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8일 5시 10분에 22명의 북한 주민이 고무 보트를 타고 서해의 북방한계선을 넘어왔다가, 서해의 안보를 책임진 해군을 제친 '김정일에게 귓속말하는' 국정원의 번개작전으로 당일 오후 6시 30분에 판문점을 통해 전원 북송되었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2월 16일자에는 9일 밤늦게 돌려보냈다고 했지만, 2월 18일자에는 8일 6시 30분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정정 보도인지, 착각 보도인지 모르나 전자가 맞다면, 애초 보도와 24시간 이상의 차이가 난다. 국정원의 쉬쉬 보안이 허점과 의문투성이라는 것이 여기서도 은연중에 드러난다.
자유대한에 잠시 발을 들여놓았던 북한주민 22명은 설날(북한에선 민속명절)인 2월 7일 7시 30분에 북한의 강령군 등암리에서 조개잡이하러 동력선에 매달린 두 척의 고무보트에 나눠 타고 있던 중 그만 오후 2시 30분에 동력선에서 떨어져서 14시간 40분 동안 표류하다가 연평도 근방에서 해군에 의해 구출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3시간 내지 4시간 만에 인천으로 이동하여 8시간 정도 국정원으로부터 번개 조사를 받은 뒤(2006년 4월 일가족 4명과 함께 목선을 타고 따뜻한 남쪽 나라로 온 박명호가 한국의 조사관으로부터 제일 먼저 들은 말은 '여기 왜 왔어?' '넌 누구야?'였다고 함), 22명 전원이 북으로 돌아가길 원해서 바로 노동자와 농민의 지상낙원으로 신속하게 돌려보내졌다고 한다.
혹 그들이 돌아가면서 미국의 대통령도 공깃돌 갖고 놀듯이 갖고 노는 장군님에 대한 충성심을 과시하기 위해 남쪽에서 받은 빵이나 과자는 다 내던지고 젖은 옷 대신 입혀 준 새 옷은 홀랑 벗어 버리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하여간, 이들이 해군에 의해 발견되어 국정원에 인계되고 다시 국정원에 의해 판문점의 북한군에게 인계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총 13시간 20분이다. 9일 밤에 돌아갔다면 거기에 24시간을 더해야 한다. 어느 쪽이건 번개작전임에는 변함없다.
급히 보내다가 그랬는지, 남쪽의 시간 외에는 전후 좌우 상하가 전혀 맞지 않는다.
체코에서 북한의 여성 노동자를 데리고 신발공장을 운영했던 김태산은 북한에서 배를 타고 가는 조개잡이는 있을 수 없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조개잡이는 해안의 갯벌에서 하는 것이다. 이건 한국도 마찬가지다. 2월 16일 김정일의 생일을 맞이하여 북한에서도 3일간 쉬는 설 연휴에 충성 경쟁으로 추운 바다를 무릅쓰고 섬으로 조개잡이에 나갔을 거라고 국정원은 정보를 흘리고 있다. 아무리 충성심이 대단하더라도 조개잡이는 철이 겨울철이라 썰물 때인 따뜻한 오후에 시작할 것이다. 그 날은 아침 7시 30분에 썰물이었던가. 배를 타고 00섬에 가면 맞추어 썰물이 되어 거기서 조개를 무진장 잡는가.
북한의 해안 경비는, 특히 코앞이 한국의 영해인 서해안의 경비는 철통이라 누구도 허락 없이 배를 타고 갈 수 없다고 한다. 더군다나 가족관계라면 절대 안 된다고 한다. 외교관도 자녀 중 한 명은 반드시 인질로 남겨두는 데가 북한이다. 22명 중 가족 관계에 있는 사람이 15살에서 17살 학생 3명을 포함하여 13명이라고 한다. 이렇게 가족이 무더기로 배를 탄다는 것은 굳이 탈북자 말을 빌 것도 없이 국토 전체가 감옥인 곳에서 '몰래'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하여간 13이란 숫자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단독으로 온 이웃주민이 국정원 발표대로 9명이라면, 나머지는 모두 하나 이상의 가족관계에 있다는 말이다. 13명은 6세대라고 했으니까, 최소한 한 세대는 3명이다. 2× 6 + 1 = 13.
최소한 한 세대가 3명이라면 일가족이 몽땅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가족 관계가 부자, 부부, 형제, 자매, 숙질이라고 했는데, 이 중에서 부자와 부부는 아들 또는 딸이 한 명 끼인 가족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6세대라는 것도 의도적인 용어일 가능성이 높다. 가족이란 말을 쓰면, 친인척도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매라면 남편들이 동서지간일 수 있고 형제라면 아내들이 동서지간일 수 있다. 숙질 관계도 있다고 했으니까, 6세대는 친인척일 신빙성이 한층 높아진다. 적어도 두세 세대는 친인척 관계일 것이다.
