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 검사 공봉숙 씨는 글을 참 잘 쓰는 분이다. 사실과 법리를 갖추어 상식적으로 是非를 가리니 설득력이 있다. "없어보인다"는 말을 감칠 맛 나게 쓴다.
공소청 검사 공봉숙 씨는 글을 참 잘 쓰는 분이다. 사실과 법리를 갖추어 상식적으로 是非를 가리니 설득력이 있다. "없어보인다"는 말을 감칠 맛 나게 쓴다. 며칠 전 썼던 <국무회의에서 받아쓰기하는 사정기관의 수장들>을 소개한다.
<국무회의에 공소청장 대행, 중수청장 대행이 오늘 처음으로 참석하였다고 하여, 대통령이 어떤 말씀을 하시나 영상을 한번 보았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한다', '네편 내편, 여야 없이 엄정 수사하라' 등 사정기관의 장들에게 충분히 할 만한 말씀을 하셨고, 일반적으로 다 맞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말을 듣는 중수청장 대행, 경찰청장 대행, 공소청장 대행께서 너무 받아쓰기를 열심히 하고 계셔서 좀 많이 없어보였습니다.
받아쓰기 해서 아래 간부들에게 '대통령 지시사항 전파'하려고 다들 그러셨던 건가요? 다 녹화되고 있잖아요. 심지어 생방송까지 하는데...
'대통령의 말씀은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빠짐없이 이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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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다. 잘못하면 사과하고 취소하는 것'이라고 말해 본인 사건의 공소취소를 압박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던 적 있습니다. 대통령의 의중이 그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의심을 사기에는 충분한 모양새입니다.
대통령도 대통령이지만, 저는 그 자리에 참석해서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는 구자현 총장대행이 너무나도 한심해 보였습니다.
이전 정권에서는 검찰 수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한 전례가 없는 것은 검찰에 어떤 특권을 인정해 주려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께 직접 검찰 업무에 대해 보고하고 직접 지시를 받는 과정에서 수사.공소의 중립과 독립성이 흔들리거나 적어도 흔들려 보이는 외관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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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계속해서 국정 전반의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메시지를 던지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각종 민생 사건에 강한 어조로 엄정 대응을 주문하기도 하셨지요.
간호사 '태움' 사망 사건, 회식 음주 강요 끝 사망한 소방관 사건, 암표상 엄정 처리, 백해룡 경정 수사팀 투입 등등...
일개 공무원인 제가 대통령의 그러한 스타일이 잘못되었다거나 마음에 안든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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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말씀은 한 글자도 놓치지 않으려는 사정기관장들의 충직한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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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게 직접 업무를 보고하고 지시를 받을 수 있는 업무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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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하나하나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는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
이 세가지가 모두 더해지면 어떤 일이 생기겠냐 하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대통령이 물론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해서 말씀하시겠지만요.
생방송 국무회의를 통해서,
수사가 아직 진행되지도 않은 특정사건을 엄중 처리하라고 지시하시고,
사정기관장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넵, 알겠습니다'라고 하였다면,
그 사건 피의자들은,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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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국무회의에서도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신 내용은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수사와 공소',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않는 수사와 공소'였던 것 같습니다.
'대통령이 하는 지시나 주문은 절대로 외압이 될 수 없다' 고 생각하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렇다면, 적어도 저 충직한 사정기관장들을 국무회의로 부르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공봉숙 검사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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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10-11, 14:33












이런 기사는 조갑제닷컴이 아니면 읽을 수 없다
곧은 내용이면서도 회원에게 글 잘 쓰는 법을 일러주는 기사다
다들 아시겠지만, 나라에 해로운 여섯 종류의 신하가 있다
구신(具臣). 아무 구실도 하지 못하고 단지 수효만 채우는 신하..
유신(諛臣). 아첨하는 신하
간신(奸臣). 간사한 신하
참신(讒臣). 참소를 잘하는 신하
적신(賊臣). 반역하거나 불충한 신하
망국신(亡國臣). 나라를 망하게 하는 신하
검찰청에서 사무국장을 하던 친구가 있었다
어릴 때 같이 공부하러 다니기도 했고,
서로의 결혼식 때는 ‘우인(友人) 대표’를 해 주기도 했다
그의 말을 듣고 검사들은 남다른 글솜씨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검사가 공소장을 쓰면 “피고인은”에서 시작된 문장이 “하였습니다”로 끝난다고 했는데
그게 단 한 문장으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명확히 하기 위함이라고 들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공소장은 무려 6,700여 자에 달했으며,
200자 원고지로 환산하면 34장 분량이었다고 한다
그게 단 한 문장이었다니
검사의 글솜씨는 이두(李杜; 이백과 두보)도 울고 갈 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