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이기주의·국가 독점주의·평등주의' 걷어내야

교육이 살아나려면 '全국민의 영재화 교육'에서 '소수의 秀越性(수월성) 교육과 다수의 시민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1. 교육선진화의 배경과 장애요인

‘교육선진화’란 교육이 개인의 성장 발전은 물론 국가안보와 산업화와 민주화에 기여하면서 국제사회의 인재를 육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것을 일컫는 것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교육선진화는 민주사회의 기본질서인 법을 생활화하는 민주시민으로서, 그리고 치열한 국제경쟁사회에서 살아가는 글로벌 에티켓을 지키는 국제시민으로 양성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인구밀도는 높고, 부존자원도, 자본도 없는 빈약한 나라에서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냈다. 서구가 200년에 걸쳐 이룩해낸 근대화를 일본은 100년에 걸쳐 이룩해냈고, 한국은 이를 다시 50년으로 앞당겼다. 이러한 성과의 원동력은 바로 교육이라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의 진단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반듯한 나라, 잘 사는 나라, 튼튼한 나라의 기초는 바로 교육이다. 새 정부의 747전략의 원동력도 바로 교육이 될 것이다. 21세기 치열한 국제경쟁사회에서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 바로 사람인데, 지금 우리교육은 과연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가.

새 정부의 교육정책은 출발부터 많은 난관에 부딪치고 있다. 요즘은 새 정부에 과연 교육개혁의 의지가 있는지 의아하기만 하다. 개혁 추진이 지지부진한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지만, 최근 불거진 반정부 성격을 띤 촛불 행진 때문만도 아니다. 검증받지 못한 현장감 없는 다수의 인사들이 대선 공약에 이어 인수위원회에서 교육현장과 거리가 먼 비현실적 정책을 남발함으로써 교직사회의 공감을 얻어내지 못하며 우군을 잃고, 교육 관료마저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무릇 교육개혁 추진에는 이해 당사자의 저항이 있기 마련이고 새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새 정부의 교육개혁은 정책의 우선순위가 바뀌었고, 현장의 토양과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소통마저 두절한 채 일방적 독주를 강행함으로써 추동력을 잃었다.

튤립이 아무리 아름답다고 해도 사막에 심을 수는 없는 일이다. 사막에는 사막에 적합한 식물이 있는 것이다. 그래도 튤립을 꼭 심어야 한다면 토양을 바꾸고 물을 대주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교육개혁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겉돌고 있는 것은 학교현장 교육자들이 배제된 채 학자 중심의 이론가들이 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정부의 교육정책은 교육본질보다 정치적 논리에 빠져 있었고, 평등을 앞세운 이념적 편향성이 지배해 왔으며, 학생과 학부모를 실험대상으로 삼았고, 일관성·지속성보다는 일과(一過)성과 저돌성으로 안정을 잃었다. 이런 과정에서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던 교육이 집단적 이기주의와 국가독점주의 그리고 평등주의에 발목이 잡혔다. 집단적 이기주의, 국가 독점주의, 평등주의가 바로 교육선진화의 장애요인이며 이를 걷어내는 것이 바로 교육선진화로 가는 길이라 하겠다.


2. 집단적 이기주의 청산

집단이기주의가 교육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 먼저 교육선진화를 위한 교육개혁에 성공하려면 세 가지 집단이기주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교과이기주의, 교직이기주의, 사교육이기주의가 바로 그것이다.

