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과 부정에 침묵하고 '권력쟁취'에만 광분하는 한나라당의 정권교체는 '좌파정권의 변종' 그 이상 이하도 아닐 것이다.
MB의 진실게임, 일단 부정 – 증거 자료 제시 – 사과?
닉슨의 진실게임, 고백 – 명예 – 사퇴
한국전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던 1952년 미국은 대통령 선거로 불이 붙었다. 20년간 집권한 민주당 출신 대통령 트루먼은 ‘불출마’ 선언을 했기에 대신 일리노이 주지사 아들라이 스티븐슨(Adlai Stevenson)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웠다. 공화당은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 ‘아이젠하워’를 후보로 내세웠다.
스티븐슨은 풍부한 교양과 지식, 재치 그리고 세련된 웅변 등으로 많은 진보주의자와 지식인들로부터 대대적인 지원을 받았다. 아이젠하워 역시 맥아더 장군을 누르고 1차 투표에서 지명된 저력있는 후보였다. 그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젊은 상원의원 리차드 닉슨(Nixon)을 러닝 메이트로 삼았다.
아이젠하워는 ‘한국전쟁 종결’을 최대 공약으로 내세우는 것과 동시에 정부와 사회 내에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있는 공산주의자들을 뿌리뽑자고 외쳤다. 닉슨은 민주당의 공산주의자들에 대한 ‘비겁함’, ‘배신행위’ 등을 들춰 내면서 민주당을 가리켜 “공산주의를 몰아내겠다는 명목하에 겁쟁이들만을 모아 놓은 힘없는 집단”이라고 맹공을 가했다. 또한 ‘부정부패 일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높이 들고 민주당의 예산 부정행위들을 폭로하기도 했다.
20년만의 공화당 정권 탈환
선거가 한창 정점에 오르고 있을 무렵, 기묘한 사건이 발생했다. 민주당 성향의 ‘뉴욕포스트’가 닉슨 개인의 ‘부정’을 폭로하면서 ‘부정부패 일소’를 기치든 공화당에 치명적 타격을 가했다.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 닉슨은 캘리포니아 백만장자 클럽에서 선거비용으로 몰래 18000 달러를 받았다”
닉슨은, 그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이 아니라 우편료, 통신비, 비서 고용 등 공식적으로 지출하였기에 추호도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공화당의 지지율이 추락하기 시작하자 캠프 안팎에서 닉슨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갔다. 아이젠하워 역시 화가 나기 마찬가지였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닉슨이 직접 국민 앞에서 진상을 밝히도록 TY방송 시간을 샀다. 닉슨은 차분하고도 엄숙하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밍크코트가 없는 내 아내는 공화당이란 훌륭한 외투를 입고 있지요!
“ 저는 어린 두 딸을 가진 아버지이자, 지금 저 옆에 있는 여자의 남편이기도 합니다. 저는 태평양 전쟁에 참가한 바가 있고, 재산은 자동차 1대와 4000달러 정도 되는 생명보험 뿐입니다. 그리고 나의 집은 저당 잡혀 있습니다. 이번 돈에 관해서 말씀드리자면, 그 중 단 1달러도 개인적으로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받은 선물이 있다면 그것은 어린 딸들을 위해 받은 애완용 개 한 마리뿐입니다. 또한 저는 이 이야기를 덧붙이지 않으면 안되겠습니다. 양해해 주십시오…. 내 아내 팻(Pat)은 ‘밍크코트’도 없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공화당이란 훌륭한 외투를 갖고 있습니다. 저는 언제나 아내에게 ‘당신은 어떤 외투를 입어도 예쁠 것’이라고 말해왔습니다.”
차분한 그의 연설이 끝나자 모든 미국 국민들은 울었다. 그 속에는 아이젠하워의 부인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이젠하워는 닉슨에게 축전을 보냈다.
“당신은 단지 명예 있는 인간으로써 자신의 결백을 입증했을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지금보다 훨씬 커졌습니다”라고.
투표 결과에 모두 놀랐다. 아이젠하워가 일반 국민투표와 선거인단 투표 모두에서 압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공화당이 상하 양원 과반수 이상을 차지함으로써 드디어 20년간에 걸친 민주당의 독주를 종식시켰다.
