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정책은 김대중 정부의 가장 큰 자랑이다. 5천만이 머리에 핵폭탄을 이고 사는 지금도 그들은 이를 양심을 걸고 의기양양하게 내세운다.
'대안이 없지 않느냐!'
--대안이 없다니? 인권정책이 유일무이한 대안이다!
노무현 정부는 통일부의 신장개업용 간판에 햇볕정책 대신 평화번영정책이라 크게 써 붙였지만, 그것은 1달러도 주지 않았다는 뇌물이 현금 4억5천만 달러 포함하여 5억 달러에 상당했다는 것이 김대중 정부의 임기말에 들통나면서 어린 국민을 호도하기 위한 기만책에 지나지 않았다. 북한의 체제를 보장하기 위해, 즉 김정일의 공산수령독재체제를 공고히 해 주기 위해, 노무현 정부는 대내적으로는 민심이 확 돌아서게 만들고 대외적으로는 주변 4강으로부터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면서 통일부와 국정원을 앞세우고 뒤세워, 대놓고! 자랑스럽게! 눈물을 글썽이며! 퍼 주고 또 퍼 주고 뺨은 뺨대로 수시로 맞고도 화내기는커녕 부끄러워하기는커녕 황송해 마지않았으니까!
'저희 작디작은 성의를 받아 주셔서 감사 또 감사하옵나이다!'
'동맹은 유한하고 민족은 영원하도다!'
이명박 정부는 아예 대북정책의 간판을 달지 않겠다고 했다. '실용'정부답게 실천적 구호를 하나 달랑 내걸 따름이다.
'비핵개방3000!'
'북한이 비핵(非核)하고 개방하면 10년 안에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만들어 주겠다.(참고로 북한의 일인당 소득은 아무리 높게 잡아도 300달러가 안 된다. 군수산업 포함 200달러 정도이다. 개혁개방 20년 된 2006년의 베트남이 670달러이다.) 중국이 30년 개혁개방으로 이젠 가만히 앉아서 좋은 것만 선별하여 매년 400억 달러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끌어들이면서 세계최대 무역흑자국으로 1조 4천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자랑하면서, 세계최대 부국이자 세계최대 채무국인 미국의 오금을 저리게 만들지만, 아직도 일인당 국민소득이 고작 2000달러밖에 안 되는 바를 모르지 않지만, 하여튼 MB식 마이다스의 손으로 10년 안에 북한주민의 일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만들어 주겠다! 400억 달러의 대북 국제투자기금을 조성하겠다.'
드디어 이명박 정부는 속내를 드러내 취임도 하기 전에 미국에게 북한의 체제를 보장하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햇볕정책의 간판만 내렸을 뿐, 돌팔매질 당할 위기에 처한 통일부를 외교부 산하에 들어가게 했을 뿐, 햇볕정책을 충실히 계승하겠다고 실은 화끈하게 발전시키겠다고 그 속내를 너무도 일찍 드러냈다. 그러면서 북한인권이 세계최악이라고, 당당히 할 말을 하겠다는 말을 덧붙여 많은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는다. 도대체 진심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탈북자를 단 한 명 만난 적 없고, 북한인권행사에 단 한 번 얼굴을 비춘 적 없고, 재벌급 자산가로서 단돈 10만 원도 북한인권을 위해 기부한 적이 없는 사람이 갑자기 유효투표의 약 50%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민들의 마음에 쏙 드는 말을 공개적으로 되풀이한다. 도대체 진심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전세계적으로 중앙계획경제를 유지하는 나라는, 원칙적으로 모든 재산을 국가 곧 공산당이 소유한 나라는 이제 두 나라밖에 없다. 북한과 쿠바가 바로 그 두 나라다. 쿠바에선 모든 주택이 국가소유이므로 이혼한 남녀가 한 집에서 10년, 20년 오순도순 사는 것이 전혀 뉴스감이 못된다. 국가로부터 배정을 받지 못하면 이혼녀든 이혼남이든 머리 둘 데가 없다. 독재는 원래 아무도 웃을 수 없는 거대한 코미디다. 그러나 이런 쿠바도 북한에 비하면 지상낙원이다. 외부 지원이 전혀 없이도 굶어 죽는 사람이 없다. 쿠바는 선수들이 먹을 건 충분하니까,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스포츠 강국으로 군림한다. 북한은 아무리 국가적으로 지원해도 선수조차 굶기를 밥먹듯 하니까, 스포츠 약소국으로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한다. 한국이 돈을 대 주지 않으면 올림픽에도 참여 못한다. 쿠바인은 개인적 자유도 상당히 누린다. 북한주민에 비하면 쿠바인은 인권도 상당히 보장받는다. 한국인도 돈만 있으면 쿠바에서 무지 싼 현지 물가로 감시원 없이 얼마든지 여행하고 사진도 팍팍 찍을 수 있다. 주민은 아무나 만날 수 있다. 카스트로 욕만 안 하면 된다. 그러나 북한에선 현지물가의 100배 이상을 내고도 사진 한 장 못 찍고 주민 한 사람 만날 수 없다. 그렇게 낸 돈이 어디로 갈 것인지는 햇볕파가 더 잘 안다. 단지 모르는 척할 따름이다.
