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會昌의 지지율 20% 돌파의 의미는?

이명박이 부패로 이회창을 공격하면 자신의 눈을 찌를 것이다. 지난 달 27일 불교방송이 조사한 이회창 전 총재의 첫 지지율은 14%였습니다. 그러나 30일 문화일보가 조사한 이회창의 지지율은 16%로 상승했고 어제 서울신문이 조사한 이회창의 지지율은 17%로 다시 상승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SBS와 MBC의 여론조사 결과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입니다. SBS의 여론조사 결과는 이명박 38.7% 이회창 19.1% 정동영 17.1% 순이었으며 이회창을 제외할 경우에는 이명박 49.7%, 정동영 17.5%로 나왔습니다.



MBC의 여론조사 결과 역시 아주 재미있습니다. 여기서는 이명박 40.3% 이회창 22.3% 정동영 13.1%로 나왔습니다. 불과 열흘전 MBC의 여론조사에서 이명박이 52%가 넘는 지지율을 보여주었던 것을 기억한다면 이명박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격세지감일 것입니다. 그럼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요?



처음 쓴 글에서 이번 대선은 지역구도가 결정할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먼저 이회창의 등장 전 이명박의 지지층을 지역구도로 분석해보겠습니다. 이명박은 현재 수도권과 강원권, 충청권과 영남권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이 그동안 대선에 출마했던 기존의 한나라당 후보와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지지기반입니다. 이명박의 최대 지지기반은 바로 수도권입니다. 결코 영남이 아닙니다. 현재 영남에서 이명박을 지지하는 이유는 이명박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이명박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영남정당인 한나라당의 유일한 대선후보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명박은 과거 한나라당은 가질 수 없었던 새로운 계층의 견고한 지지를 갖고 있습니다. 바로 운동권 386세대들입니다. 이 계층은 한나라당보다 이명박 후보 개인이 좋아서 지지하는 성향을 갖고 있으며 지난 대선에서는 이회창보다 노무현을 지지했던 여권의 주된 지지층이었던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한나라당 지지층과 새롭게 끌어들인 수도권 40대 이하 계층이 바로 지금까지 50%가 넘는 지지율로 이명박 대세론이라는 '정치적 괴물'을 만들어낸 주요 요인이었던 것입니다. 특히 여권 지지층에서 1표를 가져오면 한나라당에서는 2표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여권에서 가장 피하고 싶었던 후보가 바로 이명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렇다면 기존 여권의 지지층이었던 운동권 386세대들은 왜 이명박을 지지하는 것일까요? 그건 바로 그들이 원하는 시대정신이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2007년의 시대정신은 '경제'입니다. 이제 그들이 바라는 것은 '반미'나 '평화'가 아니라 '먹고사니즘'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경제'입니다.



그리고 이명박이 서울시장 재직시절 보여준 청계천과 서울시 교통체계라는 결과물은 그가 노무현과는 달리 말보다는 실천이 앞서는 인물이라는 것을 분명히 드러냈으며 따라서 이명박의 박정희식 '우리 다시 한번 잘 살아보세'같은 주장에도 그들이 호응하고 열광할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실천”과 “경제”야 말로 바로 그것이 이제 그들이 바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대선의 시대정신은 작용과 반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지난 대선의 시대정신은 '반미'와 “진보”였습니다. 그래서 '반미'의 이미지를 가장 잘 부각시킨 노무현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노무현 정권의 '무능'이라는 작용은 이명박이라는 반작용을 불러왔습니다. '무능한 진보'보다는 '유능한 부패'가 낫다는 식입니다.



