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1배럴 100달러 시대가 왔다. 제3차 오일 위기가 오는 듯하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이 직격탄을 맞을 듯한데, 고유가 행진이 3년째로 접어들었건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높다는 것 외에는 별로 실감나지 않는다. 지난 5년간 좌향좌 개혁의 악몽에 시달리느라 30여년 간 부동의 세계 1위를 자랑하던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세계의 평균 성장률을 계속 밑돌았기 때문인지, 경제침체의 연속성은 분명히 느끼는데, 침체를 넘어 불황이라는 느낌은 아직 없는 듯하다. 1973년의 제1차, 1980년 제2차 오일 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이게 대부분 국립묘지에서 잠든 지 내년이면 30년이 되는 분의 음덕이라면 믿어질까.
2007년 원유 도입가는 총 597억 달러였다. 수출이 3718억 달러, 수입이 3567억 달러였으니까, 무역흑자 151억 달러의 약 4배가 원유 수입에 쓰였다. 이대로 가면 2008년에는 원유 때문에 무역이 적자로 돌아설지 모른다. 이것만 보면 정말 큰일 났다.
2007년 10대 수출 품목 중에서 4위와 6위가 두드러지게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석유화학제품 289억 달러, 석유류 제품 239억 달러--이 둘을 합하면 528억 달러로 원유수입액 597억 달러에 육박한다. 또 하나 수출입 항목에 바로 잡히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해외건설로 수주액이 398억 달러로 사상최고를 기록했던 2006년 165억 달러의 241%에 달했다. 해외수주액 398억 달러에서 오일 달러로 흥청망청하는 중동이 180억 달러를 보태 주었다. 528억 달러에 180억 달러를 더하면, 708억 달러로 단순 계산하면 전체적으로 111억 달러 흑자다.
철강석도 유연탄도 전량 수입하지만, 포항제철 덕분에 한국이 세계적인 철강 강국으로 강철 아껴 쓰라는 말을 할 필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의 일이 사실은 석유화학에도 적용된다. 한국은 싼 원료를 사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만드는 시설과 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원유가 비싸지면, 석유화학제품과 휘발유와 경유 등을 더 비싸게 팔아 먹으면 된다. 중복과잉 투자라고 전두환 정부와 김대중 정부 때 그렇게 욕을 얻어먹었지만, 결국 박정희의 과감한 선행투자와 연구개발 덕분에 기름 한 방울 안 나고 철강석 한 덩어리 나지 않음에도 한국 경제는 룰루랄라 할 수 있다. 동상만 세워 전 주민을 국제거지로 만든 김일성과 비교해 보라.
해외건설도 박정희 때 전략적으로 추진한 일이다. 90년대에 원유가 하락과 과당경쟁으로 해외건설 시장에 모래폭풍이 불었지만, 21세기 들어 한국은 한결 강해지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중동을 비롯하여 전세계로 진출하여 인기가 폭발함에 벌린 입을 다물 줄 모른다. 여기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관건(key)은 기술개발이다. 이제는 70년대, 80년대처럼 임금 따먹기, 몸으로 때우기가 아니다. 이명박 신화는 여기서 이제 명함도 못 내민다. 공장이나 발전소를 통째로 지어주고 달랑 열쇠 하나만 주는 플랜트 수출이 2007년에 무려 252억 달러이다.
피나는 과학기술 인재 양성과 과감한 선행 투자,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역동적이고 감동적인 한국형 경영--이런 것이 종합적으로 어울려 한국 경제는 고유가를 은근히 반긴다.
고유가를 별로 실감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보다 전기료가 거의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도 박정희 덕분이다. 오원철 전 경제수석은 오일 위기가 또 와도 끄떡없도록 경제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는 원대한 계획을 세워서 영감님으로부터 크게 칭찬 받았다.
1975년 발전은 86.3%가 석유에 의존하고 있었다. 2004년 현재 발전의 석유 의존도는 4.8%밖에 안 된다. 이에는 어떤 에너지원보다 안전하고 값싼 원자력발전소가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국이 산업체나 사무실이나 학교나 가정이나 노인정이나 고아원이나 청와대나 봉하마을이나 세계에서 가장 양질의 전기를 가장 싸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박정희와 오원철의 선견지명 덕분이다. 조선총독부 덕분에 한국보다 발전시설이 10배나 많던 북한이 전기가 없어 공장의 20%도 가동하지 못하고 하루 한 시간 TV도 보지 못하는 것을 생각해 보라.
언제까지나 박정희 덕만 보고 살 것인가. 고유가 시대에 한국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2가지가 시급하다. 첫째는 연구개발이다.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해야 한다. 다행히 핵융합로 KSTAR가 개발 중에 있고, 국제핵융합실험로사업(ITER)에 2035년까지 390억 원을 투자하는 대가로 9.09%의 지분을 갖게 되었지만, 이걸로는 안 된다. 대대적으로 핵융합기술개발에 투자해야 한다. 중국은 한국보다 기술이 뒤떨어졌지만, 엄청난 물량공세로 한국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영원히 고갈되지 않고 쓸 수 있는 수소에너지 개발에도 사활을 걸어야 한다. 서울대 임지순 교수가 나노기술을 이용하여 수소에너지의 가장 큰 문제점인 가볍고 튼튼한 수소 용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원천 지식을 확보했다. 그의 연구팀에 1000억 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할 만하다.
에너지 연구개발에만 당장 1000명 이상의 인원이 필요하다. 원자탄 개발에도 이 정도의 인원이 필요하다. 우리는 동족을 죽이고 이웃나라 민족을 죽일 원자탄 대신에 한국인도 영원히 쓰고 인류도 영원히 쓸 에너지 개발에 국가의 사활을 걸어야 한다. 빛의 시대에 한 달 후에나 쓸 고물 몇 톤 실어 나르려고 17조 원을 들여 운하 팔 때가 아니다. 과학기술자 1000명에게 연봉을 1억 원씩 주더라도 1년에 1000억 원이면 된다. 기금을 장기적으로 10조 원 조성하여 에너지 개발에 쓰면, 중동의 원유와 시베리아의 천연가스를 다 합한 것보다 많은 에너지를 한국에서 능히 개발할 수 있다.
에너지 개발은 장기 과제이고 고유가의 위기를 경제회생의 기회로 바꾸기 위해 당장 필요한 일이 있다. 그것은 유류세를 대폭 낮추는 것이다. 여야 합의로 법을 고쳐 최소한 일본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1리터에 각각 휘발유 1300원, 경유 1000원 이하로 낮춰야 한다. 주유소를 세무서로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부족한 세수는 정부의 선심 예산부터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휘발유와 경유가 오르면 모든 물가가 줄줄이 오른다. 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의 악몽이 찾아온다. 유류세를 인하하여 경제의 불꽃이 서서히 피어오르기 시작하면, 국민소득이 따라서 늘어서 세금도 장기적으로 늘어나게 마련이다.
고유가 시대에 '강부자' 내각은 절약! 절약! 낡은 구호나 외치지 말고, 미래 에너지원 개발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경제의 활성화와 가정의 행복을 위해 유류세를 대폭 인하하라. 그러면, 청사에 그 이름이 길이 빛날 것이다. 이명박! 이명박!
(2008. 2. 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