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길을 걷는 홍준표

무시(無視)한 것이 아니라 무지(無知)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1. 

19일 한나라당 안보토론회. 국회의원 홍준표氏는 박근혜 前 대표의 헌법 제3조 존치론을 몰아세웠다.


《북한은 91년 UN에 가입해서 국제법상으로 국가가 됐고, 국가보안법은 52년에 제정된 그 이전 법이다. 국제법과 국내법이 충돌할 때는 선후 원칙을 따르는 게 원칙이다. 북한을 反국가단체로 규정한 조항들을 개정해야 한다(홍준표氏 발언 中)》


홍 씨의 논리는 이랬다.


① 91년 UN가입은 헌법 제6조 1항(헌법에 의하여 체결·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에 규정된 『국내법적 효력을 부여할 국제법규』이다.

② 91년 UN가입은 52년 국가보안법보다 신법(新法)이다.

③ 法규범 충돌 시 「신법우선의 원칙」에 따라 북한은 反국가단체가 아닌 국가(國家)이다.

홍 씨는 자신이 『법률가임』을 강조하며 非법률가인 朴대표를 비아냥댔다.


『노무현은 좌파의 포로가 됐지만 박근혜는 우파의 포로가 됐다...이런 것들 때문에 계속 한나라당이 反통일 세력이 되는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2.

홍 씨에게서 책을 버린 무식(無識)한 정치인의 얼굴을 발견했다. 그가 『법률가』임을 고려한다면, 이날 발언은 북한을 국가로 만들기 위한 「의도적 거짓말」이었는지도 모른다.


3.

법 규범이 충돌할 때는 여러 원칙이 있다. 홍 씨가 예로 든 「신법(新法)우선의 원칙」도 그 중 하나다. 「특별법(特別法)우선의 원칙」도 있다. 그러나 이들 원칙 중 첫째는 「상위법(上位法) 우선의 원칙」이다.


북한을 反국가단체로 보는 것은 헌법(憲法)의 규정이고, 홍 의원이 「북한이 국가」라는 근거로 제시한 소위 국제법규(92년 UN동시 가입)는 헌법의 하위 규정이다. 헌법 제6조 1항에 나오듯 국제법규(國際法規)는 국내법(國內法), 즉 법률(法律)과 같은 효력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사회시간에 배웠듯 헌법-법률-명령-규칙의 순서인 것이다. 따라서 헌법은 국제법규에 우선한다.


홍 씨는 북한을 국가적 실체로 인정하기 위해 「상위법 우선의 원칙」은 빼 버리고 「신법우선의 원칙」만 거론했다. 그리곤 자신이 『법률가』라고 잘난 척했다. 金正日집단을 국가로 인정하기 위해 헌법을 송두리째 무시한 채 말이다. 

     

더 한심한 것은 홍 씨가 국제법규라고 제시한 92년 UN동시 가입이 헌법 제6조 1항에 나오는 『국내법(國內法)과 같은 효력을 갖는 국제법규(國際法規)』가 아니라는 데 있다.


UN동시 가입은 UN의 결의사항이다. UN의 결의사항은 헌법 제6조 1항의 조약(條約)이나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國際法規)가 아니다.


홍 씨의 말처럼 UN의 결의사항을 조약(條約)이나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國際法規)로 보아 국내법(國內法)적 효력을 인정한다면, 「주권국가(主權國家)」란 존재할 수 없다. 모든 나라가 UN의 지배를 받아야 할 것이다.


만일 이 같은 효력을 인정하려면, 헌법에 특별(特別)규정을 둔다. 『우리 OOO국가는 UN의 결의사항에 국내법적 효력을 부여한다』는 식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헌법 제6조 1항에서 이 같은 해석의 여지가 없다. 이것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해석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UN동시가입과 같은 다자조약·국제기구 가입은 국가적 실체를 인정하는 국제법상 「국가 승인(承認)」과 무관(無關)하다. 동서독 역시 UN은 물론 여러 다자조약·국제기구에 가입했지만, 대표부(代表部)를 뒀을 뿐 대사관(大使館)을 두지 않았다. 서로를 끝까지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홍 씨는 「상위법 우선의 원칙」, 「UN결의는 국내법적 효력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국내법(國內法) 원칙도 무시하고, 「UN동시가입은 국가승인과 무관하다」는 국제법(國際法) 원칙도 무시했다.


무시(無視)한 것이 아니라 무지(無知)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 행태는 내란집단을 국가로 인정하자는 것이니 분명 반역적(叛逆的)이다.


반역을 추동하는 『법률가』 노무현의 길을 또 다른 『법률가』 홍준표가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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