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립하던 범여권의 후보들이 의외의 경선 승리자 '번쩍번쩍 혀의 칼'을 중심으로 단일화의 훈풍을 몰고 오는가 했더니, 서서히 안개가 걷혀 가던 정계의 한복판에 늦가을 태풍에 실려 메가톤 급 '안보 창'이 꽈광 꽂혔다. '둔중한 창'은 단숨에 범여권의 '번쩍번쩍 칼과 표창과 단도'를 제치고 제2의 무기로 부상했다. '금 나와라 뚝딱 경제 방망이'는 본선보다 어려운 예선을 이상야릇 아슬아슬 통과한 후 재미 많이 본 여론조사에 따른 대세론을 굳혀가며 아랫것들을 시켜 '오만의 극치'를 부리다가, 아랫것들에게 짐짓 작은 눈이 찢어질 듯 부릅뜨고 호통치고는 다급하게 '백의(白衣) 천사의 붕대 손'을 잡으려 허둥지둥 달려간다. 코흘리개에서 눈물 글썽이는 할머니와 콧날이 시큰한 할아버지, 발을 동동 굴리는 아줌마와 코를 실룩거리는 아저씨에 이르기까지 그 누구나 덥석덥석 잡아 주던 가녀린 붕대 손이었지만, 대문을 굳게 잠그고 백의의 천사는 쑥 내민 '경제 방망이'를 잡기는커녕 머리카락 한 올 보여 주지 않는다. 이른바 침묵 모드!
사실 제일 다급한 자는 '평양의 핵폭탄 박치기'이다. 범여권에는 눈에 확 띄게 '햇볕 보험'을 들어놓았고, 야권에도 조금만 자세히 보면 금세 알아차릴 수 있는 햇볕 보험을 들어놓았는데, 그래서 누가 되든 햇볕은 향후 5년간 개성과 금강산과 해주와 백두산의 태양전지판을 불태울 듯 쨍쨍 내리쬐게 되어 있었는데, '돌아온 둔중한 안보 창'이 햇볕을 아예 차단해 버리겠다며 표표히 초대장도 없이 무대에 뛰어오른 것이다. 무대의 한가운데에 깊숙이 꽂힌 '안보 창'을 보고 제일 반긴 사람들은 1만3천 명 지옥 탈출자였다.
"우리에게도 1만 표가 있노라!"
제일 당황한 쪽은 제 꾀에 제가 속은 조선 손오공과 동아 저팔계와 중앙 사오정이다. 공들여 쌓은 탑이 일시에 무너지게 되었으니, 여차하면 '번쩍번쩍 혀의 칼'에게 '금 나와라 뚝딱 경제 방망이'가 두 동강 나게 되었으니, 횡설수설할 수밖에 없고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고 공자왈맹자왈할 수밖에 없다. --반칙이다! 내부의 적이다! 대쪽 아닌 개쪽 늙은이다!
'번쩍번쩍 혀의 칼'이 무대에 오르면 박수 소리가 눈에 띄게 줄었어도, 당황하는 척 그의 응원 부대 한겨레 나팔수와 KBS 나팔과 MBC 깽깽이가 아연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양수겸장(兩手兼將), 양쪽에서 동시에 '장'을 부르듯이 양쪽에 칼을 쥐고 창과 방망이를 교대로 푹 찌르고 쓱 베면 어부지리를 취할 수 있다고 희희낙락하며 불난 집에 신나게 선풍기 돌리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안보 창'은 양쪽으로부터 동상이몽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10년간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원수로 지낸 좌파와 우파 양쪽이 언제 룸살롱에서 화해의 폭탄주라도 마셨는지 햇볕을 차단하려는 정통우파 '안보 창'을 동시에 공격하고 있다. 앙앙불락하던 '현장법사의 지팡이(금 나와라 뚝딱 경제 방망이)'파와 '번쩍번쩍 칼'파가 '안보 창'을 맹렬히 공격하고 있다. 누구보다 '번쩍번쩍 칼'을 두 동강 내겠다는 '안보 창(알고 보면, 악마를 물리치는 현장법사의 지팡이이기도 함)'을 반겨야 할 손오공과 저팔계와 사오정이 평양 핵폭탄 박치기의 이중보험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알쏭달쏭 가짜를 결사 옹위하고 있다. '경제 방망이'에겐 아무리 의혹에 의혹이 쏟아져도 '카더라' 방송과 '쑤군쑤군' 소문을 그대로 인용 보도할 뿐, 사실을 파헤치는 기자정신을 단 한 번도 발휘하지 않고, 이제 패장(敗將)이 적군이 아닌 부하들에게 마구 휘두르는 전가의 보도마냥 적법과 원칙과 대세를 내세워 '안개 속의 지팡이(실은 도깨비 방망이)'를 결사 옹위하고 있다.
평양의 핵폭탄 박치기는 한국에 이중보험이 아니라 삼중보험을 들어 놓았나 보다. 그렇다면 이중보험이 흔들흔들하더라도 삼중보험 덕에, 평양 박치기에 뇌물 5억 달러를 바쳐서 낚아 챈 노벨평화상으로 빛나는 '햇볕'은 다시 금강산과 개성과 해주와 백두산의 집열판을 이글이글 비출지 모르겠다. 만에 하나 그렇게 되면, 아마 5년 안에 나머지 북한 땅에 이어 서해 NLL로부터 시작하여 한국 땅 전체도 캄캄한 어둠 속으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갈지 모르겠다.
(2007. 11. 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