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놀랐다. 그것도 두 번. EBS에서 방영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시대의 초상’이라는 것이 있다. 그것이 지난 3월 정도부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쨌든 두 번 놀란 것은, 그것의 제 1회가 ‘이문열’선생이었던 것이고 또 하나는 지난 주에 방송된 대기자(大記者) ‘조갑제’ 대표의 방송이었다는 것이다. 현 정권과는 소위 ‘코드’가 안 맞는 사람들의, 그것도 짧은 인터뷰정도가 아닌 다큐멘터리를 했다는 것에서 놀란 것이다. 물론, 왜 EBS가 그들의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잠시 접어두자.
내가 월간 조선을 제일 처음 본 것이 아마 고등학교 때였을 것이다. 어린 나이인 10대 시절에는 이상한 것이 하나 있다. 세상에 대하여 제대로 아는 것도 없으면서 그저 기성세대에 대한 ‘묻지마’ 반감을 가지고 그곳을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 그것이다. 나 역시 그 시절에는 그러하였으며 거기에 더하여 약간 맛이 가신 은사님들 덕택에(?) 미제(美帝)추방과 군정타도를, 세상을 바라보는 기본 관점으로 삼은 적이 있으니까 말이다. - 그런 자극적이며 얄팍한 교설(敎說)은 어린 나의 오성에 얼마나 짜릿함을 부여했는가!
그런데 그것 - 내가 생각한 것이나 그 맛이 가셨던 은사들께서 가르쳐 주신 것이나 - 이 얼마나 잘못 되었던 것이라는 것을, 정확한 ‘팩트(Fact)'로 찍소리 못 하게 했던 존재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조갑제 대표 - 당시 기자 - 였다. 사실 나는 은사 또는 스승이라는 권위에 복속되어, 또 그것에서 나오는 그들의 무오류적일 것 같은 진실 - 최소한 어린 순수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절대 사실과 절대 진실을 ’당연히‘ 말해 줄 것이라는 선입견으로 - 과 우리나라 최고의 시사지(時事誌)의 대기자가 쓴 기사 사이에서의 그 묘한 괴리감이 나를 혼란스럽게 했던 그 기억은 생생하다.
나는 우익의 패배는 항상 우익 또는 우익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 자신에게 있다고 말한다. 나는 우익의 적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핑계를 돌리지 않는다. 그것의 이유 가운데 하나로 굳세게 포진한 우익의 맹장들의 금과옥조 같은 조언과 충언을 ‘실천’하지 않은 것에 있다고 주장한다. 이문열, 조갑제, 김대중(조선일보 주필), 류근일 등과 같은 초(超)맹장들의 글과 말을 보고 들을 수 있으면서도 어리버리, 우왕좌왕, 좌고우면 그리고 같은 편 발목 걸기 등의 황당한, 그들의 말과 정 반대 되는 꼴갑질과 삽질로 나라를 엉망으로 만든 것은 저들 적색분자들이 아니라 우익일 뿐이다.
가끔 생각하는 것이 있다. 만약 조갑제라는 대기자가 없었다면 속속들이 대한민국의 정치에 대한 일들을 알 수 있었을까? 솔직히 그런 엄청난 자료들을 조갑제 대표나 월간 조선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어디서 알 수 있었겠는가? 라는 것을. 그러하듯 우익은 패배에 대하여 할 말이 없다. 조갑제닷컴에 있는 그 수많은 자료들을 보라! 월간 조선에 또는 조선일보에 항상 실리는 기사와 칼럼들을 보라! 그런 훌륭한 무기를 가지고 있음에도 거짓 선동과 감성 흔들기라는 허술한 무기로 국민들을 후린 무리들에게 보기 좋게 깨진 것을 어찌 해석해야 되는가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더 황당한 꼴을 본다. 적색분자들의 거짓을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그렇게 좋은 자료들에 달리는 리플들은 없으면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하여 조언의 글이나 비판의 글에는 득달같이 달려들어 조갑제 대표를 ‘빨갱이’로 몰고 ‘부도덕자(不道德者)’로 낙인찍어 버리는 것이다. 무기를 들고 싸워야 할 상대와 때와 장소를 모르고 오히려 훌륭한 그것을 제공해 준 사람에게 말도 안 되는 헛소리와 쌍욕을 지껄이는 사람들이 그 황당함의 주인공들이다. 그런데 그것을 보니 알게 되는 것이 있다. 적색분자들을 타도할 좋은 무기를 내 주었을 적에는 무얼 하다가 이제는 앞뒤 안 맞는 코미디로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 더 나아가서는 짜증과 분노를 유발시키는 - 사람들이 우익이라고 주장을 했으니 저들에게 패배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는 것을. 세상에 원인 없는 결과가 어디 있겠는가.
아마 지금쯤 조갑제 대표께서도 후회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물론 내 생각에 말이다. ‘내가 이런 사람들에게 이렇게 좋은 정보를 왜 공개해 주었을까’하고 말이다. 나는 조갑제 대표께 정말 고마운 것이 있고 죄송한 것이 있다. 위에서 말했지만, 그런 훌륭한 정보들이 담긴 자료창고 - 조갑제닷컴 - 를 무료로 보여주는 것이 감사하며 그런 좋은 자료를 가지고도 나라를 몰락으로 가지고 가는 종자들의 행패를 막지 못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말이다.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적색분자들은 자신의 동료들이나 같은 편들이 미디어 등에 출연하게 되면 그것에 대한 적극적 홍보와 더 나아가 그들에게 부족한 것을 반성한다. 그러나 우익 - 또는 우익이라 주장하는 자들 - 은 홍보는커녕 그것에 대해 내부에서의 논의조차 보이지 않기에, 나만이라도 저들에게 맞서는 조그만 실천을 실행에 옮겨야 하지 않나 해서이다. 또 항상 조갑제 대표에게서 얻은 정보들에 대해 감사드리고 싶었기에 이렇게 글을 쓴 것이다.
지난 주에 나간 방송인데 워낙 정신없이 바쁘다보니 후기를 지금에서야 올리게 되는 것을 양해 바란다.
2007. 7. 20 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