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과 장관이 다른 나라 사람 같다

국민이 보는 데서도 답변을 못하는 장관이 과연 위기일 때 국궁진췌(鞠躬盡瘁)할 수 있을까? 《"美서 국정원장도 입국 거부" 어쩌다 이런 논란 불거지나》이는 오늘 조선일보의 한 기사 제목이다.

제목의 말마따나 ‘어쩌다’ 우리가 이 지경인가? 이 점도 놀랍지만 당황스런 점이 또 있다. 기사에 이런 대목이 보인다.

〈한동훈 의원이 “북한 김여정이 떠드는 것에는 왜 찍소리도 못 하면서 우크라이나만 쥐 잡듯 하느냐. 북한이 주적인가, 우크라이나가 주적인가”라고 하자, 조 장관은 “그런 표현이 있는 한, 답변을 거부하겠다”고 했다.〉

조건을 달고서 답변을 거부하는 태도가 놀랍도록 당당하다. 북한에도 저리 당당하면 발을 뻗고 자지 않는 국군은 없을 것이다. 장관이 국회에 답변하러 왔지 골라서 답변하러 온 것도, 조건을 달려고 온 것도 아닐 터이다. 술집 사람들은 저 질문에서 산바람 같은 삽상함을 갖는다는데, 정작 장관은 답변을 거부한다니. 술꾼, 의원과 장관이 다른 나라 사람 같다.

저 정도 질문에 답변을 못한다면 무슨 답변을 할 수 있겠나. 골라서 하는 답변은 판에 박힌 말일 것이다. 국민이 보는 데서도 답변을 못하는 장관이 과연 위기일 때 국궁진췌할 수 있을까? (국궁진췌 鞠躬盡瘁; 마음과 몸을 나랏일에 바침)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