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풍환우(呼風喚雨)하는 노무현 마술사

결과는? 노무현의 지지율 50%! 이명박을 바싹 추격!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의 개혁개방에 대못질하고 오자, 전국이 벌집 쑤신 듯이 요란스럽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의 개혁개방에 게구멍(개구멍이 아님)을 내고 왔을 때는 전국이 긴 가뭄 끝에 단비가 온 듯이 온통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었다. 세계도 놀라 '슨상님'께 노벨평화상을 바쳤다. 7년 전에는 방송이든 신문이든 인터넷이든 하나같이 사랑에 빠진 향단과 방자처럼 일시에 이성이 마비되어 비판의 소리, 경계의 눈초리는 아예 자취를 감추었다. 어찌 독자의 의견에 가느다랗게 올라오더라도, 그것은 단비 촉촉이 내리는 날에 산성비를 되우 걱정하는 것처럼 생뚱맞았다. 바로 그 때 얼음보다 차가운 쑥대머리로 왼쪽 입가만 살짝 비틀어 빙긋이 웃는 자가 있었으니, 그 자는 바로 김정일이었다.
 "흐흐흐, 4800만도 내 손안에 들어왔군."

 1차 크게 속은 바 있어서인지, 이번에는 흥분과 개탄이 동시에 터져 나온다. 흥분은 '저 꿀은 보나마나 이제 우리 거다, 내 거다!'라고 노골적으로 침을 삼키는 소리요, 개탄은 '가만두면 될 벌집을 굳이 확 쑤셔 왜 벌이 천지사방으로 날게 만드느냐, 꿀은커녕 애꿎게 우리만 벌에 쏘이겠다...'라고 걱정하는 소리다.

 놀라운 일은 그 때나 지금이나 효과는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이번에도 효과만점이다. 그 당시도 흥분과 환희는 금방 사라지고 좌우는 다시 선명히 갈렸다. 갈리되 우익은 선명성 논쟁으로 지리멸렬되었고, 좌익은 모래와 자갈에 시멘트(김대중) 섞어 물(김정일)을 부은 듯이 단단해졌다. 단지 이번에는 우익은 다 된 밥에 코 안 빠뜨리려는 듯 압도적인 여론 1위 후보를 낸 당이 차마 쌍수는 들지 못하고 한 손은 높이 들고 다른 한 손은 어중간하게 들고 '어음 결제'를 약속하는 걸 필두로 지리멸렬하고 있다. 날개 꺾인 조선과 동아가 긴 '사실' 보도에 덧붙여 짧은 '사실 꼬집기' 사설과 칼럼으로 자못 붓끝을 날카롭게 번득이지만, 그건 위기에 몰린 아낙네가 은장도로 스스로의 가슴을 겨누며 위협하는 것처럼 애처로워 보인다. 게다가 조중동의 한 축인 중앙은 요상한 '고함'을 고정 연재하여 노동신문의 자매지로 전락해 버렸다.

 우익의 목소리는 오히려 인터넷에서 천둥처럼 요란하지만, 그보다 한 수 위의 포털들이 4대 천왕처럼 길목을 딱 지키고 서서, 친북좌익은 대문으로 중무장하고 무시로 드나들게 하고 무장해제된 쓸쓸한 우익은 철조망 아래 두더지 구멍으로 몰래 드나들게 하고 있다. 실지로는 인터넷에서 우익이 목이 터져라 외치는 방성대곡(放聲大哭)이 공기가 없는 달나라에서 고함치는 것처럼 아예 들리지가 않는다는 말이다. 방송은 조선과 동아의 입을 뭉개고, 포털은 인터넷의 팔을 비튼다. 결과는? 노무현의 지지율 50%! 이명박을 바싹 추격!  

 기어코 진돗개처럼 끈질긴 노무현 마술사가 화려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일찍이 노무현 마술사는 대연정의 마술, 개헌의 마술을 부리려다가 자기편이 던진 수류탄이 터져 무대가 폭삭 내려앉고 소매에 숨겨둔 비둘기가 미리 고개를 삐죽이 내미는 바람에 박수는커녕 비웃음만 샀었는데, 절치부심 이번에는 아예 호풍환우(呼風喚雨)하는 데 성공했다. 그가 방탄차에서 내려 몇 걸음을 걸으며 남북의 기를 한데 모아 하늘을 가리키자 난데없이 북태풍(北颱風)이 불기 시작하면서 뭉게뭉게 구름이 일기 시작했고, 노예 어린이들의 아수라 공연을 보면서 홀로 벌떡 일어나 손뼉을 치자, 먹구름이 이내 장대비가 되어 억수로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 동안 제대로 된 친북좌파 식 개혁을 안 한다고 토라졌던 자들도 일시에 돌아서서 발을 구르며 외치기 시작한 것이다.
 "오빠, 사랑해! 우리 당장 결혼하자! 형님, 역시 우리 형님이야! 형님, 그럴 줄 알았습니다! 보라, 우리 형님이 돌아오셨도다!"

                       (2007.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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