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을 통해 그 민족의 특성과 발전을 엿 볼 수 있다.
고등중학교 시절 둘도 없는 친구였던 재일교포 문영철(오사카 출신)은 유도 선수였다. 읍에 있는 체육구락부에서 배운 것이다. 체육구락부는 평안남도 은산군 읍을 가로흐르는 장성강 북쪽 달리 건너 있었다. 여기로 말하면 체육 학원이다. 원장은 유도 출신 재일교포였다. 남한에서는 학원들이 줄비하지만 북한에는 군에 하나 정도이다. 레슬링이 전문이지만 원장이 재일교포 출신이라 유도도 겸했다. 북한에서는 유술이라고 하는데 여기 분들이 편하게 유도라고 표기한다.
나는 읍 인민학교(초등학교)시절 씨름선수였다(1969년). 군(郡)에서 제일 큰 읍학교로서 씨름은 항상 1등을 차지했다. 읍은 황해북도 서흥군이며 흔히 신막이라고 했다. 씨름을 지도한 분은 담임이었던 어대익 선생, 6·25전쟁 때 총알 장난하다 엄지손가락이 날아간 분이다. 훗날 교장으로 출세하기도 했다.
어대익 선생이 저를 씨름선수로 뽑은 것은 힘이 세다는 이유였다. 별명이 나의 이름의 민자를 따서 <민돼지>였다. 동급생들과 갈개미(장난으로 몸싸움)하면 나를 당할 자가 없었다. 여기에 씨름 기술을 배우니 무적이 되었다. 우리보다 세 살 위의 중학교생도 빵빵 쓰러뜨렸다. 23살 때에는 군 씨름경기 1등(화성군)에 기여, 소를 상으로 타게 하였다. 10살 때 배운 씨름 기술이 몸에 밴 것을 모르고 접어들었다 다들 진 것이다.
아무튼 문영철 친구와 갈개미(장난으로 몸싸움)한 적 있다(15살). 하지만 한순간 문영철에게 져 버렸다. 어느 순간 내 밑에 들어와 들어 버리는 것이었다. 그때 일본식 유도가 씨름보다 훨씬 우세하다는 것을 느꼈다. 만약 삿바 잡고 하는 한국씨름을 했으면 내가 이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전에서는 삿바를 잡고 하는 것이 아니기에 유도가 센 것이다. 레슬링도 마찬가지이다. 요즘의 주짓수와 비슷한 것이다. 한국 최고 격투기(UFC) 선수인 김동현은 센 것은 단연 주짓수라고 했다.
자식에게 흔히 유행되는 태권도 학원에 보낸 적이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깨끗한 도복 차림대로 집에 오는 것을 자주 본다. 그 이유는 애들이 다칠까봐 원장선생들이 노심초사한다는 것이다. 운동을 빡세게 시켰다 다치면 그 보상과 아동 학대 항의로 망하기 때문이다. 태권도는 서로 부딪치기보다는 도식적이다. 그러기에 원장 선생들은 안전하게 도식만 하다 보내는 것이다.
체육 운동은 어느 것이나 힘든 것이다. 전문학교 때 축구 선수(1975년), 공놀이하는 것 같던 것을 실제 해보니 고욕이었다. 한 경기를 실제로 뛰는 거리는 마라톤 같은 거리인 40킬로라고 한다. 얼마나 힘든지 어떤 동료 선수는 얼굴에 검버섯이 돋을 정도였다. 이런 고욕을 본능적으로 싫어함을 잘 알기에 장려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땀 하나 흘리지 않고 깨끗한 도복 그대로 안전하게 보내는 것이 상책인 것이다. 자식에게 즉시 태권도를 중단하고 유도학원에 보냈다. 태권도와 달리 유도는 도식이 아니라 상대와 붙잡고 해야 한다. 유도복이 깨끗해질 수가 없는 것이다. 유도를 배운 자식은 실전 경험을 말한다. 태권도 하는 동료가 발차기 하며 접어들자 살짝 피하고 잡아 휫 날려버렸다고 한다.
체육을 통해 그 민족의 특성과 발전을 엿 볼 수 있다. 삿바를 잡고 해야만 하는 씨름, 도식적인 태권도는 조선적이다. 중국의 쿵푸도 도식적이다. 자유로운 상태의 유도와 레슬링은 일본식이다. 틀에 밖힌 봉건 유교권이 심했던 중국이나 조선은 낙후되었다. 이보다 개방적이고 자유로웠던 일본은 발전하였다. 그 양상이 현대에 와서는 뒤바뀌어 가는 것이기도 하다. 너무 정교한 일본이 오히려 틀에 박혀 있고 보다 자유로운 중국과 한국이 앞서가는 것이다.
여기서 북한을 언급 안할 수 없다. 북한의 체육은 1960년대에 최고봉, 거기까지이다.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식량배급이 그런대로 정상적인 시기이다. 그리고 1960년대까지 정치적 <종파>가 있어 견제를 받으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시절이었다. 북한 역사상 가장 잘 살았다는 시대는 1960년대이기도 하다. 이런 속에 본래 북방 기질이 최대한 발휘되었던 것이다. 일제시대에도 경성에서 축구하면 평양팀이 항상 이겼다고 한다.
가장 억압적이고 가난한 북한은 1970년대부터 체육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흔히 선전하는 인민군 특수부대의 극적인 활약상을 보여주지만 세계 격투기 대회(UFC)에서 북한 선수들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우수한 선수가 나올 수 없는 사회 형편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남한에서 활약상들이 보여주고 있다. UFC 세계 6위(김동현), 4위(정찬성) 선수가 있고 기타 여러 선수들이 진출해 있다. 88 서울올림픽 종합 4위, 월드컵 축구 4위, 세계적 선수 손흥민 등…부디 열거하지 않아도 잘 알 수 있다.
*탈북하여 남한에 온 장정혁은 자기 급에서 한국 종합격투기 쳄피언이다. 또 탈북녀 최현미는 세계 권투 WBA 페더급과 슈퍼페터급 쳄피언이다. 자유와 풍요 속에서 꽃핀 북한사람들인 것이다.
한국 씨름과 일본 유도가 붙었을 때 누가 이길까
- 이민복(대북풍선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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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08, 1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