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힘은 역시 무섭다. 햇볕정책 10년에 코방귀도 한 번 아니 뀌더니 삐라 한두 장에 콧구멍으로 연기를 풀풀 내뿜으며 '뇌 숭숭 구멍 탁' 소처럼 날뛰며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괴성을 지르고 있다. 누가? 김정일의 졸개들이! 수십 조 원의 뇌물과 수천 만 톤의 군량미, 수백 만 톤의 군수용 중유에도 고맙다는 빈말 한 마디 없이 공갈협박의 용 그림에 미사일 발사 왼 눈 핵실험 오른 눈을 새겨 넣던 거짓말 공화국이 고작 몇 십만 원어치 진실 삐라에 좌불안석이다.
거짓말 공화국은 최첨단 과학기술을 무력화시키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최첨단 의사소통 기술은 단 한 명에게 귀속시키고 그가 기뻐할 말만 위에서 아래로 일방적으로 내리 먹이는 한편, 쌍방향의 의사소통 기술이 완벽하게 차단된 BC 20세기 원시인들로부터는 그 귓속말까지 조금이라도 거슬리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그가 들을 수 있도록 올려보내는 것이다. 북으로 압록강과 두만강, 동으로 동해, 서로 서해, 남으로 휴전선 사이에서는 인공위성도 TV도 라디오도 휴대폰도 인터넷도 비디오도 거짓말 지존의 마음을 어지럽힐 수 없다.
1997년까지만 해도 거짓말 공화국의 거짓말 지존을 심히 심란하게 만드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KBS의 대북 방송 주파수와 휴전선의 대형 확성기 음파였다.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운 음악과 혁명하는 연인들의 속삭임보다 10배 부드러운 말은 거짓말 공화국의 이불 속에서도 납땜한 라디오의 납땜만 잠시 제거하면 들을 수 있었다. 휴전선 북쪽에서는 아무리 당성이 강한 인민군도 대한민국 국군이 덤으로 알려주는 정확한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고, 한두 달 또는 서너 달 후에 확인되는 거짓말 공화국의 공식 보도를 통해 남쪽 소식의 신속정확함에 혀를 아니 내두를 수 없었다.
햇볕정책은 거짓말 지존에게 눈엣가시 아니 귀엣가시였던 이 둘을 모두 제거해 준 일등공신이다. 거짓말 지존의 이름 석 자 다음에 깍듯이 국방위원장의 직함이 붙게 된 것도 이 때부터다. 지금도 전혀 변함이 없다! 이리하여 이제 남으로부터 북으로 무섭게 날아가던 진실이 거짓말같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한국에서조차 방송과 신문과 인터넷과 영화와 드라마와 책에서 북한에 대한 진실이 거짓말같이 자취를 감추었다. 명색이 한국은 언론의 자유가 있는 나라인지라 여기저기서 진실의 절규는 있었지만, 그것은 수신자 없는 전화요 독자 없는 고전이요 채널 없는 카더라 방송이요 인터넷 없는 먹통 컴퓨터였다. 하나하나가 고립되어 설령 그 숫자가 바닷가 모래처럼 많아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진실은 고립되었을 뿐만 아니라 무차별로 공격받았다. 수구냉전, 빨갱이 타령, 시대착오적인 매카시즘이란 말 돌멩이가 사방에서 날아들었다. 거짓말 지존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말과 글은 조직적으로 차단되고 그를 기쁘게 하는 대한민국 현대사 짓뭉개기 씻김굿은 시도 때도 없이 화려한 조명과 웅장한 음향과 뜨거운 갈채를 받으며 베풀어졌다.
10년 햇볕정책의 위선을 뚫고 생지옥의 동족에게 가장 원시적이고 가장 값싸지만 가장 효과적으로 진실을 알리는 것이 삐라다. 이름만 바꾸었을 뿐 햇볕정책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세습된 게 아니라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된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국을 향해 마음대로 최상급 욕 선물을 보내는 것은 이제나저제나 저들의 특권이지만 무슨 큰 죄를 저질렀는지 최소한의 자존심도 없는지 그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못하고, 욕 한 마디 없이 진실만으로 나직나직하게 알려 주는 그 훌륭하던 대북 방송은 재개할 엄두도 못 내고 있고 휴전선의 대형 확성기도 다시 세울 생각조차 못한다. 도리어 거짓말 지존의 현금 줄인 개성공단을 닫겠다는 제 무덤 파는 적반하장의 협박에 벌벌 떤다. 박상학 선지자의 말처럼 통일전선부의 지부인지 통일부도 제발제발 자제하라고 애원하고, 군도 경찰도 자신이 할 일을 대신 해 주는 선지자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요상하게 방해한다. 거짓말 지존의 뜻을 거슬리는 삐라에 황송해진 친북좌파 단체들은 탈북자들이 북한주민의 입장에서 그들의 언어로 전하는 진실 삐라를 당장 그만 두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노골적으로 협박한다. 왜적 천황의 심기를 심히 거슬리던 독립운동가를 입술이 파래져서 협박하던 조선계 고등형사를 보는 듯하다.
자유왕래 한 명은커녕 편지 한 통도 오가지 못하는 괴이한 10년 교류를 천지개벽하는 민족화해라 환호하며 감개무량해 하는 거짓말 지존의 꼭두각시들은 진실 삐라로 괴상망측한 교류가 끊길까 안절부절한다. 풍선을 타고 진실이 하나하나 알려지면, 어느 날 갑자기 그들이 주렁주렁 올라선 사다리가 통째로 넘어진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진실 삐라를 날려 보라. 한 번 만나 주는 대가로 비밀송금한 5억 달러의 100분의 1만 수천 명의 환호 속에 TV로 생중계하면서 진실 삐라를 뿌려 보라. 1년도 안 되어 거짓말 공화국이 거짓말같이 사라질 것이다. 2천만 노예 동족이 휴전선 북쪽에 다닥다닥 붙어 서서 일제히 태극기를 흔들 것이다. 제2의 3·1운동을 일으킬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진실의 힘이다.
(2008. 10.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