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조국과 논설위원 김대중

명분만 내세우는 게 조선시대 士林들 같다. 우리나라의 대표 지성 부류에 대학 교수와 논설위원을 뺄 수는 없습니다. 예전에 비해 그들이 한국 사회에 차지하는 비중이 다소 약화 되었다 하더라도 중요한 지성임엔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대한민국 지성이라는 교수, 논설위원이 문제가 있다고 느껴지기는 했지만 이렇게 한심한 지경인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먼저, 조국이라는 서울 법대 교수의 글은 이나라 지성이 어떤 수준에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도 유치해서 저는 가수 신해철이가 대필 해줬나 싶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 법대 교수가 이 중차대한 문제에 끌어낸 법리가 겨우 '인신구속 자제라는 형사 소송법의 대원칙에 부합'이라니, 평생 법을 공부하면 뭐하나 싶었습니다. 기본을 모르는데. 요즘은 경력을 무슨 machine처럼 spec이라고들 하던데 얍삽한 용모에 A4용지 가득 채우는 저 호화 찬란한 spec을 흔들며 얼마나 으쓱댈지 안봐도 뻔한 것같아 속이 다 매쓱거립니다.

조국뿐 아니라 이나라 최고 대학 교수들이 쓴 글을 보면 이사람들이 참 감상적이고 잘 흥분 한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들이 옳고 그름을 떠나 검찰 수사라는 제도의 Due Process가 끝나기도 전에 이래야 된다고 나서는 것이 꼭 노사모 행태를 보는 것 같아 밥맛이 떨어졌습니다. 작가 이문열이 그랬다지요, '나는 노무현보다 노사모가 싫다'고. 그심정 충분히 이해가 되는 바입니다. 모든 일은 일단 익어야 (Mature) 판단을 하지, 마냥 명분만 내세워 이게 옳소 하는 꼴이 딱 어리석은 조선시대 사림들 같아요.

요즘 신문 논설위원의 글 실력이 조갑제 닷컴의 논객들 글 실력 보다 못하다고들 합니다. 뭐 우스게 소리겠지만 꼭 우습지만은 않다는 사실에 그 심각성이 있다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최고 신문(?) 조선일보 김대중 논설위원의 노무현 불구속 촉구 칼럼은 그렇다 치고, 이분이 쓴 '이대로 가면 두사람 다 망한다'는 칼럼은 이제 이 사람도 양김, 김영삼, 김대중 두 대통령이 어제 얘기 했던 것 또하고 또하는 것 처럼 동시대를 밀접하게 살아서 인지 닮아 감을 느꼈습니다.

대한민국의 정치가 아주 후진적인 것은 틀림이 없지만, 김대중 논설위원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명박, 박근혜 두사람이 손을 마주 잡아야만 두사람이 살고 이나라가 잘 되는 것 처럼 묘사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뿐 아니라 이나라를 너무 치졸하게 본 것입니다. 오히려 왜 김대중 논설위원 같은 책임있는 사람이 갈등을 침소봉대하여 확대 재생산하는 도구 노릇을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지금 이명박, 박근혜 두사람의 문제는 둘이 손을 맞잡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 두사람으로 하여금 여하히 대한민국 헌법을 수호하고 김정일이란 구제불능의 악마가 벌이는 불장난을 막아 한반도에 평화를 지키고 북한 동포도 구하는지를 따져 물어야 하는 것이 더 큰 위중한 문제인 것입니다. 왜? 두사람이 우리들 장삼이사의 눈에도 영 애매모호한데, 하물며 영향력 있는 논설위원이 그문제 한번 거론하는 법이 없고 맨날 자잘한 정치 싸움 해설만 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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