남자가 8명, 여자가 14명이었다는 것도 의문의 실마리가 된다. 여자가 6명 많다. 부자, 부부, 형제, 숙질이라는 관계에서 최소한 4명의 남자는 가족관계에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가족이 아닌 나머지 네 남자가 모두 가족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면, 여자 중 5명이 가족관계가 아니다. 그보다는 8명 남자는 모두 가족관계일 가능성이 높다. 15세에서 17세가 3명이라고 했는데, 이들은 전원 아들일 것이다.
국정원은 일가족이 아니란 걸 강조하기 위해 6세대로 세대가 많다는 것과 가족관계가 아닌 사람이 9명이라는 것과 가족관계도 부자, 부부, 외에 형제, 숙질, 자매 등 여러 경우의 수를 나열하는 것 그리고 조개잡이에 대한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여자가 남자보다 6명 많다는 것을 굳이 밝혔는데, 이것도 허점투성이다. 형제와 숙질, 자매는 부부와 부자로 연결되는 친인척에 포함된 조합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하면 거짓말은 아니지만, 진실은 가릴 수 있다. 외연(外延)을 넓힘으로써 거짓말의 덫을 피하는 전형적인 방법이다.
만약 꽃게 철이 아닌 지금 진짜 바지락을 캐는 것이라면 남자가 너무 많다. 김씨조선은 이씨조선보다 더한 봉건사회이기 때문에 남자들은 굶어 죽어도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그런데 무슨 설날에 '세대주'들이 우르르 조개를 캐러 간다고? 그것도 배를 타고 섬으로! 조개잡이가 목적이라면 22명 중에 남자가 한두 명이라고 해야 말이 된다. 남자가 8명이라는 것은 해상 탈출이 아니고는 동원할 수 없는 숫자다. 그리고 15세에서 17세의 학생이 3명 있었다는 것은 그들이 못 먹어서 몸은 작아도 능히 한 장정의 힘을 가졌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요즘은 어촌 아이들의 발육 상태가 제일 좋다. 물고기와 조개 등을 먹을 수 있고, 그것으로 양식과 바꿔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청소년에 비해선 엄청 작겠지만, 이들 세 명은 북한에선 큰 축에 들 것이다.
9명이 가족관계에 있지 않다는 것도 믿기 어렵다. 국정원 직원의 질문에 2천만 전원이 눈치 9단인 북한 주민이 둘러댔을 것이다. 영문도 모르고 따라나선 사람은 두세 사람밖에 안 되었을지 모른다. 그리고 이들 두세 사람의 눈이 무서워 북한말로 후과가 두려워, 딱 보니 하늘이 무너질 만큼 놀랍게도 자유대한의 국정원 직원이 귀순을 받아들이지 않을 게 너무 뻔하게 보이니까, 북한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을지 모른다. 번개작전으로 미루어 귀순하시겠습니까, 라고는 한 마디도 묻지 않았을 것이다. 표류되었지요, 돌아가실 거죠, 조개잡이하러 간 모양이지요, 이렇게 개별적으로가 아니라 전체를 모아 두고 유도심문했을 것이다.
어느 섬에서 조개잡이를 몇 시간 동안 했는지도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꾸며댄 말이라는 반증이다. 7시 30분에 출항하여 7시간 후인 오후 2시 30분부터 표류하기 시작했다는데, 어느 섬에 도착하여 바지락을 캤다면 바지락을 캐고 돌아가는 길이었다는 말인데, 섬의 썰물 상태와 시간 등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아마 이런 말을 짜 맞추기는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그 날은 파도도 잔잔했으니까, 만약 바지락을 캤다면 쉽게 돌아갈 수 있었을 것이고, 이왕 나갔다면 기다렸다가 하루에 두 번 오는 썰물에 맞춰 한 번 더 캐고 갔을 것이다. 오후 2시 30분에 서둘러 돌아가진 않았을 것이다.
동력선에서 떨어졌다는 것도 전혀 말이 안 된다. 무동력선이 동력선을 어떻게 따돌린다는 말인가. 동력선에서 밧줄만 하나 있어도 금방 이들은 구출 또는 나포되어 북으로 끌려갔을 것이다. 시간도 벌건 대낮이었으니까!
