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장이 없으면 안 가면 그만인데…

미국에 통하지도 않을 항의는 왜 하나. 사람만 추레해 보일 뿐이다. 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美, 진성준·정청래 비자 논란에 "트럼프 정부는 미 국익이 최우선"》

나라에 모순된 기운이 가득하다. 반미 기운이 가득한가 하면 미국에 가려는 기운도 가득하다. 무엇이 정(正)이고 무엇이 사(邪)인지, 무엇이 선(善)이고 무엇이 악(惡)인지, 무엇이 배신이며 무엇이 지조인지도 모르겠다. 나라가 복망할 때쯤 이런다고 하던데 망국의 징험으로 쳐야 하는가.

기사에 진성준이란 사람이 미국의 비자 발급 거부에 대해 “공식적인 의정 활동을 가로막았다”고 반발했다 쓰여져 있다.

저이의 말이 우습다. 비자 거부한 것이 미국의 국익이다는 식으로 말한 미국에 어째서 ‘의정 활동’이 나오나?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은 우리나라 안에서만 성실하게 해도 충분하며 그것만으로도 민초들이 다 우러러 보게 된다.

내가 생각 없는 촌로(村老)라서인지는 모르지만 나 같으면, 미국이 오지 말라고 하면, 침을 탁 뱉으며 “그래…더러워서 안 가마.”라 말하며 끝내고 말겠다. 미국에 통하지도 않을 항의는 왜 하나. 사람만 추레해 보일 뿐이다. 그러지 마는 대신에, 속으로 좋은 기회로 여기고 침묵하면 미국에 더 깎일 점수는 없게 된다 .그리고 반미파에게는 비자 거부가 훈장으로 인식될 것이다.

진성준도 반미 활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면 초지일관 자기 신념대로 반미를 하는 게 미국에 가는 것보다 더 아름답게 보일 수 있거니와 반미를 한 사람이 비자 발급 거부에 항의하는 것은 자기 신념에 대한 부정으로 보일 수도 있다. 여기서 최치원 선생의 시가 생각난다.

스님아 청산좋다 말하지 마소
산이 좋다면 무슨 일로 다시 나오나
두고 보시오 훗날 나의 종적을.
한 번 청산에 들면 다시는 나오지 않으리

현대인의 지개(志槪)가 고대인보다 못해 보여서야 될 말이 아니다. 게다가 만백성을 이끄는 의원 나리가 배포 없어 보이면 좋을 게 뭐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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