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눈빛으로 노려보는 병사들

앉자마자 잠을 청하는 병사 3분의 1, 외계인 보듯 멀뚱거리는 병사 3분의 1
바다가 보이는 부대에서 강연했다.

군부대 강연은 희망(希望)과 절망(絶望)을 동시에 보여준다. 앉자마자 잠을 청하는 병사 3분의 1, 적대적 눈빛으로 노려보는 병사 3분의 1, 외계인 보듯 멀뚱거리는 병사 3분의 1.

90분 안에 저들을 깨우고, 알리고, 바꾸는 것은 힘겨운 일이다. 언제나 그렇듯, 몸속 세포 하나하나를 모두 진동시킨다. 소리는 이미 성대(聲帶)가 아니라 저 멀리 어디선가 나오는 것 같다.

'흥' 하며, 강연 중간 짜증 섞인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그럴수록 호통치고, 고함치고, 호소한다. 한국이 남미(南美)처럼 가고 있다 말해주고, 월남(越南)처럼 적화될 수 있다고도 겁을 준다. 북한동포를 구해내자고 울먹이고, 자유통일로 잘 살아보자고 꼬셔댄다.

좌경화된 세상에서 처음 듣는 이야기, 사진, 영상인 탓에 강연 끝 무렵이면 대부분 잠을 깬다. 그러나 다시 세상에 돌아가면, 저들에게 강연의 잔상(殘像)이 얼마나 남게 될지 미지수이다.

지금 나라의 상황을 보면, '종북파(從北派)척결'은 요원한 일 같고, '자유통일'은 꿈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확신한다. <북한은 언젠간 반드시 붕괴될 것이다.> 3만8천개의 김일성 동상을 세워놓은 非정상적 독재체제에 자유-인권과 같은 보편적 가치가 들어가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그리고 북한은 그 순간 정권붕괴와 국가붕괴의 연쇄적 진통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좌파척결-자유통일'은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이 난제를 풀겠다는 청년 투사단(鬪士團)이 만들어지지 못한 채 북한이 붕괴된다면, 북한재건(北韓再建)의 주체는 한국이 아닌 외국이 되고 말 것이다.

이 땅의 청년이 깨어나지 못하면, 그들은 북한 동포는 물론 자신의 미래도 구해내지 못할 것이다.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으로 전국을 누비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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