교과이기주의를 극복하지 못하면 수학능력시험의 조정과 교육과정 개편문제, 그리고 학생의 수업부담 경감은 공염불이 될 것이다. 교직이기주의를 극복하지 못하면 학력평가의 정례화나 교원평가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사교육이기주의를 극복하지 못하면 사교육 경감과 같은 교육개혁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 사교육 단체가 막강한 정치세력으로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사교육정책을 다루는 사람들이 사교육시장의 인질이 되어있는 상황에서 사교육 문제 해결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들 세 가지 이기주의는 근사한 가면을 쓰고 나타나기 때문에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교육의 약점을 노려 역공을 가해 자신의 처지를 합리화하면서 민심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인다. 교과이기주의는 아는 것이 힘이라는 명분과 국가경쟁력이라는 이름을 내세우고, 교직이기주의는 전인교육과 인성교육이라는 얼굴을 하고 나타난다. 사교육이기주의는 수요자중심 교육 또는 공교육 황폐화의 대안이라는 모습을 하고 나타난다.

지금 많은 한국의 교사들은 착각 속에서 교육을 하고 있다. 학교란 입시 위주의 교육을 해서는 안 되는 곳이라는 생각이 첫 번째 착각이고, 입시위주의 교육을 안 하면 저절로 인성교육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두 번째 착각이며, 규제를 안 하고 아이들이 하자는 대로 아이들에게 맡기면 자율성이 신장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세 번째 착각이다. 이러한 착각 속에 교실이 무너지고 교무실이 무너졌다. 결국 교육의 중심축이 학교에서 학원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입시교육과 생활지도에 철저한 교사들은 동료교사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으로 취급받기 일쑤다. 교사들의 이러한 사고의 내면에는 안일을 추구하는 편의주의가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조성에 앞장선 것이 바로 전교조라 할 수 있다. 非전교조 교사들도 전교조의 이념적 편향성을 비판하면서도 전교조가 이룩해놓은 편의주의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새 정부는 집단적 이기주의를 청산하기 위해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다. 겉으로 표현하고 있지는 않지만 교원평가, 학력평가, 학교정보 공개제도, 학부모회 조직화 등이 교직 사회의 집단이기주의를 제어하는 기제로서 논의되고 있다. 정기적인 교원평가를 실시하여 자질이 안 되는 교원은 교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우수 교원에게는 상여금, 가산점 등 인센티브를 주어 교직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학력평가)를 초·중·고교 全학년에 실시하고 학교 간, 학급 간 비교할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 더 나아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기준으로 초등은 담임교사, 중등은 교과교사에게 책임을 묻고, 종국에는 교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학교정보 공개 내용 중 개별 교사의 교직단체 가입 여부와 활동상황이 공개되어야 한다. 교육공급자인 교사는 공인이며 교육수요자인 학부모는 이를 당연히 알아야 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학부모가 교육주권을 찾게 하는 일도 시급하다. 초·중·고교의 학교운영위원회에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여 학교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

교육 현장을 지키기 위해 새 정부는 법을 엄격히 집행하여 교직의 기강을 바로 잡고, 한국교총과 교원노조가 각기 다른 법률에 근거해 시행하고 있는 비효율적인 현행 단체협약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사용자측은 다원화하고 피고용자측은 단일화 하는 <교원의 단체교섭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하여 사용자 교섭 창구를 교과부장관과 교육감은 물론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중앙인사위원회로 다원화하고, 한국교총과 교원노조로 이원화되어 있는 피고용자 교섭 창구는 단일화해야 한다. 교원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은 평교사에 국한하여 부장교사가 제외되도록 하고, 교원노조의 단체행동권을 금하고 있는 실정법의 취지에 따라서 교원노조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같은 상급 노동조합 연합체에 가입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


3. 교육정책의 국가독점주의 청산

새 정부는 국가독점주의를 청산하기 위해 교육에 관한 중앙정부의 권한을 대폭 시도교육감에게 이양하고, 2010년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교육자치 제도에 대비하고 있다. 종국에는 초․중․고교의 자율권을 강화해나간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기본 방향은 옳게 잡았으나 이러한 제도를 정착시키려면 각론에는 문제가 많다.

