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정일에게 눈도장찍기 바쁜 민주당

김대중의 논리를 이기지 못하는 한, 김정일의 거짓을 폭로하지 못하는 한


 범(凡)민주당에게 김대중은 민주와 평화와 통일의 상징이다. 그들에겐 아직도 대통령이 김대중이다. 봉하도령 노무현은 김대중 상왕마마의 수렴청정을 위한 일개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김영삼은 3당 야합의 변절자에 외환위기의 주범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반통일 반민족 반민주 세력이다. 햇병아리 신임 사장 주제에 독수리 같은 전임 사장의 어음에 선뜻 결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강의 기적 시대에 슬금슬금 기적의 단물은 쏙 빼 먹고 600년 홍수를 잊고 유유히 흐르는 한강에는 침 뱉으며 독재타도를 합창했다. 이 때 김대중에게 가장 이쁘게 보인 것이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기였다. 아무리 좋은 법도 덮어놓고 결사반대했다. 고함, 욕설, 멱살잡기, 발 차기, 밀치기, 드러눕기, 문고리에 매달리기, 단상 점거하기, 의사봉 뺏기 등으로 여당의 날치기 통과를 유도하는 장면이 흑백 TV에 한 번이라도 찍히면, 김대중의 눈 도장이 꾹 찍혔고 다음 공천과 당선도 따 놓은 당상이었다. 김대중의 공천이면 말뚝만 박아놓아도 당선이 보장되었으니까! 세상에 그보다 쉬운 일도 없었고 그보다 대우가 좋은 것도 없었다. 어쩌다 입법의 전당에서 얼굴에 생채기라도 하나 나면 주군에 대한 충성이 너무도 갸륵하다 하여 최소 1만 석의 봉건영주로 점지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실은 조폭형 봉건영주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날로 이름도 거창하게 민주 열사란 칭호가 이마 한가운데에 척 붙는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재벌총수 하나도 안 부러운 평생직업이 보장된다. 앵무새처럼 로봇처럼 '민주만세! 독재타도!'만 외치면 되었다.

 

 단, 70년대까지는 국민들로부터 빨갱이로 낙인찍힐까 봐, 또는 김대중이 골수 자유민주주의자일 뿐 용공분자가 절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선지, 중앙정보부의 용공조작을 역공작하기 위해선지 월남파병이라든지, 율곡계획이라든지 하여튼 안보에 관한 법률안은 여당 못지않게 적극적으로 찬성표를 던졌다.

 

 김대중이 대통령 후보로 처음 나선 지 40년이 다 되어 가지만, 4수 끝에 한풀이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상왕으로 물러난 지도 6년이 되었지만, 범 민주당의 반(反) 민주 친(親) 봉건 행각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MB의 지지율이 20%대에서 오락가락하자, 아마 그들은 국민의 80%가 이심전심 자신들을 지지하는 줄로, 국민의 80%가 자신들처럼 김대중을 영원한 대통령으로 마음속에 모시고 있는 줄로 확신하고 있는 듯하다. 남북문제든 경제문제든 정치문제든 국민건강문제든 정신적 대통령이 실질적 대통령 못지않은 비중으로 이따금 현자(賢者)의 촌철살인적 지침을 내리는 소이(所以)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신문이든 방송이든 인터넷이든 MB만 나오면 눈을 홱 돌리며 대한민국 야당 국회의원의 전매특허 문자(선진 민주국가에선 이런 문자 한 번만 쓰면 생매장)를 날리지만, DJ만 나오면 눈을 별같이 반짝이며 이팔청춘의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안고 귀한 말씀을 일점일획이라도 놓칠세라 전전긍긍한다. 그것은 안개 속의 빛이요, 밤바다의 등불이다. 한겨레신문의 사설이요, 오마이뉴스의 논설이요, MBC의 논평이다.

 

 이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마왕 김정일의 심기를 거슬리는 말은 않는다. 그러나 김정일을 차마 전면에 내세우는 일은 없다. 민족과 화해와 통일과 북한과 6·15와 10·4란 말로 대신한다. 이들에게 북한은 곧 김정일이다. 이들에게 민주는 곧 김대중인 것과 마찬가지다. 이들의 암묵적인 카르텔과 부리부리 눈총은 대단하여, 이명박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이들에게 눈엣가시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조차 김정일 이름 다음에는 반드시 국방위원장 또는 위원장의 칭호를 붙인다. 단, 북한인권 문제만 나오면, 저들은 펄쩍 뛰거나 모르쇠로 일관한다. 김대중의 눈치와 김정일의 심기는 귀신같이 읽는다. 천만 명이 어쩌면 한 마음이요 한 목소리다. 이들에게 인권은 오로지 되새김 거리로 이승만과 박정희와 전두환의 천인공노할 전과기록이 있을 따름이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김대중의 논리를 이기지 못하는 한, 김정일의 거짓을 폭로하지 못하는 한, 범 민주당이 오늘도 내일도 민주를 독점하고 정의를 과점(寡占)하고 평화를 선점할 것이다. 그들의 안개 속 호위를 받아, 대한민국은 파국의 낭떠러지를 향하여 비틀비틀 걸어갈 것이다.
       (2008.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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