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노무현 정부는 아파트 한두 채 가진 자들까지 원형경기장에 끌어내기 시작했다.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북의 군인들이 날마다 설전을 벌이던 시절에 북괴군이 제일 기세등등하게 써먹던 구호가 가로세로 100미터는 됨직한 큰 글씨로 써 붙인 '세금 없는 나라!'
그 구호야말로 20세기 최고의 새빨간 거짓말이다. 공산주의는 말 그대로 국가의 모든 재산을 공공의 재산으로 만들겠다는 망상을 과학적 사회주의라고 박박 우기는 몽유병이다. 바알신의 선지자 마르크스의 예언과는 정반대로 선진 자본주의 국가가 아니라 후진 농업국가에서 그 거대한 몸체를 드러낸 공산국가의 실상은 세금이 90%였다. 단, 그것은 원천징수였다.
농민이든 노동자든 국가 곧 공산당이 배급해 주는 것밖에 가져갈 수 없었다. 먹을 것이든 입을 것이든 머리 둘 곳이든 물자는 만성적으로 부족했고 동무와 동지들은 누구든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물자를 확보하는 데 혈안이 되었다. 황금빛으로 도금된 지상낙원은 그 어디든 1밀리미터만 걷어내면, 검은 곰팡이 같고 독버섯 같은 음습한 부정부패가 모스크바에서 평양까지 온통 낄낄대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90%를 세금으로 원천징수 당한 생지옥의 실상이었다. 그렇게 원천징수한 90%는 권력 가진 자나 사악하거나 교활한 인간들이 재주껏 차지했다.
북한에서는 아직도 그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현재 목소리 큰 자들일수록 북한의 그런 체제를 절대 바꾸면 안 된단다!
김영삼 정부가 '가진 자를 고통스럽게 하겠다!'고 선언한 이래, 한국은 방방곡곡에 공산혁명의 통일전선이 형성되어 상위 20%는 불문곡직 가슴에는 부정이라는 이름표와 등에는 부패란 등번호를 달고 다녀야 했다. 이전투구식 선거로 권력을 독과점한 집권세력은 스스로 가슴에는 청렴, 등에는 결백을 써 붙이고 다녔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 법, 집권 중에도 권력형 비리 소문은 끝이 없다. 더러 불거지는 것도 있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는 순간, 그들이야말로 속속들이 조선말 세도정치 시절 뺨치는 탐관오리였음이 만천하에 드러나 결국 지엄하신 분들이 몇 번이고 사죄했다. 단, '오리가 본격적으로 뒤뚱거리기' 전까지는 지엄하신 분과는 전혀 관계없는 개인 차원의 부정부패라는 걸, 된장 속의 구더기에 지나지 않음을 하늘을 두고 거듭거듭 맹세하고 음모론을 들먹이며 크게 역정을 낸다.
노무현 정부는 이전의 두 정부가 건설해 놓은 거대한 원형 경기장에서 신나는 국민 스포츠를 즐긴다. 적으면 수만 명 많으면 수십 만 명에게 우리보다 1인당 소득이 3배나 높은 나라만큼의 연봉을 줄 뿐만 아니라, 조세로 또는 준조세로 또는 떡값으로 그 어떤 나라보다 많은 세금을 내는 기업의 임원들을 원형경기장에 끌어내어 굶주린 세금 호랑이 앞에 던진다. 세금 호랑이가 그들의 살점을 뜯고 그 피를 입가에 묻히면 원형경기장의 관중들은 괴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며 까무러친다. 이 순간 자비로운 황제가 엄지를 들어 살짝 위로 치켜올리면, 엄엄하던 죄수들은 간신히 목숨을 건지고 그 사이 집달리는 그들의 집으로 달려가 차압 딱지를 붙이고 황제의 꼭두각시인 원로원은 국내 기업을 역차별하는 기기묘묘한 규제를 만든다. 규제 만능, 세금 만능!
마침내 노무현 정부는 아파트 한두 채 가진 자들까지 원형경기장에 끌어내기 시작했다. 강남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집 값이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그 자녀들이 공부 잘한다는 이유만으로, 입법의 고유 권한이 있는 원로원도 제치고 황제의 일개 시종들이 '졸부'들의 재산을 거품으로 만들고 그 자녀들을 바보로 또는 역적의 '새끼'로 만들기 위해 초강력 규제들을 사흘이 멀다 하고 만들어 내고, 세무조사란 독화살을 겨누며 세금 호랑이를 풀어놓는다. 서민이 허탈해 할 만큼 잘 사는 자들이 그 동네는 어찌나 많은지 그들을 원형 경기장에 끌어들이지도 못한다. 그냥 주택가에 대뜸 세금 호랑이를 풀어 놓는다. 심지어 실현되지 않은 재산에 대해서도 50%를 따로 더 걷어가겠다고 세금 호랑이를 풀어 놓는다.
대로마제국은 그러다가 망했다. 처참하게 망했다. 그 후 1500년이 지나도록 다시는 일어서지 못했다.
(2006. 4. 1.)
규제 만능 세금 만능, 그것이 바로 독재
- 최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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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4-01, 1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