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 사태와 관련해서 이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이명박 선생은 보이지 않았다.
이번에 광우 촛불이란 뜻밖의 핫이슈를 한 달여 동안 지켜 보면서 갠적으로 느낀 것이 적지 않았다. 세상에 이런 일도 있을 수 있구나하는 기가 막힌 감정에서부터 어떻게 이렇게 까지라는 울분의 감정까지...
광우 사태와 관련해서 이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이명박 선생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 없었다고 하는 게 좋겠다. 대신 눈에 띈 한 사람이 있었다. 그 존재감이 또렷하게 부각된 한 사람. 바로 조갑제 선생이다.
거두절미하고 말해서 초지일관하는 그의 활약을 보면서 인간 조갑제의 진면목을 똑똑히 실감하게 되었다. kbs의 단박인터뷰인가하는 것을 보니 더더욱 인물의 출중함이 돋보인다.
소위 이 나라의 식자층에 오래전 부터 만연해 있는 좌파적 분위기와 평화와 인권 등 겉보기에만 화려한 허울 속에 숨어 있는 그 위선의 낯짝들을 생각할 때 조갑제 선생은 분명 특이한 존재이다.
종북 좌파와 일부 중도층 그리고 보수 우파 일각으로 부터도 꼴통이니 극우니 하는 따위로 불리는 그 인줄을 내 진즉에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는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자신의 믿는 바와 진실을 위해 온 몸을 불살랐다.
솔직이 아무리 인색하게 평가하더라도 그만한 이념적 소신과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부동심이라면 능히 일국을 경영하고도 남음이 있겠다 싶다. 이 나라의 몇몇 전임 대통령과 견주어 보더라도 어디 빠지는게 있겠는가.(ㅎㅎ)
조갑제 선생의 글을 열독한 분이라면 누구나 그가 영민한 두뇌와 날카로운 판단력, 논리력과 통찰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웰빙 한나라당 정권에 몸을 담고 있는 인사들에게는 천연 기념물이 되었거나 아예 없는 그 전투력. 이건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로 지존급의 포스를 보인다. 재야 우파의 거두로서 당연한 전투력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제도권 내의 온실 속 화초들인 한나라당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아쉬운 거친 생명력의 전투력이다.
일견 할 때 조갑제 선생은 전략가로서도, 사상가로서도 가위 일가를 이루었다는 느낌이다. 지나친 고평가가 될 지 모르겠으나 당금 정치권(한나라당 영역)에 이만한 인물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비단 광우 사태를 겪어서가 아니라 문득 이런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이명박 정부가 첫 조각을 할 때 조갑제씨를 내각에 참여시키지 않은 게 뼈아픈 실수 였다는 점이다. 이명박과 그 주변 참모들이 조갑제 선생의 진면목을 몰랐거나 무시했을 수도 있을 것이지만 그보다는 그들이 감당하기엔 조갑제란 인물의 그릇이 넘 컸을 수도 있겠다 싶다.
이번에 청와대나 정부에 조갑제 선생 같은 인물이 한 둘이라도 포진되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촛불족들과 언론의 눈치를 보면서 어물쩍하고 있는, 소위 있으나 마나한 여타의 인물들과는 달리 조씨 같은 분은 필시 확고한 신념과 전략에 의한 원칙론적 해결책을 제시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랬더라면 정부가 상황을 판단할 시에 지금과는 다른 시각이 적용될 수도 있었을 것이고 그랬다면 국면이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흐를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허전함이 있다.
조갑제 선생이 정권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었더라면 아마도 용기를 가지고 자신있게 상황에 대처해 나가는 유일한 인물이었을 것이다. 다른 이들은 지금까지의 행태를 볼 때 다들 겁을 집어 먹은 채 무대 뒤로 몸을 숨기고 있었을 공산이 크다고 본다.
조갑제 선생의 자신에 찬 행동으로 대통령 또한 용기 백배할 수 있지 않았을까? 자연 대통령의 믿음이 조갑제 선생에게로 쏠리면서 광우 사태를 진실과 거짓을 가리는 한 판 대결의 장으로 몰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이미 버스는 떠났지만 이런 공상이라도 해 보았다.
그런데 쩝~ 더는 할 말이 없다. 오늘의 기자회견. 다들 보았다시피 그것은 보기에 따라선 굴욕적인 항복 선언이었다.
혹자는 말한다.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 국민에게는 무조건 져야 한다.' 그래서 이대통령이 국민에게 고개를 숙이고 지고 들어간 일이 잘했다고 한다. 그로서 국민들이 이대통령을 이해하고 도와줄 것이라 한다.
얼핏 말이 되는 것 같지만 웃기는 소리다. 국민도 국민 나름이다. 항시 변하지 않는 다수 민심을 뜻하는 국민이라면 이는 마땅히 하늘 같은 존재로 받들어 모셔야 하는 지고무상한 것이다.
그 어느 경우든 이의가 있을 수 없는 지엄한 천명이자 민심의 뜻, 국민의 요구일 것이다.
세상에는 그런 하늘의 뜻과 같은 가치와 원칙이 더러 있다. 국민들이 그런 가치와 원칙을 요구할 때 그 땐 무조건하고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 광우 촛불 민심? 이건 다르다.
광우 민심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남과 함께 그리고 상황과 변수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상대적 민심이었다. 이럴 땐 민심의 요구에 무조건 순응하기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진실과 거짓을 가리는 일이다. 이런 점에 대해선 다음에 거론할 기회를 가질 것이다.
암튼 이 번에 이명박은 최악은 아닐지 몰라도 한심한 선택을 했다. 결과적으로 대국민 항복 선언이 된 오늘 기자회견으로 말미암아 이명박 대통령은 좌파로 부터도, 우파로 부터도 환영받지 못하는 어정쩡한 처지가 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중도층이 좋아할 것도 아니다. 이제 이명박은 자신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줄 지지층이 그 어디에도 없어졌음을 조만간 알게 될 것이다.
광우 촛불이 정치색을 띄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었다. 촛불의 숫자가 500이니 1000이니 하는 식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촛불의 동력이 떨어지면서 국면이 바뀔 수도 있는 미묘한 시기였다.
그러나 공격 명령을 내려야 할 이 결정적인 시기에 도리어 퇴각명령을 내린 이명박. 이념 없는 대통령의 한계이자 비극을 우리가 보고 있다. 이명박의 오늘 기자회견은 그의 권위가 완전히 무너졌음을 만천하에 알리는 자리가 아니었을까 한다.
너무나 유약하고 기백이 없다. 대통령직을 걸어서라도 진실과 허위를 가리는 노력을 해야 할 때에 아군 전체에 자살 명령을 내린 이명박을 보면서 어쩜 이 정권이 또다시 노무현류의 좌파 정부의 길을 가는 게 아닐까하고 의심하기에 이르렀다.
마침 오늘 기자회견 질문 중에 어느 기자가 곧 있을 청와대와 내각에 대한 인사 쇄신시 좌우와 여야 정권을 불문하고 인사 대상의 폭을 넓히는 문제를 거론했는데 이명박은 이 질문에 대해서 호의적으로 답변한 듯 하다.
명확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뉘앙스로 읽힌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는 사실상 거국 중립 정부의 탄생을 예고한다. 사라지는 한나라당 정권. 요절하고 있는 보수 우파 정권. 그 대신 포퓰리즘이 횡행하는 무소신 식물 정권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는 것인가. 정녕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는가.
이 나라의 대통령, 이명박을 보면서 '조갑제가 거인이다' 이런 생각을 아니할 수 없다.
누리미(프리존토론방)
趙甲濟가 거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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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6-20, 16: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