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파의 해와 달, 김정일과 김대중 |
여당은 짜고 치는 야바위인지 모르나 콩가루 집안이 다 되었다. 내년 초에 있을 ‘헤쳐 모여’에서 여당 중심으로 과연 좌파연합을 이룰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들은 초조한 기색이 전혀 없다. ‘타짜’의 여유만만함이 표정에 묻어 있다. 1년 앞선 여론조사여서인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아무리 바닥을 기더라도 별로 염려하지 않는다.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막가파식으로 서로를 헐뜯어도 그들의 촉각은 딱 두 군데로 모아져 있다. 그들의 해와 달, 김정일과 김대중이다. 이들로부터 낙점을 받고 후원을 받는 순간 좌파연합은 절로 이뤄지고 방송과 청와대가 문화권력과 정치권력을 총동원하여 새 일꾼을 결사옹위할 것이다.
그들 중 어떤 자는 핵실험에 관계없이 개성으로 달려가 춤판을 벌이고, 또 어떤 자는 유엔의 거듭된 대북한 인권결의안에 마침내 한국이 찬성표를 던진 것과 관계없이 금강산 관광단을 모집한다. 남북정상회담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솔솔 흘러나온다. 힘차게 외치는 자들도 여기저기 나타난다. 정치 안 한다며 전직 대통령이 목포에 가면 만사를 제치고 버선발로 대통령이 쫓아가 그 ‘마음 비움’에 최대의 찬사를 보낸다. 북한의 4년치 예산에 해당하는 달러를 인권유린 총대장이자 핵개발 총책임자에게 귀신도 모르게 갖다 바치고 목에 건 노벨평화상을 기리는 자리에 너도나도 눈도장 찍느라고 연말의 빼곡한 일정을 몽땅 취소한다. 자리가 파하고도 삼삼오오 모여 떠날 줄을 모른다. 중도를 표방하는 자들까지 우르르 모여 덕담을 늘어놓는다. 2007년 1월 1일은 세배객들로 동교동의 교통정체가 극심해질 것이다.
제1야당도 심상치 않다. KBS의 검증과 인터넷의 도배에서 미리 벗어나기 위해 ‘친북’민족과 ‘좌파’개혁의 호루라기를 입에 댔다 뗐다 한다. 슬금슬금 ‘한반도의 해와 달’을 바라보며 한국과 북한의 현대사를 재해석하고, 4.19와 5.16을 기준으로 민주와 독재를 선명하게 가르고, 5.18과 6.15를 기준으로 산삼과 무 중에서 대뜸 회춘하는 산삼을 골라잡듯 자주와 사대 내지 평화와 전쟁 중에서 서슴없이 좌파가 선점하고 위장한 자주와 평화를 골라잡는다. 그로써 30%의 고정표를 갖고 있는 DJ의 입김에 스치기라도 한다면 더없는 영광이다.
어느 날 조용히 세배객 중에서 유난히 절을 잘한 자를 따로 불러 손을 꼭 잡아 주고 어깨를 툭툭 쳐 주면, 그 새 얼굴이 우파 정당 중에 제2의 이회창이 누가 될지 모르나 그런 애송이를 물리치는 것은 여반장이다. 30%를 바로 따고 들어가니까! 그 순간 청와대 브리핑 팀과 KBS와 노조와 시민단체가 일제히 밀어주면, 10%는 그냥 올라갈 것이다. 거기에 떡 위에 고명을 올리듯 본인의 노력을 조금만 더하면 된다. 그러면 회심의 미소를 머금고 제2의 일심회는 한 달 전에 은밀히 정확한 예측을 올려 보낼 것이다.
그러나 저러나 40:0은 예삿일이 아니다. 따라서 양가죽을 쓰고 우파 정당의 천막 안으로 들어가는 게 무척 유리하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서 호랑이를 잡든, 호랑이에게 고춧가루를 뿌려 깽판을 놓든 하여간에 ‘한반도의 해와 달’에게 어여쁘게 보일 짓을 하는 자들이 결국 승패를 좌우할지 모른다.
두고 볼 일지지만, 두 번에 걸친 학습효과도 있고 남북한을 동시에 조이는 4강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아 우파 정당도 그리 호락호락 당하진 않을 듯하다. 이긴다면 압도적으로 이길 것이다. 아슬아슬하면 질 가능성이 높다. 그 경우 전혀 엉뚱한 것에 당할지 모른다. 전자투개표기가 한 예인데, 이것은 우파에게 유리할 게 하나도 없다. 우파 정당의 개혁파연(然)하는 자들이 세울 수 있는 최대의 공은 전자투개표기를 전혀 문제 삼지 않도록 기를 쓰고 협조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2007. 12. 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