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正日을 살리면 주민이 죽는다

李당선자는 북한주민을 살릴 것인가? 아니면 북한정권을 살릴 것인가? 이명박 당선인의 양심을 믿고 싶다. 그는 북한인권의 심각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 온 몇 안 되는 정치인 중 한 명이었다.

지난 해 6월19일 한나라당 대선후보토론회에서는 북한인권을 언급하며 고진화·원희룡 의원을 몰아세웠다. 그는 당시 토론회에서 북한인권을 거론한 유일한 후보였다.

지난 해 2월6일 기자회견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국제사회는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참담한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쌀과 비료 지원으로 일시적인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코 근원적 처방이 될 수 없다. 對北정책은 북한주민들의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그들이 인간적 존엄성을 지키며 살 수 있게 하는데 맞춰져야 한다』

李당선자 지적처럼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선 쌀과 비료 지원이 아니라 인간적 존엄성을 보장해줘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人類최악의 폭정인 김정일 정권이 붕괴돼야 가능하다. 對北정책은 《북한정권》과 《북한주민》 중 어느 한 가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여기엔 회색지대가 있을 수 없다.

이런 면에서 14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李당선자의 대북관(對北觀)은 심각하다 못해 참담했다.

『李 당선자가 북한의 체제보장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에 대해, 북한 군부와 대화를 통해 체제 붕괴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불식시켜줄 것을 요청했다』는 게 기사의 요지였다.

李당선자는 10일 크리스토퍼 힐(Hill)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를 만난 자리에서 『韓美가 어떻게 하면 북한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개방시킬 수 있을지 그 방법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미국 측이 (개방에 반대하는) 북한 군부 사람들과도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알렉산더 버시바우(Vershbow) 주한 미국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나의 비핵·개방·3000 구상만으로는 북한을 개방으로 유도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안다...북한을 개방으로 이끌려면 북한이 체제에 대한 불안을 갖지 말아야 하는데 결국 그 열쇠는 미국이 갖고 있다. 이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李당선자는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악마(惡魔)와는 싸워보지 못한 것 같다.

김정일 체제를 보장해주는 것은 비핵화와 개혁·개방, 인권개선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핵폭탄을 가진 강성대국을 만들어주겠다는 말이다. 비핵화와 개혁·개방, 인권개선은커녕 폭압체제가 강화될 뿐이다.

「북한정권」을 보장해주면, 「북한주민」은 더 맞아죽고, 얼어죽고, 굶어죽어야 한다. 이것이 지난 60년 북한정권이 보여 준 일관된 행태이다.

李당선자는 북한주민을 살릴 것인가? 아니면 북한정권을 살릴 것인가? 의인(義人)은 전자를, 악인(惡人)은 후자를 택할 것이다. 그러나 굳이 중도를 가고 싶다면, 차라리 북한문제에 침묵하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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