그것은 이명박이 여권의 전방위 사격식의 BBK공세에도 쓰러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명박은 이회창이 아닙니다. 이명박은 이회창과는 달리 결코 깨끗한 이미지로 지지를 받는 것이 아닙니다. '부패해도 좋으니 경제만 살려라“가 이명박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이명박에게 바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지난 대선에서의 김대업식 폭로가 이회창의 대쪽 이미지를 무너뜨리는데는 도움이 되었지만 이회창과 같은 깨끗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이명박에게는 여권의 BBK공세가 결코 통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명박의 지지층과 박근혜의 지지층은 정치적 스탠스가 크게 겹치지 않았습니다. 그건 한나라당 지지층의 외연성 확대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회창의 등장은 이명박에게는 거대한 “창풍”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BBK 하나로는 절대 이명박을 쓰러뜨릴 수 없습니다. 기존의 반노(반여권), 비명박(친박) 성향의 유권자들이 노무현과 정치적 스탠스가 같은 정동영을 새로운 대안으로 선택하진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대안이 생겼습니다. 바로 이회창입니다. 박근혜는 안보에 가장 민감한 강원권과 영남권, 그리고 “대전은요?”라는 말 한마디로 대전을 탈환할 정도로 충청권의 견고한 지지층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이명박의 지지기반인 수도권에서도 20대 일부와 50대 이상은 박근혜의 강력한 지지기반입니다.



현재도 여권이 그토록 두려워하는 이명박 대세론을 만들어낸 50%가 넘는 지지율이란 “정치적 괴물”은 그 두가지가 결합해서 생긴 화학물입니다. 그런데 이명박이 걱정도 하지 않던 후자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당연히 영남정당인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되면 당연히 쟁취해야 할 것이 이재오 같은 돌연변수로 인해 새로운 대안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이명박을 향한 소극적 지지가 이회창이라는 변수로 인해 이명박에 대한 적극적 비토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그들에게 박근혜는 단순한 정치인이 아닙니다. 그리고 수도권 20대와 50대 이상과 영남, 충청, 강원은 박근혜가 앞으로 차기 총선과 차기 대선에서도 여전히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역기반이 되는 지역입니다. 그들은 지난 대선에서는 이회창을 찍었고 이번에 박근혜가 대선에 출마하지 못했더라도 차기에는 박근혜를 찍어줄 사람들입니다. 아마도 이러한 미래가 있기 때문에 현재 친박성향의 한나라당 의원들도 친이명박으로 말을 갈아타지 않고 박근혜를 떠나지 않는 것입니다.



지난 97년 대선에서는 충청의 대표 정치인이었던 김종필에게 김대중이 내각제와 정권의 50% 지분을 약속함으로써 충청과 호남의 첫 지역연합이 이루어졌고 또한 IMF라는 충격적 사건으로 인한 수도권의 승리로 김대중이 이회창에게 39만표 차이로 승리했습니다. 2002년 대선에서는 역시 행정수도이전이라는 지역개발공약을 기반으로 한 충청과 호남의 2차 연합과 역시 반미라는 시대정신으로 공략한 수도권의 승리로 노무현이 이회창에게 57만표 차이로 이길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이회창이 이번 대선에서 폭풍의 핵으로 등장하게 된다면 이회창은 이명박에게 만만한 상대가 아닙니다. 이회창은 충청에 지역기반을 갖고 있는 충청의 대표 정치인입니다. 또한 차떼기 논쟁은 이회창보다는 현재 한나라당 후보인 이명박에게 더 큰 데미지를 안겨줄 쟁점입니다.



특히 이명박이 먼저 “부패”를 갖고 이회창을 공격하는 것은 아이러니입니다. 그렇게되면 기존의 이명박이 갖고 있는 “부패”해도 “유능”하다라는 정치적 스탠스가 “차떼기” 공격으로 인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BBK와 같은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는 이명박이 이회창을 공격한다면 국민들은 과연 어떤 시선으로 이명박을 바라볼까요?



여권이 부패로 공격하는 것과 이명박이 부패로 이회창을 공격하는 것은 다릅니다. 자충수를 둘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주에 있는 이회창의 출마여부는 이번 대선의 폭풍의 핵이 되는 것입니다. 기존의 지역구도가 무너진 이상 이명박의 지지율이 30% 후반대로 떨어지면 “이명박 대세론”이 무너지고 이회창의 지지율이 20%를 돌파하는 순간 “이회창 대체론”이 정치적 생명력을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남은 48일은 대선정국에서는 조선왕조 오백년만큼 긴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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