훗날 닉슨은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또 한번 ‘명예로운 고백’을 하면서 임기 중에 사임하게 된다.
MB 자녀를 위한 위장전입 vs NIXON 어린 딸을 위한 애완견
지난 6월 12일에 있었던 국회질의에서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은 “이명박 전 시장의 부인 김 모씨가 15차례 위장 전입한 사실이 있다”면서, 위장 전입 시기에 대해서는 “80~90년대시기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바로 그날 장광근 이명박측 대변인은 '사실 무근입니다. 이것은 이명박 후보를 죽이기 위한 비열한 정치 공작입니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명박 후보는 '김혁규 의원은 제가 시도지사를 할 때에는 멀쩡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변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고 발뺌했다.
한나라당의 ‘당이 중심되는 모임’은 <5년 전의 망령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성명에서 맹형규 의원은 “이는 지난날 김대업을 내세워 국민을 속이고 정권을 강탈했던 전례를 되풀이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비난한 뒤 “5년 전 김대업의 네거티브 정치공작에 당과 후보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에 당 지도부가 ‘대선 네거티브 공작 대책특위를 하루빨리 구성해 여권에서 이어지는 ‘정치공세’에 적극적이고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6월 16일, 한나라당 이명박 전 시장은 자녀들의 명문 학교 입학을 위해 위장 전입을 다섯 차례 했다고 시인하며 사과했다.
이 전 시장의 사과에, 당시 경선후보 박근혜측 김재원 대변인은 즉각적으로 “대통령은 국법 질서의 수호자가 돼야 하는데 후보가 법을 위반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참으로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11월 7일에 있었던 ‘昌’의 출마선언 직후 ‘당 중심모임’ 회장 맹형규 의원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짓밟은 반민주적 행태'라면서 '이 전 총재는 후세에게 어떤 논리로 민주주의의 절차와 정도의 원칙을 설명할지 이에 대한 답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맹형규 의원에게 묻고 싶다. 한나라당의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MB가 ‘자녀 위장전입’을 부인했다가 사과하면 민주주의의 대통령으로서 문제가 없는가?
MB부인의 1000만원짜리 핸드백 vs Nixon부인의 ‘공화당 외투’
9월 23일 대통합민주신당 송영길 의원은 '1만5000원의 건강보험료를 냈던 이명박 후보의 부인은 1000만원짜리 명품 핸드백으로 치장한다고 인터넷 블로그에 퍼져있다'고 지적한 뒤 '수백억대 자산가인 이 후보의 건강보험료는 허위 신고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송의원은 '연봉 5000만원에 1억원대 전세 아파트에 사는 시민은 李후보 보다 4배 많은 8만원의 건보료를 냈다'며 '국민들은 건보료를 세금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 후보는 대명통상이라는 회사를 만들어 소득을 축소하는 편법적인 행각을 벌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은 '이 후보 흠집내기 위한 ‘정치공세’로 한심하다'고 송 의원을 비판했다.
11월 5일, 이 후보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부인의 1000만원대 에르메스 핸드백에 대한 질문에 “우리 집사람이 비싼 백을 들고 다녔다”고 시인한 뒤 “그런데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사과했다.
안택수 의원은 지난 장상, 장대환 총리후보 청문회에서, 이들의 ‘위장전입’은 3년 이하 벌금 1000만원에 해당하는 중죄로써 이런 사람이 대통령 다음 가는 총리가 되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결연히 주장했다. 결국 두 후보는 낙마됐다.
안택수 의원에게 묻고 싶다. 귀하의 ‘위장전입과 대통령 자질론’에 대한 소신은 지금도 변함없는가?
