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식과 권력이 손잡고 증오의 이빨을 드러내다 |
민주국가에서는 어떤 이론이든 자유롭게 발표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에 적용되고 그에 대한 반증이 나오고 또 나오면 정신이상자가 아닌 한, 사람들은 그것이 한갓 몽상이나 환상 또는 망상에 지나지 않음을 알고 더 이상 거들떠보지 않는다. 특히 멀쩡한 사람도 피에 굶주린 흡혈귀로 돌변시키는 이론은 사악한 마교의 주술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현란한 수사와 현학적인 용어를 동원했더라도 그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자연과학에서는 천동설이나 자연발생설 등 수천 년 동안 진리인 양 의심의 여지없이 받아지던 이론도 반증에 의해 오늘날은 한낱 술주정뱅이의 헛소리 취급도 받지 못한다. 사회과학의 이론은 그렇지 않다. 아무리 현실에서 엉터리로 판명된 것도 우기면, 떼를 지어 우기면, 문화권력의 트럼펫에 담기고 정치권력의 칼에 실리면, 유일무이한 진리로 군림할 수 있다.
사교나 마교에 한 번 빠진 자들은 죽을 때까지 스스로의 영혼을 되찾지 못한다. 강제에 의하지 않고 아무런 사심 없이 백에 아흔 아홉 그 사교나 마교의 주술에 반대하기는커녕 구더기를 피하듯 슬슬 피하면, 일시적으로 속았던 사람들은 악몽에서 깨어나듯 금방 잘못된 길에서 빠져 나오지만, 영혼이 저당 잡힌 광신도들은 스스로를 순교자로 확신하고 애오라지 거기에 매달린다.
한반도에 짙게 드리운 구름이 언제 천지개벽하듯 천둥번개를 치며 폭풍우를 쏟아 부을지 모른다. 이미 적잖은 사람들이 북한만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소리소문 없이 떠나가고 있다. 남은 가족이 몰살되는 연좌법도 두려워하지 않고 아무런 희망이 없는 동토에서는 말 그대로 생명을 걸고 해마다 적으면 수만 명 많게는 수십만 명이 탈출한다. 이런 소식이 들려온 지 어언 10년이다. 마침내 세계가 경악하고 UN에서 연이어 무려 2천만을 조리돌리는,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거대한 강제수용소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고 인류의 양심에 호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낮으로 민족과 인권을 떠벌리는 자들이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한국에서는 열이면 아홉 다들 고개를 외로 꼬고 멀뚱멀뚱 먼 산을 쳐다보고 있다. 무슨 말인가. 알고 그러하든 모르고 그러하든 한 패라는 말이다. 북의 독재자와 남의 친북좌파 및 최면 걸린 우파가 결과적으로 한 패라는 말이다.
홍수에 떠내려가는 돼지새끼는 건질 줄 알면서 홍수에 떠내려가는 부지기수의 사람은, 피를 나눈 지지리도 못 사는 사촌은, 기적적으로 스스로 헤엄쳐 나와서 다시 추위와 굶주림의 가시밭길을 걸어 열에 한 사람 꼴로 잘사는 사촌형의 대문 앞까지 기진맥진 기어온 자만 주위의 눈이 무서워 싸늘한 눈길로 맞이하지만, 홍수 난 현장에는 절대 가 보지 않고 증거가 없다며 잡아뗀다. 친북좌파정부는 이처럼 김정일의 쇄국정치와 정보차단을 8년 동안 철저히 악용하고 있다. 언론자유와 대의정치와 법치 등 1948년 건국 이후 줄곧 안보전문가 출신 대통령 시절에도 아시아에서는 일본 다음으로 전세계적으로는 개도국 중 가장 아름다운 민주주의의 꽃을 피운 대한민국은 일언지하 일당독재와 군사독재로 몰아붙이고, 극악한 김일성.김정일 공산독재는 사춘기 소녀들의 시어(詩語) 같은 민족이란 감상적인 말 한 마디로 두루뭉실 면죄부를 부여하고 단 한 마디 비판하지 않아, 마치 그 곳이 골고루 평등하게 사는 동네인 양, 민주주의가 뿌리내린 땅인 양, 한국의 반공정책으로 심히 왜곡된 곳인 양, 미소 냉전 체제의 희생양이라도 된 양, 히틀러도 놀랄 인권탄압은 미국의 음모인 양, 구렁이 담 넘어가듯 얼렁뚱땅 넘어가고 국내 정통우익을 수구보수로, 반통일세력으로 몰아 아예 씨를 말리려 하고 있다.
