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을 빠뜨린 이회창 신당의 "이념과 노선"

보수정당이 나와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회창 후보가 보수신당을 만든다. 웰빙정당인 한나라당에 실망해 온 국민들에게 희소식이다.

그러나 이회창 캠프가 24일 작성한『신당의 이념과 노선』이라는 자료를 보면, 아쉬운 대목이 적지 않다.

우선 공감이 가는 부분을 옮겨보면 아래와 같다.

1.『노무현 정권의 출범에서 보았듯이 한국 민주주의는 여전히 미숙`취약하여, 앞으로도 상황전개에 따라 시대착오적 좌파정권 득세 가능성 상존』

2.『보수세력 내 선의의 경쟁을 통해 보수층이 끊임없이 자기 쇄신하는 것은 보수의 외연 확대와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 이를 통해 노무현 정권과 같은 시대착오적 좌파의 재부상 차단』

3.『보수세력의 유일한 대변자 격인 한나라당은 지역주의와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강해 정체`부패하기 쉬움. (『웰빙당』)』

아쉬운 부분은 아래와 같다.

1. 보수정당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이유가 누락됐다.

보수정당이 나와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나라당이 친북화(親北化)·좌경화(左傾化)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수적(保守的)·우파적(右派的) 정당이 요구되는 것이다.

한나라당 내엔 친북·좌파 성향 국회의원과 보좌진들이 득실거린다. 이러다보니 좌파정권 10년 동안 조국을 지키기 위해 싸우지 않았다. 좌파정권에 끌려 다니는 「들러리」역할을 해왔을 뿐이다.

국민들이 염려하는 것은 이것이다. 「정권은 교체됐지만, 저런 맹탕으론 또 다시 좌파에게 나라를 뺏길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좌파에게 다시는 조국을 뺏기지 않도록, 애국적(愛國的) 신념에 찬 정치세력을 찾고 있다. 바로 보수정당, 우파정당, 애국정당, 이념정당이다.

이회창 前총재의 『신당의 이념과 노선』은 가장 중요한 창당의 이유를 빠뜨렸다. 한나라당의 지역주의와 기득권 안주(安住)만 지적했을 뿐 본질을 비껴갔다.

뇌수(腦髓)에 해당하는 이념(理念)이 부족한 보수정당은 한나라당과 같은 지역정당, 기득권 정당, 웰빙정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 혹자들은 벌써부터 「이회창 신당」이 심대평氏가 주도하는 「충청당」, 가신(家臣)그룹이 주도하는「기득권당」이 될까 염려하고 있다.

이런 염려를 불식하고, 국민적 수요를 채우려면 「애국정당」,「보수정당」,「우파정당」,「이념정당」으로서의 정련(精鍊)이 요구된다.

2. 『획기적 분권을 추진한다』면서 언급한『강소국 연방제』라는 표현은 당장 버려야 한다.

『연방제』는 김정일과 친북세력의 트레이드마크다. 왜 이런 북한식 표현을 쓰는지 알 수 없다. 「실제 개념은 그와 다르다」고 변명해선 안 된다. 듣는 사람들이 같은 것으로 들으면, 잘못은 말하는 사람이 한 것이다. 오해받을 표현은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

『강소국』이라는 표현도 적절치 않아 보인다. 인류역사에 『강소국』은 없었다. 강대국과 약소국이 있었을 뿐이다. 한국은 얼마든지 강대국이 될 수 있는 나라인데, 왜 『강소국』이라는 자기비하(自己卑下)적 표현을 사용한단 말인가? 무엇보다 『강소국』은 백낙청과 같은 좌파들이 즐겨 쓰는 말이다.

3. 전체적으로 『신당의 이념과 노선』은 추상적이고 구체적 내용이 없다.

좋은 이야기는 다 적어 놓은 것 같은데, 이렇게 모호해선 한나라당과의 차별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한나라당도 나름대로 보수를 표방하지 않는가? 보수「新黨」이라면 뭔가 새로운 것을 내놓아야 하지 않은가?

신당이 보수층 지지를 끌어내려면 보수층 내부의 정립된 컨센서스(consensus)를 수용해야 한다. 『정치권과 공공기관 내 친북좌파세력을 청산하겠다.』거나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과 이념적 정체성을 지키겠다.』는 등 아젠다는 수도 없다. 이런 것들은 구체적이어서 피부에 와 닿는다.

4. 끝으로 첨언하자면,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를 섞어놓은 데 대해 논란이 예상된다.

박세일 교수의 지적처럼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가 과연 양립이 가능한가? 서구의 자유주의는 본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 흘리는 가치다. 여기에 굳이 공동체주의를 첨가할 실익이 있을까?

애국정당·보수정당·우파정당·이념정당의 출현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회창 신당이 그 길을 가기 위해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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