MB 억대 건물에 자녀 유령등록 vs Nixon 집 저당 자동차 한 대 5000불 생명보험
11월 9일, 신당 강기정 의원은 '李후보의 장녀와 막내아들 등 자녀 2명이 李후보 소유의 영포빌딩 관리기업에 실제로 근무하지 않으면서도 직원으로 등재돼 각각 월 125만원, 250만원씩 총 8800만원의 월급을 받았고 이를 건물 관리경비로 처리해 세금을 탈루한 의혹이 있다'며 국세청의 조사를 촉구했다. 신당은 11일 이 같은 사실은 횡령 및 탈세에 해당된다고 보고 李후보를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이에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개인 사업장의 직원은 비상근자도 있을 수 있다. 건물관리 회사의 근무 형태는 더욱 다양할 수 있다'면서 '이 후보의 아들은 거의 상근으로 근무하다시피 했으며, 딸은 상근 직원이 아니었을 뿐이다. 유령 직원이니 탈루니 하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11월 11일, 이명박 후보는 두 자녀의 이름이 등재된 것과 관련해 '내 불찰이다. 꼼꼼히 챙기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대국민 사과 입장을 밝혔다.
MB BBK 관련 공직자윤리법 위반혐의 의혹 vs NIXON 선거자금 유용
11월 11일, 국회에서 BBK 사건의 고발인 자격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김종률 의원은 '㈜다스 실소유주 문제와 관련된 공직자윤리법 위반혐의는 검찰이 대선후보 등록 전 수사결과를 발표할 만큼 사실관계를 확보한 단계로 보고 있다'며 '공직자윤리법 위반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 후보의 후보등록 자체가 무효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다스 실소유주 부분에 대해 검찰이 8월초부터 압수수색, 계좌추적을 통해 상당한 혐의를 확인하고 기소할 만큼 수사가 성숙돼 있음을 고발인 진술과정에서 확인했다'며 ''김경준씨의 진술을 들어야 하지만 다스 실소유 여부는 김씨의 진술을 꼭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는 검찰측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11월 13일, 한국 송환이 임박한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는 '한국에 가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측과 죽을 각오로 싸우겠다'고 말했다고 김씨 가족이 전했다. 김씨는 이날 자신이 수감 중인 로스앤젤레스 소재 美연방구치소에서 가족과 면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가족은 '김씨가 모든 것을 밝히러 한국에 가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후보측은 '사기꾼의 말에 현혹될 국민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는 스스로 한국 보수세력을 대표한다고 주장한다. 무능하고 부패한 좌파정권에 뺏긴 ‘잃어버린 10년’에 대한 역사적 죄의식을 고백하며 ‘정권교체’가 역사적 책무라고 한다. 이 대업은 MB가 대통령이 되는 것으로 성취된다고 한다. 한나라당에 묻고 싶다. 보수이념이 무엇이며 보수주의자는 어떤 사람인가를.
자기 당의 후보에 부정의혹을 제기하면 일단 ‘거짓말’, ‘사기꾼’, ‘정치공세’라고 반박한 뒤 물증이 확인되면 ‘당사자의 사과’로 덮는 것이 보수인가?
‘정권교체’가 지상명령이기에 우리 측의 공식후보에 어떤 도덕적 결함이나 법적 하자가 있더라도 일단 방어하고 현 정권을 교체하면 더 큰 역사적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고 평가하는 것이 보수인가?
경선을 통과한 후보는 검증된 후보이기에 무조건 당선시켜야 하는 법과 원칙인가?
보수이념은 법과 절차를 존중한다. 관용하되 부정을 용인하지 않는다. 개혁하되 혁명하지 않는다. 보수우익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추구한다. 명예를 알기에 ‘사퇴’하는 용기가 있다.
반면에 좌파이념은 ‘목적’이 ‘모든 수단’을 정당화한다. 부도덕과 부정까지도. 진보좌파는 ‘권력쟁취’가 최고 가치이기에 ‘명예’를 경멸한다.
‘정도가 아니다’라면서 위선과 부정에 침묵하고 오직 ‘권력쟁취’에만 광분하는 한나라당의 정권교체는 ‘좌파정권의 변종’ 이상 이하도 아닐 것이다.
좌파이념은 ‘목적’이 ‘모든 수단’을 정당화한다. 부도덕과 부정까지도.
MB의 진실게임 vs 닉슨의 진실게임
- 한병훈(在비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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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1-14, 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