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대통령의 실정이 독선에서 비롯되었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은 자만에서 비롯되었다.
노: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 싸우자, 악랄하게 싸우자. 꺅!
이: 나는 잘났고 너는 못났다. 나를 따르라, 찍소리하지 말고 나를 따르라.
노: 우리는 옳고 너희는 그르다. 죽어라, 네놈들은 다 죽어라. 죽기 싫으면 무릎을 꿇고 잠자코 한쪽 구석에 찌그러져 있어라. 퉤!
이: 나의 부하들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 어디에도 이보다 뛰어난 엘리트는 없다. 프레지던트가 앞장설 테니 일사불란하게! 토달지 말고! 무조건! 목표를 향해 돌진하라. 소수의 불만세력은 있게 마련이다. 목표만 달성되면 너나 없이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한다.
노: 반미는 옳고 반공은 그르다. 썩은 무리들아, 반미 좀 하면 어떠냐? 수구꼴통들아, 아직도 빨갱이 타령이냐? 에라이!
이: 나는 하는 일마다 성공했다. 나는 민주화 1세대요, 산업화의 주역이요, 지방자치의 으뜸꽃(源花)이요, 환경보전의 꽃미남(花郞)이다. 보나마나 내가 앞장서면, 민주화 세력도 산업화 세력도 공무원도 환경단체도 건강단체도 진심으로 나를 우러러보고 사모하고 따르고 받들 것이다. 미국을 비롯하여 세계가 알아주는 내가 아닌가. 2인자가 왜 필요할까! 경제도 정치도 외교도 교육도 안보도 내가 직접 챙기겠다. 꼭두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쉬지도 않고 졸지도 않고 직접 챙기겠다. 전봇대 뽑는 일에서 톨게이트 폐쇄하는 일까지 게으른 공무원이 안 하면, 부지런한 내가 두 눈을 부릅뜨고 직접 챙기겠다. 작지만 날카로운 내 눈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없고 잘생긴 내 귀가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잠시도 한눈 팔지 말고 목표를 향해 뛰고 또 뛰어라.
노: 민중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 시대를 열겠다. 민중의 지혜를 모을 위원회도 필요하면 얼마든지 만들겠다. 새 시대를 제대로 이해하는 방송과 인테넷 언론은 정부가 적극 키워 주겠다. 새 시대에 걸맞은 시민단체에겐 정부보조금도 팍팍 밀어주겠다. 경찰도 군대도 법도 두려워할 것이 없다. 남북화해와 환경과 반미에 도움된다면, 경찰도 군대도 걸리적거리면 두들겨 패라. 그들이 감히 새 시대의 애국지사를 잡으면 풀어 줄 것이요, 그들이 감히 지고지순한 민중에게 생채기 하나라도 내면 왜곡과 과장의 온갖 수단을 총동원하여 열 배 백 배로 갚아주겠다. 법률은 해석하기 나름이요, 헌법은 민중을 보호하는 한에서 유효한 법. 나는 율사(律士) 출신. ㅋㅋ
이: 너희가 운하를 아느냐? 나는 남들이 안 된다고 하는 것을 모조리 성공시켰다. 해외건설, 청계천 복원, 서울시 재정의 흑자전환, 서울시 교통체계 정비, 한반도대운하도 마찬가지다. 물류비도 줄이고 관광도 살리고 경제도 일으킨다. 동서화해와 남북화해도 달성한다. 영남과 호남, 충청, 경기에 이어 신의주까지 연결하면 남북의 7천만이 혜택을 볼 것이다. 200년 전의 인기토목공사라고? 삼면이 바다라고? 비포장도로 하나만도 못하다고? 환경이 도리어 파괴된다고? 관광 올 사람이 없다고? 날조다! 우파의 성공을 배아파하는 좌파의 대안 없는 비판이다.
노: 너희가 민족을 아느냐? 무한한 인내로 굶주린 민족을 돕고 또 도우면 언젠가는 푸른 한반도기가 3천리 강산을 뒤덮으리라. 우리가 먼저 외세를 몰아내고 총을 내려놓으면, 언젠가는 의구심을 벗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동족이 손을 내밀리라. 이에 반대하는 자들은 반민족주의자요, 친일파 후손이요, 친미 사대주의자요, 수구 기득권이다. 이런 자들은 추호도 용서할 수 없다. 쳐라, 찔러라, 밟아라! 꺅!
이: 나는 민족도 알고 북한인권도 알고 북한경제도 안다. 비핵 선언만 하고 개방하겠다고 운만 떼라. 그러면 파격적으로 지원하겠다. 아프리카의 소말리아보다 못사는 동족을 10년 안에 세계최고 외환보유국 중국보다 잘살게 해 주겠다. 그 까짓 것, 내가 도와주면 순식간이다. 그렇게 되면 북한의 인권유린도 절로 사라질 것이요, 북한의 공산체제도 절로 개과천선할 것이다. 내가 누구냐, 나는 성공신화의 주인공이다. 뿐이랴, 강남의 노른자위 재산도 모조리 사회에 환원하기로 한 사람이다. 나를 따르라, 자, 내가 앞장설 테니 고지를 향해 돌진하라. 노무현 정부가 마무리 못한 한미자유무역협정도 단숨에 내가 성사시키겠다. 내 사인 하나면, 누가 감히 딴죽을 걸까. 미국 소가 좋고 미국 자동차 시장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것이 아니더냐, 이것저것 재지 말고 도장 콱 찍어 버려! 사소한 절차상 문제는 신경쓸 것 없다. 그런 건 일이 잘되고 나면 절로 묻힌다. 시대착오적인 반미세력들은 이참에 박살날 것이다. 한국의 소비자와 미국의 소비자에 의해! 내가 누구더냐! 흐흐흐.
(2008. 6. 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