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反共)의식이 투철한 친지 한 분이 『10·4선언은 NLL을 무력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너무 극단적인 평가가 아니냐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선언에는 NLL이라는 단어가 한 마디도 등장하지 않는다.
『공동어로수역』,『공동어로구역』,『평화수역』,『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경제특구건설』,『해주항(港)활용』,『한강하구 공동이용』,『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등 난잡한 단어의 나열이 있을 뿐이다. 결과적으론 NLL을 무력화하는 것인데, 평화·번영·경제, 좋은 말로 범벅을 해 아닌 것처럼 감추고 있다. 여간 고민해보지 않고는 속지 않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친북세력이 휘두르는 또 다른 사술(詐術)은 「對北지원 = 통일비용」이라는 주장이다. 盧정권은 천문학적 「퍼주기」가 비판의 도마에 오르자, 연일 이런 식의 억지를 부린다. 『對北지원이 통일비용을 줄여줄 것』이라는 주장을 계속해 온 이재정氏 外 몇몇 주장을 더 인용해보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9일 『10월5일 여론 조사한 결과, 국민들의 84.3%가 정상회담을 「성공적」이라 평가했고, 68.6%가 남북정상선언의 합의사항 이행을 위해 필요한 통일비용(統一費用)을 부담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아예 10·4선언의 對北지원은 통일비용이라는 전제로 설문했다.
대통합민주신당 국회의원 이화영이라는 者는 8일 머니투데이에 10·4선언의 소위 對北지원에 대해『북한 경제가 세계시장에 자연스럽게 편입되어 향후의 통일비용(統一費用)을 절감하게 하는 결정적 계기를 만들어 줄 것이다』라고 적었다.
경향신문 박종성 산업부장은 7일『남북경협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남북경협사업은 통일의 충격을 줄이는 안전판이기 때문이다』며 『남북경협에 적극 나섬으로써 우리는 막대하게 투입돼야 하는 통일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
對北지원이 통일비용을 줄여줄 것이라는 주장이 거짓임은 노무현氏가 입증해줬다.
盧씨는 10월4일 개성공단에 와서 『우리가 개성공단을 통해 북측이 개혁·개방될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게 조심성 없는 말이었다. 일방적인 생각이 자꾸 얘기돼서 오해를 사는 일이 없도록 하자』며 『개혁·개방은 북측이 알아서 할 것이고 정부는 인터넷이나 전화 등 불편한 것만 하나하나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對北지원이 북한이 개혁·개방이 아닌 김정일 정권을 유지·강화하는 데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對北지원이 북한을 개혁·개방시키는 것이 아니라면, 이 돈은 통일비용(統一費用)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해체비용(解體費用)을 늘려주는 데 불과하다.
통일비용이라는 것은 통일됐을 때 낙후된 북한경제를 끌어올리는 비용이다. 기업(企業)을 일으키고, 시장(市場)을 만들어 북한주민이 먹고 살 수 있도록 하는 코스트다. 사회주의 계획경제 아래서 경쟁력을 잃은 경제행위·경제수단·경제정책을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경쟁력 있는 경제행위·경제수단·경제정책으로 변형하는 비용이다.
「對北지원」이 「통일비용」을 줄여주려면, 對北지원이 북한의 기업(企業)을 일으키고, 시장(市場)을 만들어야 한다. 사회주의 계획경제 아래서 경쟁력 없는 부문들을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바꿔줘야 한다. 한마디로 개혁(改革)·개방(開放)을 시켜야 한다.
지난 7년간의 對北지원은 북한에 단 하나의 시장(市場)도, 단 하나의 기업(企業)도 만들지 못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는커녕 사회주의 계획경제만 되살려 냈다. 개혁·개방을 시키지도 않았고, 앞으로는 이런 말도 못 쓰게 됐다.
오히려 북한정권은 「천문학적 對北지원에 힘입어」 선군(先軍)정치를 강화하고, 核개발에 성공했다. 밀리터리밸런스(Military Balance, 세계군사력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00년에서 2006년간 군사비 지출을 3배로 증강했다. 이러한 투자는 核과 미사일 외에도 상륙정·잠수정 등 북한의 도발능력을 제고시켰다.
북한정권은 「천문학적 對北지원에 힘입어서」김일성·김정일 신격화(神格化)를 강화해왔다. 크리스챤사이언스모니터(Christian Science Monitor) 발표에 따르면, 金부자 우상화 예산이 90년대 후반 전체 국가예산의 19%였으나, 2004년에는 38.5%로 늘어났고, 2006년에는 40%로 증가했다.
도로(道路)를 깔아주고, 항구(港口)를 만들어준다고? 북한정권은 도로와 항구를 만드는 데 들어갈 달러를 절약해 이 돈으로 「무기개발」과 「대남공작」에 투입할 것이다. 인민을 위한 기업이나 시장은 결코 나오지 못한다. 「선군정치」와 「조국통일」이라는 북한정권의 체제목표가 바뀌지 않는 한 이것은 불가피하다.
유일사상(唯一思想)을 고수하는 독재정권(獨裁政權)에 퍼주는 돈은 《통일비용(統一費用)》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통일됐을 때 《해체비용(解體費用)》을 늘일 뿐이다. 어차피 망할 정권의 생명을 연장시키면 뒷감당은 더욱 어려워진다. 김일성 동상과 핵폭탄이나 만들어 줄 對北지원에 인도적이니 통일비용이니 하는 것은 죄다 속임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