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가 사람이 죽으면 모든 것을 덮어버리고 무조건 그의 행적을 미화하는 측면이 있다. 이번 경우도 그러한 것 같다.
정창인 자유통일포럼 대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자살로 인한 충격이 아직 깊은 가운데 노사모의 행위를 보면서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노사모의 행위는 결국 그를 국민의 대통령이 아니라 그들의 대통령으로 만들고 있고 그로 인해 그가 행한 모든 행적을 그들만의 행적으로 만들고 있다. 노사모의 이러한 근시안적이고 감정적인 행동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값싼 죽음으로 만들고 있다.
현 대통령의 조화를 짓밟는 짓이나 국무총리 및 기타 조문객을 되돌려 보내는 행위는 어떻게 보아도 이해할 수 없는 폭거다. 유족들이 그렇게 하기를 원하는 것인지 단지 노사모가 행패를 부리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이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다. 그렇게 할수록 한 사람의 죽음을 더욱 더 욕되게 할 따름이다. 지금 사람들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사태해결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또한 우리들이 교훈을 얻는 데도 도움이 되지 못하며, 사회적 지혜를 쌓을 기회도 얻지 못하게 된다. 우리 모두 차분하게 현 사태를 수습하여야 하며 어렵고 힘든 일일수록 품위 있게 처리하여야 할 것이다.
노사모는 이번 기회를 또 다시 국민의 통합과 화합이 아니라 분열과 대립으로 이끌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자체가 바로 이러한 속 좁고 감정적인 노사모의 행태에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 그를 국민의 대통령으로 만들지 못한 책임은 분명 노사모에 있다. 노사모는 노무현을 철저히 국민으로부터 격리시켰고 그들만의 잔치를 벌였었다. 그 결과가 국론분열로 나타났고 결국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민주사회에서 한 개인에 대한 지나친 숭배는 비극을 잉태할 수밖에 없다. 북한의 김정일에 대한 개인숭배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노사모는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모든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내걸지 못하면 결국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게 될 뿐이다. 노사모는 검찰의 수사나 현 정권이 노무현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처럼 원망하고 극도의 분노를 표출하고 있으나,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도 해보아야 한다. 자신들이 다른 전직 대통령들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고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한다면 자신들의 편협하고 외골수적인 태도를 알게 될 것이다.
우리 문화가 사람이 죽으면 모든 것을 덮어버리고 무조건 그의 행적을 미화하는 측면이 있다. 이번 경우도 그러한 것 같다. 검찰의 조사를 받던 그가 갑자기 의인으로 그리고 억울한 피해자로 변한 것 같다. 지금 언론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사건을 보도하고 있다. 그의 죽음으로 공식적인 검찰조사가 끝난다고 하여 그것이 그의 행적을 모두 다 인정한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단지 덮어 둘 뿐이다.
그리고 그의 자살은 너무나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위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행적에 대해 국민에게 진지하게 해명해야 할 것도 많고 또 설득해야 할 것도 많다. 일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쉽지 않다고 하여 자살로 덮어버리려고 한 것은 비겁한 행동이다.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다.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결코 동정 받을 행동이 아니다. 그는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바람직한 역할모형이 되었어야 한다. 어려운 문제를 직시하고 직면하여 용기와 인내로 끝까지 풀어내는 감동의 인간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단지 자살을 택함으로서 모든 문제를 덮어버리려는 태도는 결코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다.
그는 유서에서도 결백하다든가 억울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단지 힘들다고 하였다. 동정이 가지 않는 바도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그가 겪어야 하는 힘든 과정이 안쓰럽다. 그러나 우리는 노무현 개인을 미워해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사실 박연차로부터 돈을 얻어 쓴 것은 법적으로는 책임을 져야할지 모르나 인간적으로는 동정이 가는 일이다. 법관을 지낸 그가 자살로 법적 책임을 면하려고 했다면, 그야말로 졸장부가 할 일이다. 그는 5공청문회에서 추상같이 호령하였으나 자신의 청문은 자살로 회피하였다. 비겁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결국 그의 호기는 책임이 없는 공허한 제스쳐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는 유서에서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라고 말하였다. 자신의 행적에 대한 해명은 없다. 법률전문가나 대통령의 면모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지나치게 도피적이고 낭만적이고 운명론적이다. 자신의 책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외면하였다. 그가 판사였다는 사실도, 변호사였다는 사실도, 더구나 대통령이었다는 사실도 유서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그는 단지 한 자연인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운명으로 돌리고 생을 마감하였다. 무책임하고 비겁하다. 이 말밖에 할 수 없다.
이런 말을 하면서도 학연 지연 문벌 등이 판을 치는 한국의 정치판에서 그가 번듯한 대학도 나오지 못한 상태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하느라 힘이 들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그는 영웅이 될 수 있었다. 보다 더 보편적인 가치를 대표하려고 노력하였다면, 그는 분명 링컨과 같은 위대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노사모라는 편협하고 배타적인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그들의 대변인으로 활동하다가 위대한 정치가가 될 기회를 놓쳤다. 노사모는 지금이라도 이 점을 분명하게 깨달아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외로운 섬으로 존재하려 하지 말고 모든 사람과 같이 화합하는 넓은 대양으로 거듭 태어나야 할 것이다. 노무현을 죽음으로 몰고 간 세력은 검찰도 현 정부도 아니다. 바로 노사모 자신들이다.
노사모가 노무현의 장례를 자신들만의 행사로 치른다면 그것은 노무현의 죽음을 너무나 값싸게 만드는 것이다. 노무현의 죽음을 국가적 차원의 의미로 승화시켜도 모자랄 판에 이번 사건을 적대감과 분노로 다룬다면 이는 분명 그의 죽음을 헛되게 만드는 졸렬한 짓이다. 상처가 깊을수록 상처를 봉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만한 지혜가 없다면 그의 죽음은 헛된 죽음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 한 발 뒤로 물러나 차분하게 이 일을 마무리 하자. [정창인 자유통일포럼 대표: http://unifykorea.net/]
그의 自殺을 값싼 죽음으로 만들지 말라
- 정창인(자유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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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24, 23:22