이들 22명은 대부분 친인척 관계로 사람들이 설이라 거의 움직이지 않는 꼭두새벽 곧 7시 30분이 아니라 5시 30분 경에 해류와 조류를 잘 아는 일행 중 어부의 지시에 따라 어쩌면 그 속에 해안 경비를 담당한 사람도 포함하여 필사적으로 탈출하였을 것이다. 그렇게 보면, 이들은 14시간 40분 표류한 것이 아니라 23시간 40분 동안 해류와 조류를 타고 손으로 작은 나뭇조각으로 필사적으로 남으로 남으로 탈출했을 것이다.
해군이 이들을 발견하고 구출했을 때는 녹초가 되어 손 하나 까딱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해군이 국정원에 연락하자마자 그들은 신속하게 도착하여 유기견에게도 차마 그렇게 못할 건데, 죽음 직전의 동포에게 물 한 모금 밥 한 그릇 제대로 먹이지 않고 무엇보다 체온이 급격히 떨어져서 거의 저승 문턱에 들어선 22명 동족의 몸도 제대로 녹여 주지 않고 잠잘 시간도 주지 않고, 인민재판하듯 다그쳐, 설날과 주말이 끼인 달력을 훔쳐보며,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온 김정일 생일에 더 놀라서 함구령을 내리고, 그들 전원을 북으로 돌려보냈을 것이다.
국정원 발표대로 14시간 40분 동안 표류했다고 하더라도 이들의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배 멀미로 속이 완전히 비었을 이들이 처음에는 죽을 다음에는 밥을 먹고 기운을 차리려면, 최소한 5일은 걸렸을 것이다. 국정원 말대로 전원 돌아가겠다고 했더라도 최소한의 인도적인 조치조차 취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한 명 한 명 따로 따로 22명을 다 조사하려면, 한 달은 걸릴 것이다. 전원 귀순한다고 밝혔어도 조사하는 데 한 달은 걸릴 것이다. 그런데, 2월 16일은 김정일 생일이고 2월 25일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이 있는 날이다.
이 일은 사안의 중요성에 비추어 국정원장이 단독으로 결정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대통령 당선자는 아닐지라도 대통령에게 보고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술에 취해서 실수로 한국에 오게 되었더라도 북한에 돌아가고 싶어하는 북한 주민은 없다. 오직 한 명 김정일 외에는 없다. 그러면 왜 돌아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어서 한국의 신문방송에 요란스럽게 보도할까. 그것은 악랄한 북한의 연좌제 때문이다. 남은 가족이 몽땅 강제수용소로 끌려가거나 총살되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국가라면, 이걸 막아 주어야 한다. 탈북자의 가족은 단 한 명도 건들지 못하도록 압박을 가해야 한다. 매년 퍼 주는 북한 전체 예산의 약 20배가 되는 15억 달러 상당의 물자를 바로 이런 것에 연계시켜야 한다. 한국 정부에서 강력히 항의하고 단호하게 물자를 끊고 유엔인권위에 고발하면, 김정일은 그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죽음 직전의 동포에게 최소한의 인도적인 대우도 않고 번개작전으로 돌려보내진 22명의 북한주민은 내 어리석은 생각에 십중팔구 탈북자다. 그리고 이들은 보트 피플의 신호탄이다. 친인척일 가능성은 높지만, 국정원의 말이 맞다고 하더라도 한 세대 또는 두세 세대가 아니라는 것은, 남은 가족 중 누가 강제수용소에 끌려갈지언정 한두 명이라도 살아야겠다고 하는 것은 이제 북한은 폭력과 기아와 세뇌작업으로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질서가 곧 탈권위주의라는 해괴망측한 논리를 개발한 좌파정부 때문에 떼법과 정서법이 법률과 헌법을 대신하게 이른 한국도 문제가 심각하지만, 북한은 이미 와해 단계다. 핵무기와 한국의 퍼주기로 겉만 멀쩡하게 보일 따름이다. 남북 모두 한꺼번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역사적 결단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22명 전원 총살되었다는 보도가 있다. 차가운 바다에서 고무 보트 타고 24시간 시달린 몸의 입술처럼 입술이 떨리고 누구보다 북한을 잘 아는 자유대한의 국정원이 탈진한 동포를 전격적으로 귀신도 모르게 돌려보내는 것을 목격한 놀란 영혼의 살처럼 살이 떨린다. 경찰에서 고문 받던 대학생이 한 명 죽은 것 때문에 나라 전체가 발칵 뒤집힌 나라가 한국이다. 만약 22명이 총살되었다면, 노무현 정부는 정의감에 불타고 인정에 넘치는 한국 국민이 던지는 분노의 돌팔매질과 뒤이은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남북 상황으로 미루어 머잖아 모든 것이 소상하게 밝혀질 것이다.
(2008. 2. 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