교육정책을 추진하는 부서에 현장 경험자를 중용해야 하는데 현장 경험이 있다고 반드시 정책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런 정책가를 양성하는 연수프로그램이 진행되어야 한다. 교육부 장관에는 대학 교수 출신 보다는 교육 현장 사정에 밝은 인사를 발굴하여 임명하되 대통령은 자신과 임기를 같이 할 생각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은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이 따로 있고 시행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서 일관성을 잃고 표류해 왔다. 교육부장관은 외계인이고 영원한 나그네였다. 평균 임기 10개월도 안 되는 단명의 교육부 장관이 교육백년 대계를 발표하고 다음 사람에게 바통을 넘기는 악순환이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2010년부터 시도 교육위원회가 시도의회에 병합되고, 교육감과 교육의원 직선제가 도입된다. 그러나 각 정당은 교육정책을 국민 앞에 내놓고 어떻게 하겠다고 공약을 하지만 교육정책을 구현하는 방법을 제도적으로 막아놓았다. 자기당 소속 교육감과 교육의원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정당은 사실상 교육정책에 관한한 책임을 지지 않으며 면죄부를 받고 있다.

소수의 무소속 교육의원도 시도의회에 들어오는 날부터 교섭단체 구성이 불가능하여 의회활동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교육계 대표를 시도의회에 진출하는 길을 열되 교육의원이라는 딱지를 떼고 일반 의원 신분으로 폭넓게 활동하게 해야 한다. 교육상임위에만 배속할 것이 아니라 도시 관리, 건설, 교통, 문화, 사회복지 등 각 상임위에 들어가도록 하고, 이들이 별도로 교육특위를 구성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육전문가는 성격상 직능대표이기 때문에 지역선거보다는 비례대표 선거로 실시하는 것이 제도 취지에도 맞고, 선거비용 최소화, 정책선거, 교육계 갈등 최소화, 우수 인재 확보에 보다 합리적이라 할 수 있다.

학교 자율권을 학교장 책임경영제로 정착시켜야 한다. 학교장에게 인사권을 부여하고, 학교 예산 총괄제를 도입해야 한다. 학교 자율권은 학교장의 책임경영제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교사의 자율권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교사의 책무성과 연결되지 않는 자율권은 학교현장에 집단이기주의와 편의주의만 낳고 결국 학교교육의 황폐화 내지 학교붕괴를 불러올 뿐이다.


4. 왜곡된 평등주의 청산

새 정부는 왜곡된 평등주의를 청산하기 위해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를 내놓았다. 자율형 사립고 100개, 기숙형 공립고교 150개, 마이스터 고교 50개라는 플랜을 내놓았다.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를 이명박 정부는 가장 화려한 교육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이는 이명박 정부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제도가 모두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자율형 사립고 100개는 고교 평준화 정책에 대한 보완대책의 일환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이 정책 때문에 다른 정책 추진도 제동이 걸릴 것이다.

새 정부는『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를 두고 자율화, 다양화, 수요자 선택권 보장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야말로 자율화, 다양화, 수요자 선택권 보장 원칙에 어긋나고 공정경쟁을 방해하는 정책이다. 자율형 사립고 100개, 기숙형 공립고교 150개, 마이스터 고교 50개를 특별히 지정하여 특혜를 주는 것이야말로 자율화, 다양화, 수요자 선택원칙과 자유경쟁에 반하는 것이다.

고교 평준화 제도를 해제하고, 현재의 전문계 학교를 특성화 학교를 전환하면 되는 것을 정부가 적극 나서서 수월성, 다양화 등의 명분을 내세워 적극적 개입을 서두르는 것이야말로 철학과 원칙이 없는 정책이다. 학교 평준화 정책은 구조변경 대상이 아니라 재개발 대상이다.『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가 평준화 정책의 보완대책이 되는 것이 아니라 평준화 정책을 고착화시키는 정책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지난 34년간 40명이 넘는 교육부장관이 평준화 정책을 수정 보완하였으나 모두 실패했다. 30년이 넘도록 자립형사립고(자사고), 특수목적고(특목고), 수준별 수업을 보완대책으로 제시했으나 모두 보완대책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 판명났다.