저들은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단물은 누구보다 많이 빨아먹었고 지금은 밥통이 한 개밖에 없음을 한탄하며 신물이 나도록 빨아먹고 있지만, 철없던 사춘기 시절에 누군가에 의해 주입된 망상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이 마흔이 넘고 예순이 넘고 여든이 넘어도 대뇌피질에 이식된 만민평등이란 망상의 칩을 제거하지 못하고 있다. 정말 무식이 철철 넘친다. 자유민주주의의 너그러움을 최대한 악용하여 점 조직과 선 조직으로 민주의 탈을 쓰고 ‘김일성 만세’ 의식화를 확산시켜 마침내 문화권력을 휘어잡고 이어 그 조직과 힘과 말을 십분 발휘하여 정치권력마저 휘어잡아 대한민국의 정통우익과, 귀신에 홀린 듯 60년 동안 한국을 도와 준 죄밖에 없는 미국을 향해 증오의 이빨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어쩌면 그들은 진실의 거울 앞에 발가벗고 서는 것이 너무 두려운지도 모른다. 오늘도 그들은 낮은 단계의 연방제 통일을 꿈꾸며,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마르크스의 거울에,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무식한 자본주의 해석의 거울에 비추어 그 허상을 바라보고 있다. 70년 강제 거울보기에도 불구하고 반증의 산더미에 파묻히고 민심의 돌팔매질에 박살난 마르크스의 거울에 비친 대한민국의 허상을 바라보며 증오의 이빨을 갈고 있다. 이처럼 실상을 외면하고 허상을 쫓으니, 그들은 날마다 보고 밤마다 듣고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한다. 혹시라도 진실의 거울과 마주칠까 봐, 그들은 잠자면서도 마르크스의 빨간 안경을 벗지 않고 북한 외에는 전세계가 인터넷으로 하나로 연결된 지구촌 시대에 벌건 대낮에도 김일성의 새빨간 거짓말에 어깨를 쫙 펴고 내재적으로 접근하여 귀를 쫑긋한다. 두근두근 영광된 통일조국을 꿈꾸고 있다. 시대적 소명 의식을 갖고 김정일 식 자주평화통일을 달성하려고 미군철수를 외치거나 그런 시위를 적극적으로 방조하거나 가슴을 두드리며 한사코 잡아뗀다. 그러면서 대놓고 강남과 서울대와 조선일보와 삼성을 전갈이나 독사 보듯 증오한다.
무식과 권력이 손잡고 증오의 이빨을 드러내는 것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 전체주의와 공산주의의 역사가 이를 생생히 증언하고 있다.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완벽하게 무장해제된 수백만 수천만 군상이 속수무책으로 학살되고 감금되고 고문당했던 것이다. 아직도 공산독재의 쇠사슬에서 반 발짝도 벗어나지 못한 북한의 상공을 지나 이제 햇볕정책에 반공정신이 눈 녹듯 사라지면서 북한인권을 전세계에서 가장 노골적으로 외면하는 한국으로 무식과 권력과 증오의 먹구름이 급격히 남하하고 있다. 이미 파란 하늘은 사라졌다. 태양은 흐릿하고 별은 아득하다.
(2006. 11.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