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自閉症)에 걸린 사람은 백약이 무효다. 정신과의사의 전문지도 아래 가족의 사랑과 교육이 결합되어야만 겨우 제 한 몸 가눌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될 수 있다. 만약 이 자폐증에 걸린 자가 임꺽정의 힘에 진시황의 권력에 빌 게이츠의 부를 가졌다면?
자해(自害)로 주위 사람들을 굴복시키는 데 맛들인 자도 여간 다루기 어렵지 않다. 이런 자는 비겁하고 교활하다. 여차하면 다짜고짜 자신에게 폭력을 휘두를 수 있는 강자에게는 꼼짝 못하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거나 할 수 있는 일도 게을러서 못할 경우 자신의 저열한 욕심을 채우기 위해 가족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의 애정을 미끼로 절대 죽지는 않을 만큼 자신의 몸을 긋는 것에 크나큰 희열을 느낀다. 만약 이 자해 상습자를 조종하는 거대한 세력이 있다면?
북한의 모든 문제는 독재권력에 의한 폐쇄성에 있다. 그 폐쇄성은 또한 독재권력을 유지시키기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북한의 독재권력과 폐쇄성은 결국 한 마음 두 몸이다. 분리할 수가 없다. 따라서 외부의 지원도 독재권력과 폐쇄성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만 허용된다. 북한의 개혁개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자들은 개혁개방의 의미 자체를 모르거나 알고서도 북한의 독재체제를 유지시켜 주기 위해 아름다운 말을 골라 쓰는 음흉한 인간이다. 외출할 때마다 오색구름이 떠오르고, 손을 치켜들 때마다 수만 명이 발을 동동 구르며 환호하고, 골프채를 휘둘렀다 하면 홀인원하거나 이글하거나 버디하고, 눈살을 찌푸릴 때마다 식량과 달러가 배떼기로 굴러오고, 헛기침할 때마다 대포나 총을 맞아 피를 토하며 죽는 자가 멀찍이 떨어진 바다나 가까운 바닷가에서 속출하는데, 이 자폐증 환자가 어떻게 독재권력이 거의 통제할 수 없는 시장경제를 받아들인단 말인가.
북한을 제대로 이해하고 제대로 다루는 나라는 중국뿐이다. 자신이 자폐증을 앓은 독재자에게 지독하게 시달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자가 죽고 나서야 비로소 제정신 가진 지도자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중국은 정신과의사와 주인(부모가 아닌)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동북공정의 때가 무르익기를 기다린다. 자폐증에 걸린 자는 백약이 무효임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그렇다고 너무 왈기면 자폭할 수도 있으니까, 생명을 유지할 정도로 의사(하늘)를 알아볼 정도로 생명선(주인)을 알아볼 정도로 도와준다.
한국은 20세기 후반 90% 스스로의 힘으로 세계최고의 기적을 이룩한 나라다. 거지와 먼지와 똥의 나라에서 불과 한 세대 만에 오렌지족과 자유와 황금의 나라로 바뀐 인구 5천만의 나라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오렌지족은 부모의 고생을 모른다. 부모의 재산을 어떻게 쓸 것인가, 오로지 그것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수틀리면 문을 쳐 닫고 밥을 굶거나 외국 브랜드 옷을 찢어 버리거나 값비싼 가재도구를 부수거나 부모의 비리를 세상에 까발리거나 자신의 배에 모세혈관이 몇 개 터질 정도로 살짝 칼로 긋는다. 그러면 부모는 처음에는 크게 화를 내고 고함을 지르다가 금방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엄히 이른 다음, 외제 자가용도 사 주고 고액과외도 시켜 주고 외유성 어학연수도 보내 준다.
한국의 가장 큰 경쟁력은 오렌지족의 불법폭력시위 실력이 아니고 대기업의 경쟁력이다. 이 대기업이 바로 오렌지족의 부모다. 오렌지족들이 권력을 잡은 이후, 오렌지족 권력과 한 통속이 된 오렌지족 노조와 오렌지족 지식인들이 자해공갈단을 구성하면서, 한국의 대기업이 받은 20년 수모와 무수한 도산과 국제 위신 추락과 경쟁력 하락을 생각해 보라. 그와 더불어 중소기업의 가중된 고통을 생각해 보라. 좀이 누렇게 쓴 19세기의 자폐자해경제 찬양 경제교과서를 펼쳐놓고 거기에 한국의 대기업을 끼어 맞추는 것에 신바람을 낸 결과는? 잘하면 잘할수록 수모를 당하고 못하면 못할수록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두둑이 받고 밉보이면 시장에서 사라지고 곱보이면 국민기업이 되어 국민의 혈세로 생명을 유지하고, 이게 바로 자해공갈단이 한 짓이 아니고 무언가. 이게 바로 자해경제가 아니고 무언가.
자폐경제는 처절히 망할 수밖에 없고 자해경제는 시름시름 망할 수밖에 없다. 나랑 너랑 함께 잘사는 시장이 한쪽에서는 탄생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되살아나고 커질 때, 법질서 안의 자유민주가 무질서의 민중민주를 엄히 다스릴 때 비로소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한민족 공동체가 탄생할 것이다. 자폐증 환자가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서 쫓겨날 때에, 오렌지족 자해공갈단이 콩밥에 감지덕지할 때에 중국의 기적을 능가하는 21세기의 새로운 기적이 한반도에서 한 번 더 일어날 것이다.
(2008. 8.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