새 정부가 평준화 해제에 따를 정치적 부담 때문에 학교선택권을 보장하겠다는 큰 흐름을 접고, 평준화정책에 대한 보완을 들고 나오는 것이다. 3불정책 유지라는 나약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평준화는 리모델링으로는 치유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자사고, 특목고 등이 결코 보완책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리고 이해시켜야 한다. 평준화 정책 최대의 피해자는 일반 서민 계층으로 “아버지의 재력과 어머니의 정보력에 의존하여 자식의 운명을 결정하는 제도”가 평준화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평준화를 해제한다고 해서 과거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다. 각 시․도간에 칸막이를 하고 각 시․도 내에서도 몇 개의 칸막이를 하여 그 지역 내에서 자유경쟁을 하게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초 지방자치단체 별로 경쟁해서 우수교를 유치하거나 육성할 것이다.

지금 자사고나 특목고를 주장하는 것은 결국 평준화 정책을 그대로 끌고 가자는 이야기가 된다. 일부 사립학교만 자립형으로 지정 육성하고, 공립학교는 평준화로 묶어두자는 것은 우리나라 현실에는 맞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사립고교가 44%에 이르고 서울은 68%나 된다. 게다가 지역적으로 편증되어 있고 교사의 질이나 시설 여건이 공립보다 떨어지는 편이다.

온실 속의 사립학교를 온실 밖으로 내다놓으면 모두가 자립형 사립고가 되는 것인데 특정학교를 지정하는 것부터가 자율과 책무성 원칙에 맞지 않는 것이다. 정부가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를 반드시 실행에 옮기겠다면 평준화를 해제한 후 실천에 옮기면 된다. 그런데 정부는 거꾸로 평준화 해제에 따른 반발을 두려워『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를 내놓고 보편화, 다양화, 수월성의 단어로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5. 학벌사회와 교육체제의 개편

새 정부는 우리사회의 학벌구조와 함께 우리 교육체제 수술에 들어가야 한다. 한국 교육의 본질적 문제는 교육의 문제라기보다는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다. 우리 사회는 학연 중심의 간판 사회다. 세칭 일류(一流)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사회현실이 존재하는 한 우리의 교육은 어떻게 바꾸든지 근본적 해결은 어렵다. 한 사회가 정상적인 구조를 갖고 하나의 조화를 이루려면 국민들의 학력(學歷) 분포가 고루 퍼져 있어야 한다. 누구나 대학과 대학원을 나오게 되면 그 사회는 오히려 균형이 깨지게 된다. 간판사회의 병폐를 고치고 학력(學歷)보다 능력, 졸업장보다 자격증을 중시하는 사회 풍토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全 국민을 영어 잘 하는 국민으로 만들겠다는 정책도 재고해야 한다. 전 국민의 영어 실력이 국가경쟁력이 되는 것도 아니며, 그렇게 한다고 사교육을 잠재울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영어를 하는 필리핀과 인도는 왜 후진국이고 초등학교 영어교육을 하지 않는 일본이 세계 1, 2위를 다투는 선진국이 되었는지가 중요하다. 초등학교 영어교육을 강화한다고 해서 사교육 문제는 해결될 일이 아니다. 경쟁 원리의 본성으로 보아 모든 사람을 똑같이 일정 수준으로 올려놓는 것은 문제 해결의 종점이 아니라 또 다른 경쟁의 출발점이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교육체제는 한 마디로 말하면『全 국민의 영재화 교육』이다. 지금의 세계는 소수의 영재가 다수의 국민을 부양하는 시대다. 이제『소수의 수월성 교육과 다수의 시민교육』체제로 바꾸어야 한다. 영재는 키워서 국가발전의 동력으로 삼고 많은 국민들에게는 공동체, 협동체로서의 시민교육을 철저히 시키는 것이 미국 등 선진국 모델이다.

