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가죽을 덮어쓴 호랑이가 어흥 또 어흥 방마다 거대한 쳇바퀴를 들여놓았네요. 제일 큰 방에는 미움의 쳇바퀴
옛날 옛날 인왕산 자락에
운동장만한 호랑이굴이 있었는데
뚝딱뚝딱 어느 날
푸른 기와집이 들어섰네요.
처음에는 호랑이가 들락날락하더니
양가죽을 덮어쓴 호랑이가 어흥 또 어흥
방마다 거대한 쳇바퀴를 들여놓았네요.
제일 큰 방에는 미움의 쳇바퀴
날마다 제일 신나게들 돌리니, 과연
동서남북이 오뉴월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이 쩍쩍 갈라졌대요.
정의의 쳇바퀴 실은 잘난 놈 발목잡기의 쳇바퀴
평등의 쳇바퀴 실은 잘 나가는 놈 목조르기의 쳇바퀴
분배의 쳇바퀴 실은 잘 사는 놈 팔 비틀기의 쳇바퀴
화합의 쳇바퀴 실은 미운 놈 배 걷어차기의 쳇바퀴
쳇바퀴를 돌리면 돌릴수록
하늘엔 먹구름이 몰려오고
땅엔 안개가 달려오고
바다엔 파도가 요동쳤다네요.
쳇바퀴 그만 돌려라, 제발 그만 돌려라,
민심은 천심, 하늘에선 우르르 쾅 천둥이 쳤지만
땅에선 늑대 양 고양이 생쥐 우르르 도망갔지만
쳇바퀴를 게을리 돌린 탓이라 스스로
크게 반성하고 더욱 열심히 돌렸다네요,
벼락 안 맞으려고, 흙더미에 안 깔리려고.
(2006. 7. 3.)
푸른 기와집의 쳇바퀴 이야기
- 최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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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7-03, 11: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