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體를 떠난 이명박의 實用은 허깨비짓

이념이 없는 국가는 머리가 없는 팔다리일 뿐인데 제아무리 실용을 잘 해 본들 무슨 유익이 있겠는가.

이명박 정권은 좌파인가



이명박의 좌편향성은 大選 이전 부터 꾸준히 의혹의 대상이 된 문제였으나 정권 교체라는 절체절명의 대의를 살리기 위해 애써 덮어버린 문제였다. 진짜 좌익 정동영을 택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 반쯤 의혹이 있더라도 이명박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일단 정권은 바꾸어 놓고나서 일을 풀어나가자는 생각이었다.



이를 두고 혹자는 지나가는 말투로 콩을 팥인 줄도 모르고 팥을 찍었느냐고 責을 하기도 하는데 이명박이 진짜 콩인지 팥인지는 좀 더 두고 보면서 판단을 해보자는 대거리를 해 보고 싶기도 하지만 지금까지의 행사를 두고 볼 때 이명박은 팥이 아니다라고 단언할 수 없음은 변명할 여지가 없는 사실일 것으로 본다.



이명박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진언한 바이지만 국민이 이명박을 선택한 이유는 그가 내세우는 경제가 아니라 이념 전환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한국 사회를 강타한 좌익 폭류의 흐름을 중단시키는 것이야말로 단 하나의 시대적 소명이고 정권 교체의 명분이었다. 이명박으로의 정권 교체는 좌익 제거에 목표를 둔 수단의 성취였다.



그러나, 이명박은 좌익 제거를 위한 아무런 구체적인 실행을 하지 않았다. 좌익을 두둔하고 좌익을 한 편대로 삼기도 하는 것 같아 보인다. 좌익을 소탕하기는 커녕 죄익이 다시 역류하는 것을 방관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런 까닭에 이명박은 본래 좌익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는 한걸음을 더 나아가 실용이라는 이름으로 이념을 지워버렸다. 그는 국민의 목표니 국민적 여망이니 시대적 소망이니 하는 따위에 대해서는 눈을 돌려 버렸다. 실용이 대신 떠올랐다. 그는 이념의 문제를 실용의 이름으로 잠재워버리려 한다. 그러므로, 이제 이명박을 두고 싸우는 전투는 이념이 먼저냐 실용이 먼저냐를 다투는 싸움이 되었다.



중국 철학에 體用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체는 사물의 본체를 이름이고 용은 체의 실제 작용을 이름이다. 이것은 理氣論과 통하고 實事求是와도 통한다. 이것을 사람에 적용해 보면 사람에게 정신이 있고 그 정신의 작용에 따라 움직임이 생긴다는 의미이다. 본체란 사물의 본질을 이름이지 물질적 형상을 말하는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체용이론에서 볼 때 이명박의 실용은 용에 대한 인식의 문제이다. 실용은 용을 생산적인 용이 되도록 다루자는 의미일 것이다. 현학적 형이상학적 공리공론의 논쟁을 그치고 생산적인 수확이 있는 용도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일테다. 그런데, 이명박의 실용은 본체인 이념의 문제를 없애버렸으므로 본체는 없고 용만 남은 이상한 꼴이 되고 말았다.



이상하지 않은가. 작용을 意志하는 본체가 없는데 용례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몸이 없이 움직임만 있는 현상이란 도깨비가 아닌가. 형상 없이 움직임만 있는 그것은 허깨비 귀신의 장난이 아닌가. 몸이 없는 실용이란 도대체 이상하고 음험한 현상이 아닌가.



몸이 있어야 용이 있는 것이다. 국가 경영도 몸이 있어야 운용이 있는 것이다. 국가도 본체가 있고 정신이 있고 난 후에라야 실제 운용이 되는 것이다. 국가의 본체 정신은 이념이고 그것은 헌법 정신이다. 헌법은 국가의 본체이다. 국가 경영은 헌법 정신에 부합되어야 한다. 이념이 없는 국가는 머리가 없는 팔다리일 뿐인데 제아무리 실용을 잘 해 본들 무슨 유익이 있겠는가. 날이 갈수록 죽음에 가까워질 뿐이다.



그러므로, 체용이론을 분해하여 본체와 용의 관계를 정리하면 이렇게 된다.



본체가 있고 본체의 성질에 맞게 본체를 운용하면 정상적인 실용이다.

본체는 있는데 운용이 미진하면 실용적 혁신이 요구된다.

본체도 없이 운용만 있는 것은 그것을 아무리 실용이라고 우겨도 그것은 허깨비 짓이다. 그것은 실체가 없이 허상이 날뛰는 헛것이다.

본체도 없고 움직임도 없다면 그것은 죽음이다.



이명박 정부는 헌법에 명시된 국가 정체성에 대한 이념을 버렸으므로 본체를 버린 것이다. 이념을 버린 이명박은 본체를 버린 것이므로 본체가 없이 날뛰는 그의 실용은 허깨비 짓이다. 허깨비 짓은 사람을 두렵게하는 것일지언정 사람이 받아들이기에 합당한 짓이 아니다. 국민이 이명박을 거부하는 이유는 척 보면 삼천리 이명박의 실용이 허깨비 짓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국민은 그것을 깨닫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모른다. 그토록 쉬운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쓸데없는 고집만 부리면서 좌익이라는 혐의까지 둘러쓰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우매함이 실로 안타깝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