대학은 특별한 사람만 가는 곳이어서는 안 되지만 아무나 가는 곳이 되어서도 안 된다. 세계에서 가장 대학 진학률이 높은 나라가 한국이다. 화이트칼라는 구직난, 블루칼라는 구인난이다. 외국 노동자를 데려오지 않으면 국가 동력이 멈춰 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 되었다. 대학 진학을 위한 편법으로 전문계 고교에 진학하고, 기능 인력의 고학력화로 최초 취업 연령이 3, 4세 늦어지는 것도 모두 문제다.

대학 개혁은 세계적인 대학을 육성하는 길이다. 대학의 정원을 조정하고, 백화점 식이 아닌 특성화 대학으로 육성해야 한다. 이공계 대학의 문제는 국가 생존의 문제임으로 국가경쟁력을 구축할 수 있는 우수한 과학기술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6. 공교육 정상화, 정녕 길은 없는가

현 단계에서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는 길은 과연 없는가. 학생의 수업 부담을 줄이면서 사교육비도 줄일 수 있는 방도가 없는 것이 아니다. 대책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교과이기주의, 교직이기주의, 사교육이기주의와 싸울 의지가 없는 것이 문제다. 모두가 이해관계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실타래를 어떻게 푸느냐 하는 것이 문제의 관건이다.

교육은 결국 교사가 하는 것이다. 한국의 교사의 본 바탕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편이나 학생에 대한 열정이 식고, 사명감과 책임감이 바닥인 것이 문제다. 한국교육의 원동력이었던 교사를 이렇게 만든 것은 교육의 국가독점주의와 평등주의 그리고 교사를 노동자로 보는 정책의 오류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오늘의 공교육 붕괴는 제도적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를 살려 사교육을 공교육으로 흡수하려면 단위 학교 학교장에게 자율권을 주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철저히 묻는 방법이 최선이다. 학교장에게 인사권을 주고, 학교 예산 총괄제를 도입한다. 매년 국가 수준의 학력 평가를 실시하고, 교원평가와 연계하여 자질이 안 되는 교원은 교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우수 교원에게는 상여금, 가산점 등 인센티브를 준다. 교사간의 경쟁, 학교간의 경쟁을 살려내면 공교육은 살아난다. 교사 자격증을 10년마다 갱신하도록 하고, 수습 교사제를 도입하여 2년간 교육 훈련을 받은 후 정식 교사로 임용한다. 그 대신 교육시설 여건을 파격적으로 개선하고, 교장 임기제를 폐지하고, 교원 정년은 환원시키며, 교원을 우대하고, 수석교사제 등을 도입하여 교단 교사로서 자긍심을 갖도록 하여 교직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대학 입시제도는 현행 수학능력시험(수능)을 없애고, 이를 국가 수준의 학력 평가로 대치해야 한다. 고교 2학년과 3학년에서 국가 수준의 학업성취도평가를 실시하여 이것으로 수능을 대치하고, 내신은 교과 성적이 아닌 특기, 적성, 봉사, 리더십, 단체 활동 등 인성적 자료를 토대로 반영한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의 입시 부담이 현저히 줄고, 학교 내 경쟁이 아니라 학교 간 경쟁이 살아나게 되어있다.

학업성취도평가를 교원평가의 주요 요소로 자리매김하면 교사들의 경쟁이 살아나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이 점차 흡수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학이 인성교육 우수고교를 등급화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선발원칙에 반영하게 되면 학교 나름대로 인성교육이 살아나고 좋은 사례들이 이웃에 확산될 수도 있다. 현행 내신 제도는 다른 학교와의 경쟁이 아닌 자기 학교 내 학생간의 경쟁만 가중시킬 뿐이어서 교우간의 협동심, 봉사정신, 우정, 공동체 정신을 기대할 수 없을 뿐더러 극단적 이기심을 키우고 자라나는 어린 세대에게 상처만 주기 때문에 학교 교과성적 내신제 대신에 인성교육 내신제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진성(서울시의회 의원, 명지대 객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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