햇볕정책 10년 동안, 김영삼 정부도 간판만 내걸지 않았을 뿐 이념보다 민족을 앞세우는 대북정책을 추진했으니까, 흡수통일은 절대 안 된다고 펄펄 뛰었으니까, 엄밀히 말하면 지난 햇볕정책 15년 동안 북한의 중앙계획경제는 100개 중 3개밖에 변한 게 없다. 2008년의 경제자유지수가 3%다. 헤리티지재단에 의하면, 총 10개 평가분야 가운데 투자자유, 재산권 (보장), 부패로부터의 자유 등 단 3분야에서만 각각 10%를 얻었을 뿐 비즈니스자유, 무역자유, 회계자유, 정부로부터의 자유, 재정자유, 금융자유, 노동자유 등 나머지 7개 분야에선 모두 0%를 받았다. 단연 전세계 꼴찌다.
햇볕정책은 북한의 체제 곧 공산독재체제 유지에만 기여했을 따름임이 이처럼 명명백백 드러났다. 그런데도 햇볕정책의 새로운 버전 '비핵개방3000'을 추진하겠다? 북한의 체제를 보증하라? 단, 북한인권은 공개적으로 거론하겠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MB는 지능지수가 신과 인간의 중간인 430인가.
미안하지만, 비핵개방은 김일성이 특허를 낸 정치외교 용어이다. 김일성은 1970년대에 이미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했고 등소평의 개혁개방을 보고 1979년부터 개방하겠다고 설쳤다. 1984년에는 합영법도 제정했다. 결과는 모조리 꽝!
만경대 김씨가 뜻하는 비핵은 한국을 덮는 미국의 핵우산을 접으라는 뜻이다. 따라서 휴전선 이남에서 자진해서 핵무기를 철수했지만 한미동맹이 살아 있는 한, 한반도의 비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본다. 개방도 마찬가지다. 금강산도 갈 수 있고 개성도 갈 수 있고 평양도 갈 수 있고 이산가족도 TV 생중계하는 가운데 상봉할 수 있는 걸 개방이라고 한다. 이건 김대중 광팬 곧 햇볕파의 의견과 일치한다. 전당포 주인이 쥐구멍 하나 내놓고 '사실상' 대문이 활짝 열렸다고 우기는 격이다.
김정일이 제 코가 석자인 부시의 약을 바싹 올리면서 용도폐기된 영변의 핵 시설 하나만 보여 주면, 그것이 바로 김정일 식 비핵 완성이요 부시 식 비핵 선언이다. 그러면 비핵과 개방의 조건을 충족시켰으니까, 쩨쩨하게 5억 달러가 아니라 한국만이 참여할 게 뻔한 무늬만 국제기금인 400억 달러를 퍼 주겠다는 말인가. 누구 돈으로! 무슨 자격으로!
김정일은 노발대발하는 것이지만 북한주민은 학수고대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인권이다. 인간답게 살 권리다. 압록강 건너 휴전선 너머 개돼지보다 못한 삶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인권의 첫걸음은 자유다. 경제자유가 베트남만큼만 주어지고 거주이전과 신분철폐 등 사회자유가 중국만큼만 주어지고 '내' 생각을 말하고 '내' 감정을 노래하고 춤출 문화자유가 쿠바만큼만 주어지고, 정치자유가 일제시대만큼만 주어지면, 북한주민의 생존권은 절로 보장되고 북한주민의 인권은 절로 보장된다. 핵 폭탄과 미사일을 비롯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도 덤으로 고철이 되고, 천만 이산가족이 그 누구도 말릴 수 없게 되어 한 달 안에 비싼 호텔이 아니라 각자 집에서 다 만날 수 있다. 북한주민의 인권만 보장되면, 남북의 평화통일도 절로 이뤄진다.
저 빛나는 1988년에 한국의 대북정책도 크게 변했다. 자유민주와 시장경제의 보루였던 반공정책은 북한을 개혁개방의 길로 유도하고 자유평화통일의 잔치로 초대할 북방정책으로 시의적절하게 발전적으로 계승되었던 것이다. 그 북방정책이 1993년 인권정책으로 화룡점정되어야 했는데, 시대착오적인 햇볕정책에 의해 슬그머니 폐기되어 김정일의 공산독재체제만 공고해졌다. 3백만이 굶어 죽고 간당간당 살아남은 2천만 영양실조 동족의 지옥생활을 15년이나 연장했다. 이제 크나큰 기대를 안고 탄생한 이명박 정부는 전혀 상반되는 햇볕정책과 인권정책을 동시에 구사하겠다고, 국정원장 김만복의 말을 빌면 보수우파의 깃발을 내걸고 햇볕정책을 좀 더 화끈하게 펼치겠다고 대내외적으로 공언하고 있다.
'비핵개방3000'이란 구호를 버리지 않는 한, 이명박 정부의 북한인권 나팔소리는 고의든 미필적 고의든 기만책에 지나지 않는다. 산천초목을 울리는 우렁찬 그 나팔소리가 김정일에게는 모기소리처럼 가느다랗게 들릴 것이니까.
(2008. 1.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