 투사된 듯하다. 달리 말하자면 “불행은 친구를 좋아한다(Misery loves company)”는 영어 속담대로 동질감 추구를 다 이룬 것 같고, 가치의 일반화가 완성된 듯하다.

이재명이 개헌을 통해 재선, 삼선을 하지 않는 한, 이재명은 5년 후에 물러난다. 그때 가서도 이재명이야 어떻게든 살아남겠지만 지금의 상황에 휩쓸려 기분대로 놀았던 자들은 후과를 면치 못할 것이다. 이재명의 몫까지 저 자들이 떠안을 것이다. ‘서해 공무원 피살 은폐’로, 서훈 징역 4년·박지원 2년·서욱 3년을 구형했지만 문재인은 털끝도 못 건드렸다. 5·16 혁명정부도 최인규, 곽영주나 사형시켰다. 법률도 정치도 혁명도 역사도 그런 것이다.

토사구팽을 입버릇처럼 되뇌면서도 교훈을 얻지 못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장기말이 되고 말 뿐 뭐 어쩔 수 없다. 토사구팽이라고도 하고, 조진장궁(鳥盡藏弓)이라기도 하며 팽구장궁(烹狗藏弓)이라는 것들이 있으니 나중에 골라 잡게 될 것이다.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훌륭한 사냥개가 삶아지고, 높이 나는 새가 다하면 좋은 활이 감춰지고, 적국이 멸망하면 도모하는 신하가 망하게 된다(狡兎死 良狗烹 高鳥盡 良弓藏 敵國破 謀臣亡) –삼략직해(三略直解)-

이를 알고 실천한 사람에는 드물게 장량(張良)이 있는데 그가 장자방이다. 〈한(漢)나라 일등공신인 그는 천하가 통일된 뒤 자신의 몸을 보전하기 위하여 고조(高祖)에게 아뢰기를, “인간사를 버리고 적송자(赤松子)를 좇아 놀기를 원합니다.(願棄人間事, 欲從赤松子遊)”라고 했다〉 –사기- 자기 말을 실천했고 뒤에 은거하여 신선처럼 살다가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