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윤석열'로 호칭하는 이진관 부장판사…정작 자신의 문제에선

법관은 신성불가침의 사또인가 대통령을 욕하고 심지어 교황을 모독해도 문제가 안 되는데, 왜 법관을 모독한다고 이 난리인지 모르겠다.

한덕수 사건 재판장에게 항의했다가 감치(監置) 명령을 받고, 그 뒤 유튜브에 출연해 법관을 향해 욕설을 섞어 조롱했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 이하상· 권우현 변호사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25일 고발했다.

법원행정처는 “재판을 방해하면서 법정을 모욕하고 재판장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사법부 본연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이번 사안의 심각성과 중대성, 그로 인한 사법 질서의 혼란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필요한 조치를 단호히 추진하겠다”고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전날 해당 재판장인 이진관 부장판사는 한덕수 사건 공판이 시작되자마자 이들 변호사에 대해 '감치를 재집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재판보다 자신의 자존심에 '흠집'이 생긴 문제가 더 컸던 것이다.

그 이틀 전에는 이진관 판사가 소속된 서울중앙지법이 이들 변호사에 대해 "법률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는 입장문을 냈는데, 이제 대법원까지 법관의 '권위'를 지키겠다며 뛰어든 셈이다.

이런 장면이 우스운 게, 지금 재판이 '네 죄를 알렷다'는 원님 재판이고 법관은 감히 건드려서는 안 되는 신성불가침의 사또인가.

그렇게 여긴다면 민주당과 그쪽 지지세력이 날마다 사법부 수장인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롱과 막말, 욕설로 매도하고 있는데 왜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못 하나. 이번처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사법부 본연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니 민주당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적이 있었나.

이번 사건은 지난 19일 한덕수 재판의 증인으로 김용현 전 장관이 출석하자 그 변호인 이하상·권우현 변호사가 재판부에 '신뢰관계인'으로 옆 자리에 앉기를 요청하면서 비롯됐다.

이진관 부장판사는 이들의 태도가 불량하게 보였는지 "누구시냐. 왜 오신 거냐. 이 법정은 방청권이 있어야 볼 수 있다"며 퇴정을 명했다.

이들 변호사는 법정 경위(警衛)의 안내에 따라 법원에 들어왔는데, 이 부장판사가 오인했을 수 있다. 이때 차분하게 물어봤으면 이렇게 사건이 확대되지 않았을 것이다. 재판장의 고압적인 언행으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이들 변호사가 "퇴정하라는 거냐" "직권남용(김용현 전 장관이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를 이진관 부장판사가 막았다는 뜻)"이라고 반발하자, 재판장은 곧바로 "감치하겠다. 나가시라"고 경고했고 끌려나갔다. 이후 재판부는 이들 변호사에 대한 별도의 감치 재판을 열어 감치 15일을 선고했다. 변호사들 입장에서는 황당했을 것이다.

이 부장판사가 모욕을 받았다고 느꼈다면 변호사들을 모욕죄나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자신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자기가 직접 감치 재판을 열어 15일 판결하는 게 적정했나. 경찰관을 모독하면 해당 경찰이 그를 잡아다가 족쳐도 되나.

그날 서울구치소 쪽에서 "이들의 인적사항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수용을 거부해, 재판부는 집행명령을 정지하고 석방을 명했다.

다음날 화가 난 변호사들이 유튜브에 출연해 “이제 이진관 이놈의 XX 죽었다. 이진관이가 벌벌벌 떠는 거 보셨어야 한다. 전문 용어로 뭣도 아닌 XX인데 엄청 위세를 떨더라”고 욕설을 섞어 비난을 퍼붓었다.

이진관 판사가 소속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감치재판을 받은 변호사들이 재판장을 상대로 욕설 등 인신공격적 발언을 한 건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법관의 독립과 재판절차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위법·부당한 행위"라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서부자유변호사협회가 이런 서울중앙지법을 향해 "사건 당사자들이 법정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자신의 사건을 담당한 판사를 욕하였다는 이유로 엄중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면, 전국 법원 앞에서 판결에 불만을 가지고 판사를 비난하는 국민 모두가 엄중한 제재를 받아야 하다는 것인가"라며 "재판장의 소송지휘에 조금이라도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모두 감치되어야 하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이어 "이번 사태의 핵심은 과연 이진관의 감치 결정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가,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가이다"라고 했다.

이번 사태가 일어난 뒤 이진관 부장판사의 한덕수 사건 재판 진행 영상을 찾아서 봤다. 이 부장판사는 한 전 총리에게 직접 질문하면서 "윤석열이 어떻고…"라고 말했다. 법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도 '윤석열 피고인'도 아니고 그냥 계속 '윤석열'이라고 불렀다. 윤 전 대통령이 자기 친구는 아닐 것이다.

이는 경멸의 마음을 드러낸 것인데 공정한 재판을 진행하는 법관의 올바른 태도일까. 재판하는 자신이 재판받는 윤 전 대통령보다 한참 높은 위치에 있다고 여기고 있을 것이다.

일련의 '법관 모독' 전개 과정을 살펴보면, 이진관 부장판사나 법원은 자신들을 누구도 감히 건드려서는 안되는 '초월적 존재'로 여기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앞서 말한 대로 조희대 대법원장 사례에서 보듯이 정권의 눈치는 기가 막히게 볼 줄은 안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