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에 의해 처벌받는 것을 ‘행복’으로 여겨라

강정구 교수가 동조하는 북한 사회나 김정일 1인우상화 독재 주체사상체제 하에서는 그런 법도 없다. 강정구 교수여! 북한에는 그런 법도 없다

지난 2005년 “6.25는 통일전쟁”이고 “미국은 주적(主敵)이자 원수”라는 발언으로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동국대 강정구 교수가 법적 처벌을 받았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4부(재판장 김한용)는 강 교수에게 징역 2년에 자격정지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거했다.


이날 재판부는 “강교수가 2001년 민족통일 대축전에 참가해 조국통일 3대기념탑 앞에서 박수를 친 것 등은 국가의 존립 안정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며 북한에 동조하려 한 점이 인정된다.”며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또한 “강교수가 2001년 김일성의 생가인 만경대를 방문해 방명록에 ‘만경대정신 이어 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라고 적은 것은 김일성 정신 주체사상을 염두에 든 것”이라며 “여러 논문의 표현들이 북한의 활동에 동조한다는 것을 알았으므로, 이는 안전보장을 위해 제한할 수 있는 학문의 자유에 속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강교수의 죄는 국가 보안법 제 7조(찬양 고무)에 속한다고 밝혔다.


강정구 교수가 동조하는 북한사회나 김정일 일인우상화 독재 주체사상체제 하에서는 사실 그런 법도 없다. 한편 남한은 확실히 민주주의 사회임을 분명히 시사해준다.

민주주의의 요체는 법의 지배다. 아무리 국가의 존립 안정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국가범죄를 저질렀어도 어쨌든 법에 의해 판정 받고 그 결과를 구성원들이 겸허히 수용하는 사회라면,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 사회다.

그런 면에서 강 교수가 남한이라는 자유민주주의 제도 하에서 법적 처벌을 받은 것은 너무도 행복한 일이다. 그가 동경하는 북한 사회는 이런 법절차도 없다.


북한 국내법으로 따져도 김정일은 사형감

만약 북한 어느 대학의 강정구라는 이름의 교수가 “6.25는 사실 우리(북한)의 기습적 남침으로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남한 사회에서처럼 구속 수사이니 불구속 수사를 해야 하니 하는 논쟁도 필요 없었을 것이다. 재판도 없이 쥐도 새도 모르게 관리소(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갔을 것이다. 그곳이 바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민주주의와 인민이라는 거창하고 숭고한 이름을 국호(國號)에 내걸고 있지만 기실 민주주의도 인민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김정일의 즉흥적인 감정에 의해서 유지될 뿐이다.

북한은 헌법과 법률이 있지만 무용지물이다. 더구나 그 법은 김정일에게는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 만약 북한이 남한처럼 법에 의한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곳이었다면 김정일은 탄핵 정도가 아니라 교수대에 올라도 열 번은 올랐을 것이다.

주민들에 대한 인권탄압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재산을 제 마음대로 횡령하고 유출한 죄, 친인척의 비리, 호화 사치스럽고 퇴폐적인 생활 등을 북한 내부의 법으로 따져보면 김정일은 당연히 사형감이다.

2004년 일본의 한 시사주간지는 김정일의 애처인 고영희의 여동생 고영숙과 그의 남편이 미국으로 망명하여 김정일 일가의 비밀자산 실태를 폭로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들에 의해 판명된 부문만 해도 5000억 엔(5조원)이나 된다고 한다.

그 주간지는 미국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정일은 프랑스, 스위스, 러시아, 중국 등에 적어도 7개소에 호화로운 별장을 거점으로 소유하고 있다. 또, 밝혀진 비밀자산은 43억 달러지만 현금 ∙ 금괴로 세계 각처에 감추어 둔 재산의 총액은 약130억 달러(약 15조 5672억 원)에 상당하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남한의 제1 재벌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총재산 보유액 25억 달러(3조 2천억 원)에 비해 5.2배나 많은 재산이다. 김정일의 ‘43억 달러’가 북한주민들의 피와 땀을 짜내어 축적한 비자금이라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남조선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비자금 2000억~3000억 원을 조성하고 쿠데타를 일으킨 죄로 백담사에 쫓겨 가고 감옥에서 2년 동안 살았는데, 그렇다면 김정일은 백담사를 백 번은 가고 감옥에서 50년은 살아야 할 것이다.


법 위에 '유일사상 10대 원칙' 있고, 그 위에 '김정일 지시' 있다

남한에서 북한을 연구한다는 일부 전문가들을 만나 본데 의하면, 그들은 대개 북한의 법률과 당 규약을 비롯한 공식문건에만 매달려 있다는 것을 보고 놀랐다. 김정일 스스로가 법을 깡그리 무시하고 살고 있는데 그 허울뿐인 북한의 법과 문건을 연구해 뭘 하겠다는 것일까? 아까운 학자들이 불필요한 일에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북한을 알고 싶다면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을 위한 10대 원칙’을 더 철저히 연구해보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그것이 북한 주민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알면 ‘오늘의 북한’이 보인다.

단적인 예로, 북한주민들은 9살 소년부터 60세 이상 노인에 이르기까지 당 및 근로단체 조직에 망라되어 1주일에 한 번씩 생활총화를 해야 하는데, 반성의 기준은 “법을 잘 지켰냐?”가 아니라 “10대 원칙에 부합되게 살았느냐”이다. 북한은 모든 법률과 문건 위에 바로 ‘10대 원칙’이 존재한다.

그리고 10대 원칙보다 더 중시되는 것은 바로 김정일의 ‘말’이다. 그것이 곧 법이고 지상최대의 명령이다.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

북한에서 강정구 교수 같은 사건이 있다고 하자. 아무리 사회적으로 논란을 빚어도 김정일이 “살려줘라”라고 지시를 내리면 죽던 사람도 살려낸다. 모두가 아무렇지 않게 바라보던 사람에 대해서도 김정일이 “죽여라”고 지시를 내리면 이유 불문하고 때려 죽여야 한다.

그래서 남한의 강정구 교수는 행복한 사람이다. 법에 의해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자유와 민주주의의 공기를 너무도 자연스럽게 만끽하고 있어서 그러는 것일까.

지금 이 나라 대한민국에는 이렇게 “법에 의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꽤나 많은 것 같다.

강 교수에게 충고하고 싶다. 당신이 국가보안법을 인정하건 말건, 일단 그 법이 존재하는 한 그것을 달게 받아들여라. 그리고 당신이 숭상해마지않는 나라 ‘북한’에는 그 법마저 없다는 것을 알아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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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란 기자 limoran@ha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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