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만 외교냐, 푼수 외교냐, 분명히 밝혀야

이웃 간의 사소한 오해도 아니고 국가 간의 중대 사안을 왜곡했다면… 지난 23일 밴스 부통령과 김민석 총리 회담에 대한 어제 월스트릿 저널 보도가 충격적입니다. 회의 내용을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하며, 밴스 부통령이 ‘쿠팡과 같은 기술 기업들에 대한 한국의 대응과 관련해 미국은 의미 있는 완화 조치(de-escalation)가 있길 원한다’고 밝혔다는 것입니다.

미국 기술 기업들에 대한 조치가 계속될 경우 한미 무역 합의가 파기되고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potentially leading to its (US-Korea trade deal) unraveling and higher tariffs on South Korean goods) 함의를 김 총리에게 전달했다는 것입니다.

WSJ 보도가 사실이라면, 아무리 사오정이라도 미국측이 우리 정부에게 ‘구체적 조치’를 요구하는 것을 총리가 흘려듣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귀국 후 김 총리는 ’자신의 설명에 밴스 부통령이 이해를 표시했다’ ‘핫라인을 구축, 새역사를 썼다’고 자랑하는 데 여념이 없었습니다. 거의 환영잔치에 다녀온 듯한 보고입니다.

국내 언론에 따르면, 관세인상 통보가 들려온 그제 27일에도 회담내용을 묻는 기자에게 ‘그런 얘기는 없었다며 총리실이 펄쩍 뛰었다’고 합니다.

28일 WSJ 보도에 대해 김 총리는 분명하게 사실을 밝혀야 합니다. 이웃 간의 사소한 오해도 아니고 국가 간의 중대 사안을 왜곡했다면, 의도적인 국민 기만이거나 함량 미달이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총리 자격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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