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아, 청아, 4만6천원짜리 내 딸 청아

이리 좋은 날 /미제 승냥이 때문에 못 먹어 죽은 /네 아바지가 살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청아, 청아, 4만6천원짜리 내 딸 청아
내 눈은 멀어도 내 귀는 안 멀었다
차디찬 두만강 넘어 오늘밤
연변의 맘씨 좋은 총각에게
우리 평생 만져 보지 못할 대거! 거금
4만6천원이나 받고 시집간다는 거 
내레 다 들었다

청아, 청아, 4만6천원짜리 내 딸 청아
내 눈은 멀어도 내 귀는 안 멀었다
윗목의 저 강냉이와 저 쌀 누가 보낸 건지  
미제 승냥이, 절대 아니지
이 놈들이 아직도 우리 공화국을 봉쇄한다지
남조선 거지, 절대 아니지
아직도 깡통 차고 미제에게 구걸한다지
개도 쌀밥 먹고 생선반찬 먹는다는 연변에서 
우리 사위가 아이 보냈으면 누가 보낼 건가 

청아, 청아, 4만6천원짜리 내 딸 청아
미제 승냥이 때문에 못 먹어
내 눈은 멀어도 내 귀는 안 먹었다
이 좋은 날에 내 맴이 요상타
다시 널 못 볼 것 같은 잔망스런 생각
저 강냉이와 저 쌀을 네 동생과 늘켜 먹을 터
한 달 먹을 거 열두 달로 늘켜 먹을 터  
그 때까지만 돌아오너라 내 딸 청아

청아, 청아, 4만6천원짜리 내 딸 청아
내 눈은 멀어도 내 귀는 안 먹었다
요상한 소문이 들리더라
남조선이 천국 같은 중국보다 잘 산다나, 미친 것들
남조선이 쌀도 보내고 비료도 보냈다나, 미친 것들
미제가 쌀도 주고 중유라던가 그런 거도 주었다나, 미친 것들
장군님이 군대와 당에게만 내리먹였다나, 미친 것들
벙어리 삼 년 귀머거리 삼 년
절대 헛소문 믿지 말고 왕 서방만 믿어라
나이야 네 죽은 아바지와 비슷하다더라만
그게 뭔 상관 우리한텐 하늘같은 은혜를 베푼 사람
대거! 중국 돈 거금 350원으로
빚 갚아 주고 강냉이와 쌀도 준 사람
절대 헛소문 믿지 말고 왕 서방만 믿어라

청아, 청아, 4만6천원짜리 장한 내 딸 청아
미제 승냥이 때문에 못 먹어
내 눈은 멀어도 내 귀는 안 먹었다
나는 여기서 장군님만 믿을 거다
장군님이 틀림없이 핵으로 미제를 까부수고
이밥에 소고깃국에 비단옷에 기와집에
그래 이 좋은 날에 이제 그만 울고
날래 가라, 혹 날이 샐라 
날래 가서 부디 잘 먹고 잘 살고
손자든 손녀든 낳으면 꼭 데려와라
이리 좋은 날
미제 승냥이 때문에 못 먹어 죽은
네 아바지가 살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 딸 청아 네 손 한 번만 더 만져보자
   (2008.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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