首犯을 首長이라 말해서야

살인범에게 긍정적 용어를 쓰면 살인을 권하는 꼴이 된다. 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미인 대회 참가한 팔레스타인 대표 테러리스트 수장의 며느리였다》

기사 내용은, ‘미스 유니버스’에 출전한 팔레스타인 대표의 시아버지인, 마르완 바르구티는 2000년 제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무장봉기)를 주도하다가 이스라엘인 5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2002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는 것이다.

무장봉기를 주도하고 사람을 5명이나 죽인 종신수(終身囚)를 ‘수장'이라 했는데 首將이 아닌 首長일 것이다. 어쨌거나 ‘長’ 자가 들어간 말은 긍정적 용어이다. 사람을 죽인 자에게 ‘長’을 써서는 안 된다. 살인범에게 긍정적 용어를 쓰면 살인을 권하는 꼴이 된다.

‘테러리스트’ 역시 부정적 용어이다. ‘테러리스트 수장’이라고 썼는데 부정적 용어와 긍정적 용어를 결합한 것도 어법상 옳지 않다. 이는 수범과 수장을 구별하지 않은 데에 따른 결과일 것이다. 따라서 ‘테러리스트 수범’으로 써야 맞다. 수범을 쓰기 싫으면 '주범'으로 쓰면 된다.

거듭 말하거니와 저런 경우에는 수장이 아닌 수범(首犯)이라 써야 옳다. 首長과 首犯을 구별하지 않으면 선과 악을 분별 못하는 데에 이르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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