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末流, 雜類도 좀 알자

교수와 기자. 관계자만 알고 국민은 몰라도 된다면 논란은 왜 보도하나? 나는 지난 25일, 여기에《기사화할 문제라면 문제점 또한 공개해야》라는 제목으로, 글 같지도 않은 글 두어 줄을 올렸다.

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기자의 시각] 수능이 왜 필요한지 칸트가 묻다》기사 내용의 허두는 이렇게 시작된다.

“올해 수능시험은 칸트로 시작해 칸트로 끝났다. 이 독일 철학자는 1교시 국어, 3교시 영어, 4교시 사회탐구(생활과윤리)에 등장해 학생들을 괴롭혔다.”

이어서 “이충형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가 칸트의 인격 동일성에 대한 지문을 읽고 푸는 국어 17번 문항에 “정답이 없다”는 의견을 밝히면서다.”며 논란이 시작됐다고 했다.

어느 철학 교수는 정답이 없다고 말하고, 어느 교수는 있다고 한다. 시험 문제에 철학 교수들 간에도 의견이 갈리는데 시험 문제를 출제한 평가원이 “이상이 없다.”는 말 한마디로 논란을 잠재운 모양이다. 이처럼 단칼에 종결지으면 그것을 어찌 철학이라 하겠나. 더욱 철학이 아니라 할 이유는 출제 문제를 보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불구경은 임금도 하고, 관리도 하고, 지나가던 개도 한다. 이렇게 논란 분분하고 또 문제가 된 것이라면 보통의 국민도 출제 문제를 좀 알자. 교수와 기자. 관계자만 알고 국민은 몰라도 된다면, 논란이 있다는 점은 왜 보도하나? 그리고 평가원에 박수를 보낸다. 철학 문제가 논란이 되도록 출제한 것은 그야말로 철학적 자세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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