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자토론회를 보고.
이회창, '비굴한 對北퍼주기 중단돼야'
임태수 논설위원
무소속 이회창 대선후보는 21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노무현 정권의 대북정책, 이명박 후보에 관한 비리 의혹, 삼성그룹에 대한 특검 등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밝혔다. 이회창 후보는 '대북 포용정책을 폐기할 경우 어떤 대안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북핵을 폐기하고 대북정책을 제대로 된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첫 단추를 '주면 변한다'는 식으로 끼워서, 그 다음에 계속 줘야 했고 북한 체제는 변하지 않고 핵폭탄이 나왔다. 주어서 변한다는 방식은 변해야 한다. 상호주의, 국제공조 등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여 보수진영의 원칙적 입장과 일반국민의 상식적 입장을 대변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면서 자신이 출마를 위해 과도한 극우로 간다는 질문자의 지적에 대해 이회창 후보는 '현실적으로 북핵이 위협으로 나타난 현재는 이 부분을 가장 강조해야 한다. 어려운 국민에게 도움은 못주고 계속 퍼부어줘야 평화주의고 제대로 된 대북정책이라면 이는 정신 빠진 소리다. 제가 강경보수라서가 아니다. 어떻게 보면 강경보수가 아니다. 제대로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는 대북정책을 무서워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면서, 노무현 정권의 묻지마식 퍼주기 대북정책과 이명박 후보의 흐릿한 대북정채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회창 후보는 보수세력의 일반적인 상식과 주장을 대변하는 발언을 했다. 지금 안보와 법치를 강하게 주장하는 것은 보수진영의 강요가 아니라 일반인의 상식과 주장이다.
그러나 이회창 후보는 보수세력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지혜로운 반응을 하지 못했다. '설사 여권후보가 당선되는 상황이 와도 끝까지 가겠느냐'는 질문에, 이회창은 '끝까지 가겠다'는 외통수 방식으로 대답함으로써 여전히 임기응변에 능하지 못한 토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국은 지지율로 결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권 후보가 당선가능성이 있다면 후보 사퇴 의향이 있는가'라고 질문자가 압박을 해왔을 때에, 이회창은 이명박과 함께 단일화에 물고 들어가는 교묘한 어법을 구사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회창은 '죽어도 이 길을 간다고 나왔는데, 여권 후보가 지지율이 높다고 꼬리를 내리면 뭐 때문에 나왔겠느냐'라며 단순반응을 했다.
정권교체보다 자신의 권력의지가 더 강해보이게 만드는 이런 식의 대답은 이회창에게 불리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아무리 자신이 중도낙마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미지를 시청자들에게 남기고 싶어도, 이회창은 정권교체의 大명제에 이명박 후보나 자신이 모두 굴복해야 한다는 원칙론적 주장을 펼쳤어야 여러 모로 유리했을 것이다. 이명박 후보나 자신은 모두 정권교체를 궁극적 목표로 삼고 정권교체에 방해가 되는 짓을 아무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회창 후보가 주장해야 옳았는데, '정권교체가 되지 않아도 끝까지 간다'는 식의 대답은 자신의 권력욕이 국가의 정권교체보다 더 중요한 듯한 이미지를 시청자들에게 남겨버렸다.
이회창 후보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의 경선 과정과 그 후 상황을 보면서 과연 이런 후보와 이런 당의 상황으로 우리가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겠는가 걱정했다'고 대답하면서 비판을 가했고, BBK 의혹에 대해서는 '이 후보가 BBK와 관련됐다는 결정적 증거 같은 것이나 한 방은 없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의 많은 국회의원이나 다수 국민이 이에 대해 걱정하는 만큼, 제대로 나라를 세우기 위해 힘을 모을 리더십으로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이명박 후보의 도덕적 자질을 문제삼은 발언이었다. 도덕성 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각되면, 자신도 불리하다는 점을 이회창 후보가 망각한 듯한 발언으로 보인다.
좌파 단체들의 대대적인 삼성 매도로 시작된 삼성 특검에 대해서, 이회창 후보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해야 한다면 해야죠. 그러나 정치적 의도나 정략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대답했으며, 여야 정당이 제기한 특검의 정치적 목적에 대해서는 '정치적 목적이 다분히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말 진실을 밝히기 위한 뜻을 찾아, 하더라도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특검이 과연 대선 전에 가능하겠느냐. 정치적 의도를 갖고 하면 진실을 밝히기 위한 특검은 물건너가기 쉽다'고 평가했다.
모든 사고를 자신의 도덕적 품위에 너무 신경 쓰는 것이 이회창에게 강점이고 약점이다. 이회창은 집권을 하면 국정운영을 잘하겠지만, 그러나 당선을 위한 군중선동에 이회창은 너무 약하다. 이회창의 정칙적이고 도덕적인 마인드로는 쉽게 사람들을 감동시키기 힘들 것이다. 인간은 도덕을 넘어선 역동성에 더 쉽게 흥분한다. 군중들을 움직이는 것은 노무현식의 변칙이지, 이회창식의 정칙이 아니다. 군중들을 흥분시키는 자의 제1특징은 파격이다. 지금 이회창은 군중들이 쉽게 흥분할 체제 외적 인물의 모습을 연출해야 하는데, 불행하게도 그는 민주주의가 정착된 안정된 사회에서 매우 적합한 체제 내적인 인물이다. 너무 정칙스러운 이회창의 발언과 행동이 불행하게도 그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군중들이 쉽게 흥분할 수 있는 감정의 눈물이나, 정신의 불이나, 애국의 피가 정치선동가에게 필수적인데, 원칙주의자인 이회창에겐 그런 열정이 부족하다. 이회창 후보는 이번 방송인토론회에서 정답들을 말했는데, 그것은 정상적인 민주제도 하에는 잘 먹혀들겠지만, 이런 변칙적인 한국상황에서는 크게 주목을 받지도 못한다. 정치가의 주장에는 밥을 빼앗기는 개와 같은 절박한 상황에 처한 정치가의 마음이 담겨있어야 한다고 한 전직장관이 말했다. 이회창의 대답과 주장들에 그의 절박한 정치적 의지보다는 평론가의 초연한 분석 같아서 군중들을 흥분시키는 데에는 큰 효과가 없는 것 같다. 안보와 법치를 허문 좌파세력의 반역과 망국 행각을 지적한 이회창이 얼마나 군중들을 흥분시킬지 의문이다. <임태수 논설위원: ts79996565@hanmail.net >
원칙과 상식있는 이회창의 對北정책
- 임태수(올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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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11-22, 07: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