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왜 그러세요?…'인신공격'에 억울해 할 것 같은 유해진씨에게

유해진 소속사의 입장문에는 빠져서는 안 될 '핵심 내용'이 빠져있다 '암살자(들)' 주연배우 유해진 씨는 자신의 성북동 단독주택 앞까지 시위대 차량이 나타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친근한 외모 덕분에 더 사랑받았던 유해진씨가 '공공의 적'처럼 바뀌고 SNS에서는 욕설과 비방, 조롱이 확산되는 모양이다. 심지어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유해진씨 외모를 '북한상'이라고 직격했다. 유씨가 광고 모델로 나오는 버거킹 햄버거 등에 대해 불매 운동을 벌이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해진 씨는 유명해진 뒤로 지금과 같은 모욕과 인신공격을 받은 적이 없을 것이다. 영화 배역을 맡아 열심히 연기한 죄(?)밖에 없는 자신에게 왜 그러세요? 몹시 억울하고 황당할 것이다. 어쩌면 영화속 모습처럼 18, 18... 중얼중얼 욕을 해대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자 유해진 소속사 VAST엔터테인먼트가 5일 다음과 같은 입장문을 냈다.

"당사는 소속 배우와 관련한 허위 사실의 생성 및 유포, 악의적인 인신공격과 모욕은 물론, 배우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신변을 위협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일체의 행위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 이에 관련 게시물과 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있으며, 이러한 불법 행위로부터 소속 배우의 권익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소속사의 입장문은 지금 유해진 씨의 심경을 담아 작성됐을 것이다. 유해진 씨에 대한 인신 공격, 특히 시위대 차량을 자택 골목까지 몰고간 것은 과도하다. 실제 신변 위협은 없다 해도 이런 분위기가 심리적인 압박이 될 수가 있다. 소속사 입장문을 보도한 대다수 언론들은 '배우 유해진 씨에 대한 공격은 옳지 않다'는 뉘앙스를 깔고 있다.

하지만 유해진 소속사의 입장문에는 빠져서는 안 될 '핵심 내용'이 빠져있다. 소속사의 입장문은 '암살자(들)' 논란에 대한 유해진 씨의 첫 입장 표명이라고 할 수 있다.

입장문은 '유해진 씨를 인신공격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모니터링을 하고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경고 내용뿐이다. 지금의 사태를 낳은, 육영수의 죽음 배후에 박정희가 있다는 걸 암시한 '암살자(들)' 출연과 관련된 유씨의 입장은 빠져있다.

유해진 소속사는 "영화는 상상력의 예술이고, 영화는 영화인데 배우가 영화에 출연한 게 뭐가 문제냐"라고 하든지, 아니면 "그때 '암살자(들)' 출연을 결정한 것은 돌아보니 잘못된 판단이었다. 현대사 사건에 대해 잘 몰랐다. 무엇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유족에게 사과드린다"라고 하든지 밝혔어야 옳다.

유해진을 인신공격하는 이들에 대해 '가만 안 둔다' 경고만 할 게 아니라 이런 언급도 함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빼고 경고만 한 걸 보면 유해진은 아마 "배우가 영화에 출연한 게 뭐가 문제냐"라는 입장인 것 같다.

본지는 '암살자(들)'논란이 시작됐을때 아마 언론매체 중에서 가장 먼저 스타급 배우들의 출연 문제를 지적했다(아래 관련기사).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는 왜 이 영화에 출연했느냐는 것이다. 이들은 '박정희 대통령이 부인 육영수를 죽였을 것'이라는 영화 대본을 다 읽어보고서 출연을 결정했을 것이다.

표현의 자유와 예술의 영역에서는 이런 패륜적인 내용은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고 봤을 수도 있다. 아니면 연기만 하다보니 배운 게 없고 역사적 사실에 무지해서 그럴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면 영화 흥행이 되고 돈과 인기를 얻을 수 있으면 무엇을 해도 다 용인된다는 배우로서의 철학을 가졌을 수도 있다.

영화에 대한 책임은 제작자와 감독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영화에 출연을 결정한 배우들에게도 있는 것이다. 스타급 배우는 본인이 작품을 선택하는 위치다. 유해진 씨를 비롯한 이들 배우의 책임에 대한 질문은 아주 심플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여비서 사이에서 난 딸과 그 여비서의 자살을 소재로 김대중이 사주했을 거라는 '암살자(들)' 대본을 받았으면 출연했을까.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엉이 바위 투신은 자살이 아니라 '폐족'이 된 이광재, 안희정, 문재인, 유시민 등이 사람을 시켜 바위에서 밀었을 거라는 흥미진진한 '암살자(들)' 대본을 받았으면 출연했을까.

이재명 대통령 측근들의 연쇄 죽음이 다 이 대통령이 검은 세력에게 사주했을 것이라고 암시한 '암살자(들)' 대본을 받았으면 출연했을까. >

대중적 명성은 돈과 명예, 권력이 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더 엄격하게 자기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름값'을 해야 한다는 말은 이런 맥락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유해진 씨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결코 억울해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영화속 연기처럼 18 18 중얼거릴 이유도 없다. 이번 기회가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된 것이다.

지금은 자신을 괴롭히는 대중에게 '경고'를 할 게 아니라 자신의 선택과 결정을 돌아보고 유감이나 사과 표명을 하는 게 더 현명하다. '에이 더러워서 못 해먹겠다'며 영화배우 생활을 완전히 접겠다는 결심을 했다면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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