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환급은 사탕발림-대체에너지 개발기금으로

유류세 10조원을 환급하면 푼돈으로 사라질 뿐! 전액 대체에너지 개발기금으로 사용하라.

 원유가가 하늘을 태울 듯 계속 날아오르고 있다. 2004년 2월에 배럴 당 30달러 남짓에 거래되던 원유가 2008년 7월 현재 140달러에 거래된다. 150달러는 이미 가시권에 들어왔고 200달러도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고 있다.

 

 촛불시위에 놀란 이명박 정부는 2007년에 약 30조원 걷힌 유류세 중에서 10조원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환급하겠다고 서둘러 공약(公約)했다. 누구에게 어떻게 돌려 줄지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경제 대통령은 국회가 열리면 맨 먼저 눈앞의 이익밖에 모르는 데는 일란성 쌍둥이 같은 여당과 야당이 짝짝짝 박수로 통과시킬 게 뻔한 환심정책을 법률로 바꾸어 인기를 확 끌어올릴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특유의 가벼운 기침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다른 한편 공공차량 홀짝제, 실내온도 높이기, 넥타이 풀기, 네온사인 끄기, 가로등 불빛 낭만적으로 만들기 등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지시와 명령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건 국회로부터 동의를 받지 않고도 얼마든지 강제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눈을 부릅뜨고 귀를 쫑긋 세워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전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

 

 경제의 알파와 베타와 감마인 과학기술자를 돈과 명령으로 언제든지 끌어 모을 수 있고 부릴 수 있는-건설 현장과 뒷골목의 용어로- '시다바리' 취급하는 정부답게, 이명박 정부는 화석연료의 수명이 다하는 것과 함께 전세계가 세계양차대전 못지 않은 새로운 파워 게임에 돌입한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듯하다.       

                
  에너지를 장악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한다.―이 명제는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전환한 지난 200년 동안 세계 권력무대의 변함없는 공식이었다. 석탄의 시대에는 영국이, 석유의 시대는 미국과 소련이 세계의 초강대국으로 군림했다.

 

 화석 연료는 천연가스 포함해서 시간의 문제일 뿐 머잖아 역사의 뒤꼍으로 사라질 운명이다. 태양이나 바람, 밀물썰물, 쓰레기, 식물 등을 이용하는 재생에너지와 핵분열 또는 핵융합을 이용하는 원자에너지와 수소나 전지 등을 이용하는 화학에너지 등이 다음 세대의 무한 청정에너지 올림픽을 향해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진 지 오래다. 현재로선 1차, 2차 에너지 파동 때부터 차근차근 준비한 비산유(非産油) 선진국 독일과 일본이 가장 앞서 있다. 화석연료의 달콤함에 빠져 소비왕국이 된 미국은 과학기술의 저력은 가장 크지만 힘이 집결되지 못하고 있다. 풍차 하나 만드는 것조차 넓은 국토에 배전(配電) 설비가 제대로 갖추지 않은 인프라 부족과 집단이기주의의 다툼, 환경절대주의자들의 결사 반대에 의해 지지부진하다. 미국은 원자력 발전소 부문에서도 가장 앞섰지만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기겁하는 식으로 아예 20년간 손을 놓았다가, 다급해지자 새까맣게 뒤쳐졌던 한국에게 원전 건설기술을 간청하는 형편이다.

 

 러시아는 천연가스와 석유 가격의 폭등에 70도 보드카에 취하는 것보다 더 심하게 취하여 다음 세대를 거의 준비하고 있지 않다. 중국과 인도는 화석연료의 맛에 막 길들여지기 시작하여 게걸스럽게 미국의 힘이 미치지 못하거나 미국의 힘이 배척받는 곳을 대상으로 자원 싹쓸이할 생각에 젖어 있다. 브라질은 바이오에너지 부문에서 앞서 있지만, 아마존의 밀림과 세계의 식량을 요절낼 참이다.        


 한국은 천길 낭떠러지에 떨어질 위기일발의 순간이자 세계 5대강국으로 날아오를 수도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1차, 2차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한국은 안전하고 청정한 원자력 발전소를 야심차게 건설하기 시작하여 이제 능히 세계로 진출할 역량을 갖추었다. 그러나 아직도 전기 생산에서 천연가스와 유연탄 비중이 절반 가량 차지한다. 핵융합 발전소도 전 (前) IEA(국제원자력기구) 정근모 의장과 한국 핵융합의 맏형 이경수 박사에 의해 세계적 수준에 올라 있다. 영원히 고갈되지 않고 사고가 나면 저절로 꺼지기 때문에 안전사고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핵융합 발전소는 안타깝게 2050년이 되어야 상용화될 듯하다. 그렇지만, 한국이 열악하기 짝이 없는 가운데 K-Star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나는 제안한다. 10조 원을 뚝 떼어 에너지 개발기금으로 쓰라고! 당장 학제적(學際的 interdisciplinary) 과학기술자 1000명이 필요하다. 이들에게 평균 1억 원의 연봉을 주라. 그래 봐야 1000억 원밖에 안 된다. 10조 원의 1년 이자만 4000억 내지 5000억 원은 될 테니까, 장기적으로 과학기술자를 이자만으로 5000명까지 늘릴 수 있다. 태양이 늘 구름 속에 갇혀 있다시피한 열악한 형편이지만, 독일은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데 단연 세계 1위다. 독일에선 에너지 분야에서 이미 30만 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한국인은 목표가 뚜렷하고 뒷받침이 든든하면 특유의 신바람을 발휘한다. 아무도 못 말린다. 최단기간에 최고의 성과를 낸다. 포항제철과 삼성반도체, 삼성휴대폰,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은 그렇게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제 21세기와 22세기의 세계패권을 향해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었다. 인적 자본이 뛰어난 한국에게 절호의 기회가 왔다. 세계1위도 꿈만이 아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인도가 20세기의 무지개 회상 또는 신기루 환상에 젖어 있을 때, 한국이 치고 나갈 말 그대로 천년 만에 찾아온 천재일우의 기회다. 그 첫 단추가 국가적 운명을 걸고 대대적인 대체에너지 개발의 녹색 테이프를 끊는 것이다. 북한을 보라, 왜 저렇게 처절하게 망했는가. 핵 한 방에 2천만의 운명을 걸고 있는가. 그것은 바로 에너지 싸움에서 자멸했기 때문이다. 소련과 중국에 에너지를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다가 쫄딱 망한 것이다. 일제시대보다 훨씬 못 산다. 일제시대보다 훨씬 더 시달린다.  

 

 이명박 정부는 다른 것은 다 망쳐도 에너지 정책 하나 제대로 살리면 역사에 길이 아름다운 이름을 남길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다른 것들은 대부분 잘하더라도 아름답지 못한 이름을 영원히 불타오르는 촛불 위에서 태울 것이다. 
         (2008. 7. 8.) ―김일성이 죽은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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