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형일 리가 없지, 아르헨티나형이니까

머리 굵어진, 재벌의 무능한 아들이 아무 데나 ‘물 돈’을 뿌리듯 방방곡곡에 ‘눈먼 돈’을 뿌린다.
스웨덴형일 리가 없지, 아르헨티나형이니까
실질적 임기가 반 년 정도밖에 남지 않은 노무현 정부가 뜬금없이 2030 계획이란 사반세기 후의 ‘지상낙원공정’을 발표한 지도 한참 지난 듯하다. 역공 또는 선제공격으로 정권의 주도권을 잡는 데 쏠쏠한 재미를 붙인 정부답게 이번에도! 북한 미사일 발사로 남북의 정권이 함께 사면초가에 갇히자, 느닷없는 전시작전권 ‘환수’란 역공으로 깨진 ‘남북정권공조’를 벌건 민족주의의 불길로 납땜질하여 일시에 정권의 주도권을 잡은 후에, 그 약발이 어느 정도 떨어질 듯하자, 득의만면하게 20대 30대의 희망사항 같은 ‘지상낙원’신기루 작전을 펼친 것이다. 꼬집어 말하면, 그것은 2007년 대선을 겨냥한 선제 정치 미사일 발사다.

한창 의기양양해 하는데, 멀리 북구에서 시속 30만km로 새 소식이 날아들었다. 그것은 스웨덴의 무능 좌파 정부가 똘똘한 우파 정부로 교체되었다는 청천벽력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즉시 청와대는 잡아뗌과 발뺌 작전을 들고 나왔다. 2030 ‘화려강산’복지는 스웨덴형이 아니라 한국형이란다. 바이킹의 나라는 참고했을 따름이란다. 맞는 말이다. 스웨덴형이 아니다. 그것은 남미형이니까. 정확히 말하면 20세기 전반에 세계 6대 부국이었던 아르헨티나형이니까.

아르헨티나는 인류의 대부분이 살고 있는 북반구가 춘궁기에 허덕일 때, 풍성한 오곡백과를 양산할 수 있는 천혜의 팜파(pampas)가 가없이 펼쳐진 남반구의 나라이다. 그로써 아르헨티나는 달러와 파운드를 쓸어 모았다. 공업도 크게 발전하여 이미 2차대전 전에 자동차에 비행기까지 만들었다. 얼쑤 좋다, 사회보장제도를 급격히 늘렸다. 그러나 그것은 선진 고지의 평원으로 올라가는 작은 언덕이 아니라 다시 후진국으로 곤두박질치는 벼랑 끝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농업혁명(green revolution)이 일어나면서 아르헨티나의 농업은 더 이상 국제경쟁력을 갖지 못했다. 여기에 민중주의(populism)가 득세하여 외국자본을 쫓아내고 대부분의 국내산업을 국유화하여 암탉이 병아리 품듯이 꼭꼭 품었다. 사회보장제도는 그대로 있는데, 농업이든 공업이든 서비스업이든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자 국가부채가 급격히 늘어났다.

군부 쿠데타가 빈발했다. 그럴수록 더욱 선심정책이 남발되었다. 돈 한 푼 안 들이고 페소를 마구 찍어냈다. 연간 5천%를 상회하는 인플레가 극성을 피웠다. 가격표 붙이는 사람들은 너무 바빠 눈코 뜰 새가 없어졌다. 후안 페론과 그의 부인 에바 페론은 ‘채찍 없는 당근’으로, ‘이빨 썩는 사탕’으로 결국 가난한 민중을 더욱 가난하게 만들었다. 물가연동제로 임금은 자동적으로 물가보다 많이 올라갔다. 그것이 마약인 줄 모르고 민중은 ‘에비타, 에비타!’를 외치며 더 많은 공짜 빵을 달라고 아우성쳤다. 후안은 술과 축제의 신 박카스요, 에바는 사랑과 환락의 여신 비너스였다.

2007년 새해 예산이 발표되었다. 238조원! 보건복지비만 무려 62조원이다. 이렇게 갑자기 늘어나면 눈먼 돈이 더 많아진다. 생활보호대상자가 그랜저 몰고,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 가는 게 하나도 이상할 것 없다. 서류만 그럴 듯하게 꾸미면 될 테니까. 김근태, 유시민이 보건복지부 장관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는 이유가 다 있었던 것이다. 예산이 곧 권력인데, 그 예산이 ‘나 홀로’ 안보를 담당해야 할 국방비의 무려 2.5배다.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거라는 국가부채는 2007년 말에 303조원이 될 거라고 했다. GDP의 30%밖에 안 된단다. 또 거짓말이다! 통계조작이다! 분식회계다! 전 세계가 국가부채로 잡는 통안증권(1997년 23조원에서 2005년 160조원으로 늘어남)과 정부산하기관의 부채와 정부가 이자를 꼬박꼬박 내는 공적자금을 더하면, 2006년 9월 현재 이미 아무리 낮춰 잡아도 700조원이 넘는다. 연금부실까지 합하면, 은행이 대손충당금을 쌓듯 계산하면 이미 1,000조원을 돌파했다. GDP의 120%다!

무능하고 무식했지만 살림은 짜게 하여 김영삼 정부는 연평균 4조원의 국가부채를 쌓았지만, 김대중 정부는 연평균 85조원씩 빚내서 선심 썼고, 노무현 정부는 연평균 99조원의 빚을 내어 흥청망청했다. 그러고도 행정수도다, 과거사 청산이다, 민주화 보상이다, 자주국방이다, 2030이다, 하여 약 2,000조원의 돈 쓸 일을 발표하고 IMF가 강력히 경고했듯이 노무현 정부의 ‘방해공작’ 때문에 평생직장이 더 이상 창출되지 않아 온 나라에 실업과 비정규직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데, 아버지는 소주 한 잔 마시기도 딸은 아이스크림 한 개 먹기도 조심스러워지는 마당에 원하는 서민들 모두에게 하루 세 끼 공짜 밥을 주겠다고 홀로 국가를 위하고 홀로 국민을 위하는 척한다.

생산은 전혀 못하는 3류 집단이 거짓과 왜곡, 사기와 사술과 마술로 용케 권력을 잡자, 분배와 평등의 이름으로 성실하고 정직한 국민들로부터 호랑이보다 무섭게 세금과 기금과 준조세를 쥐어짜서, 머리 굵어진 무능한 재벌의 아들이 아버지의 금고를 통째로 차고 앉아 아무 데나 ‘물 돈’을 뿌리듯 방방곡곡에‘눈먼 돈’을 뿌린다. 게다가 딴 주머니를 차고 국회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대를 이어 호심탐탐 적화야욕을 불태우는 민족반역자에게 아무 조건 없이 아니 받으면 선할세라, 기를 쓰고 갖다 바친다. 방송과 국정홍보의 일방적인 아름다운 말에 취하여 국민들은 아직도 긴가민가하면서 자신들을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몰고 가는 목자를 우르르 따라간다.

(2006. 9. 28.)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